삼형제가 건네준 책읽기 꿀팁

음악감상과 독서를 위한 마음 가짐

by Itz토퍼
본 스토리랩(Story Lab)은 음악이 영화의 감정적 연결고리를 완성했다면, 글이 그 여운을 성찰로 확장시키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의 창작적 실험입니다.

제 사랑 보배단지는 어릴 적 ‘공룡 장난감’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만 두 살을 조금 넘긴 해, 처음으로 한국이 아닌 해외 여행지는 태국 치앙마이였습니다. 그런데 고집이 보통이 아니었죠. 뭐든 잘 먹는 애기곰 같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절대 No’, 이 부분은 정말 아빠 판박이였습니다. 태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자 입 한 번 떼질 않는 겁니다. 너무 먹지 않으니 건강이 염려스러웠죠.


하지만 한 가지 약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공룡 장난감’. 그것만 사준다고 하면, 단번에 표정이 풀리고 세상의 모든 Yes가 쏟아졌습니다. 고집을 녹이는 아빠의 비밀 무기인 셈이죠. 세월이 흘러 이젠 공룡을 넘어 모든 모형 장난감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 변화를 지켜보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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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하는 이에게 세상의 창작물은 모두 신세계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부차적일 때가 많습니다. ‘창작’이라는 과정 속에서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경이롭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업을 할 때,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늘 곁에 앉혀 둡니다. 마치 든든한 친구처럼요.


음악과 글쓰기는 얼핏 달라 보이지만, 인간의 감정과 사유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 예술입니다. 이 둘은 공통적으로 리듬, 구조, 그리고 감정적 전달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공유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음악에서 박자와 멜로디의 흐름이 중요한 것처럼, 글쓰기에서는 문장의 길이와 운율, 구두점 사용이 전체 글의 리듬과 템포를 결정합니다. 이는 독자가 글을 읽으며 느끼는 몰입감과 청각적 즐거움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음악이 악장이나 후렴 같은 구조를 가지듯이, 글쓰기 역시 도입, 전개, 결말의 논리적 틀을 통해 복잡한 서사나 감정을 효과적으로 조직하고 전달합니다.


가장 근본적으로, 음악의 화음과 다이내믹스가 감정을 자극하듯, 글쓰기는 묘사와 비유를 통해 인간의 가장 깊은 감정의 영역을 건드립니다. 결국, 음악은 글에 생동감 있는 흐름과 배경을 불어넣어 주고, 글은 음악에 구체적인 서사적 깊이와 영감을 제공하는 상호 보완적인 예술이라 할 수 있죠.


그래서 저는 글쓰기뿐만 아니라 음악도 좋아합니다. 그 외에도 로드바이크 라이딩, 사진, 낙서까지,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취미생활에는 저마다 필요한 ‘도구들’이 있습니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죠. 제가 음악을 좋아하는 가운데, 저와 음악을 이어주는 소중한 다리 역할을 하는 삼형제가 있습니다. 이 친구들 덕분에 음악을 들으며 글도 쓰고, 휴식을 취하고, 가끔은 보배단지와 함께 그림도 그립니다.

unnamed (22).jpg by Gemini

그런데 어느 날, 이 삼형제를 바라보다 ‘독서’에 대한 작은 지혜가 떠올랐습니다. 일단 그들을 먼저 소개하죠.


제 서재에는 음량이 100dB이 넘는 커다란 스피커가 책상을 호위하듯 좌우에 서 있고, 책상 위에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어폰이 가지런히, 부름을 기다립니다. 이들 삼 형제는 단순한 전자기기가 아닙니다.


스피커는 깊고 넓게 퍼지는 저음을 품고 그 소리를 쏟아내며 공간을 흔드는데, 가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는 이만한 게 없죠. 그리고 영화를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가 하면 헤드폰은 오직 음악에만 전념하고 싶을 때 귀를 감싸 안아 세밀한 음의 미세한 숨결까지 전하며, 이어폰은 작기 때문에 어디서든 무얼 하든지 휴대하기 좋고, 날카로운 선율로 마음속 작은 틈까지 파고듭니다.


그래서 음악이 이들을 통과할 때마다, 각기 다른 울림과 목소리를 전하는 세 명의 연주자처럼 저마다의 해석으로 음악을 재창조하고, 저에게 새로운 차원의 신세계를 경험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 경험의 변주는 곧 활자로 엮인 지식과 감정을 대하는 태도, 즉 '마음의 그릇'을 어떻게 비우고 채워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을 건넵니다. 글이 가진 보이지 않는 힘은, 음악이 그러하듯,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의 문을 열고 들어가느냐에 따라 그 울림의 깊이와 성격이 현저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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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입니다. 오늘도 작은 위로와 사유의 빛을 담아, 나만의 이야기를 조용히 써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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