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테러 사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바르셀로나 람블라 지구와 카딸루냐 남쪽의 두 해안도시 캄브릴스와 알카나르에 테러가 발생했다.
바르셀로나의 출퇴근 반경에 드는 바닷가 타운에서 4년 7개월 을 지내다 영국으로 돌아온 우리 가족에게는 그 충격이 몇 배로 크게 다가왔다.
유럽 친구들과 카톡 대신으로 쓰고 있는 WhatsApp 을 통해서 수없는 메시지를 보내고, 페이스 북에서 안전하다는 안부를 확인해 가는 도중에 딸아이 (만 13세)의 친구들 중 남학생 2명이 바르셀로나에 나갔다가 모든 교통이 차단되어서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몇 시간이 지난 후 아이들이 택시를 탔다는 소식을 접하고, 또 한참 후에야 아이들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평소 30분이면 가능한 거리가 테러로 인해 몇 시간이 지체된 것이다.
몇 시간 동안 안부 확인하고, 아이들이 집에 제대로 돌아가는지 확인하느라 정신없었던 와중에 사망자가 늘어있는 뉴스를 접하며 지인들의 안부에 안도하기만은 어려운 안타까운 마음에 턱 하고 숨이 막혀왔다.
지금도 뉴스에서는 스페인에서 테러가 일어날 것을 이미 경고했었다며 수많은 이유들을 들어가며 스페인의 테러 위험성이 얼마나 높았는지 설명을 한다.
정말 오랜 과거의 일이지만 이슬람의 지배를 받았던 스페인.. 특히 안달루시아 지역에 얼마나 많은 이슬람이 살고 있는지, 그중에 수많은 이들이 알게 모르게 테러 집단에 가담되어 있는지를 강조하고,
방학을 맞아 수많은 인파가 바르셀로나에 몰려든 것도 테러범의 시선을 끌었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그 외에도 수많은 문제점들을 끌어내지만... 모든 것이 역사나 국제 정세에 조그만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알 수 있는 문제일 뿐 사람들이 정말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아무도 말하지 못한다.
올해만 같은 수법의 테러가 유럽 곳곳에서 일어났고 그때마다 사람들의 불안은 커져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우리는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다 함께 용기를 내라고 종용한다. 하지만 소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당신과 당신 가족의 안전은 우리가 책임지고 지키겠다"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해주는 정부와 정치인이다.
오늘은 안전하다고 안부를 전해온 지인들도, 이곳에서 살아가는 우리들도 테러와 싸우는 것이 정부가 아닌 일반 개개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늘은 안전하다지만... 내일은 모르는 세상에 살고 있는 느낌이다.
계속되는 테러에 희생된 수많은 이들의 명복을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