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데이터로 읽는 직장인의 마음
무엇부터 생성형 AI를 적용해야 하나요?
제가 관계사 HR 담당자분들을 만나면 가장 가장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 바로 다음에 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저희 이번에 임직원 대상 교육을 위해 외부에서 AI 전문가를 모시려고 하는데,
추천해주실 분 계신가요? 누가 진짜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두 번째 질문 앞에서 저는 매번 말을 아끼게 됩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CIO Korea가 국내 IT 전문가 8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IT 전망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AI 역량 확보를 위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방법은 내부 인력 재교육(62.6%)이었습니다 [1]. 외부 컨설팅 및 AI 기업과 협업한다는 응답은 31.5%에 그쳤습니다.
왜 외부 전문가에 대한 의존도가 낮을까요.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누가 진짜 역량을 가진 사람인지, 외부 전문가가 정말 우리 조직에 도움이 될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맥킨지의 'The State of AI 2025'에 따르면, 88%의 기업이 AI를 정기적으로 활용한다고 답했지만, 응답한 기업의 3분의 2 정도는 여전히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2]. 기업들은 AI를 도입하고 싶지만 어떻게 확장해야 할지 모릅니다.
이 간극을 노리고 '전문가'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LinkedIn 피드를 열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AI 전환 전략가', 'Future of Work 전문가', 'AI 혁신 어드바이저'. 불과 한 달 전까지 다른 일을 하다가, AI와 관련된 업무를 하나 정도 하자마자 갑자기 AI 전문가가 되어 있습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존 윈저(John Winsor) 수석 연구원은 최근 HBR 기고에서 이 현상을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3]. 그는 이것을 '가짜 전문가 위기(Faux-Expert Crisis)'라고 불렀습니다.
윈저는 스스로를 '전통적 기준으로는 Thought Leader'라고 소개하면서도, 이 카테고리가 죽어가고 있다고 선언합니다. 아이디어가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일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과 실제로 일의 미래를 만드는 사람의 비율이 심하게 뒤집어졌기 때문입니다. 윈저는 AI가 만들어낸 콘텐츠가 LinkedIn 피드, 컨퍼런스 무대, 기업 워크숍을 세련되고 자신감 넘치지만 빈번히 공허한 인사이트로 넘치게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생성형 AI가 이 위기를 가속화했습니다. LLM에 몇 번 질문하고, 멋진 카드뉴스를 만들고, 팟캐스트에 한 번 출연하면 하루아침에 '전문가'가 됩니다. 결과물은 그럴듯합니다. 키워드도 맞고, 연구도 인용합니다. 하지만 속이 비어 있습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윈저는 이것이 단순히 짜증나는 일이 아니라 조직에 전략적 위험이라고 경고합니다. 기업이 키노트 연사나 워크숍 퍼실리테이터를 고용할 때, 실제로 사는 것은 역량이 아니라 자신감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미래를 서술하는 능력과 미래를 항해하는 능력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그 차이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가트너와 HBR이 공동 발표한 2026년 직장 트렌드 보고서의 데이터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4]. AI 투자 50건 중 단 1건만이 변혁적 가치를 제공하고, 5건 중 1건만이 측정 가능한 ROI를 냅니다. 나머지 대부분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로 끝납니다.
왜 이렇게 많은 AI 프로젝트가 실패할까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같은 보고서에서 가트너는 프로세스를 재설계하는 사업부가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할 확률이 2배라는 데이터를 함께 제시합니다 [4].
핵심은 기술 천재가 아니라 프로세스 전문가가 AI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장에 넘쳐나는 'AI 전문가'들은 대부분 기술 트렌드를 이야기하지, 프로세스 재설계를 실제로 해본 경험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진짜와 가짜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윈저가 수년간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제시한 다섯 가지 신호가 있습니다 [3]. 저도 현장에서 HR 담당자분들에게 자문하면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소개합니다.
첫째, 실패의 흉터가 없습니다.
진짜 실무자에게는 실패 이야기가 있습니다. 3주 만에 무너진 파일럿, 서류상으로는 완벽했지만 현실에서 폭파된 파트너십. 윈저 연구원은 그런 이야기 없이 성공 사례와 프레임워크만 나열하는 사람은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둘째, 고도 잠금(Altitude Lock) 상태입니다.
거시적 트렌드, 큰 흐름, 대담한 예측에는 능숙합니다. 하지만 "어떤 벤더를 썼나요?", "조달 과정은 어땠나요?", "4개월차 손익은 어떻게 나왔나요?"라고 물으면 답하지 못합니다. 윈저는 진짜 실무자는 3만 피트 상공과 지상을 자유롭게 오가지만, 가짜 전문가는 지상으로 내려올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들의 지식이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요약으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셋째, 실패에 대해 상투적으로만 말합니다.
"실수에서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이것은 누구나 말 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내부 팀이 프리랜서 플랫폼 통합을 기존 업무와 병행할 수 있다고 가정했는데, 6주 차에 응답 시간이 3배로 늘어났고, 채용 담당자들이 플랫폼을 우회하기 시작해서, 예산에 없던 전담 운영 인력을 급하게 투입해야 했습니다." 이것이 지식입니다. 윈저가 말하는 콘텐츠와 지식의 차이는 구체성이고, 구체성은 위조할 수 없습니다.
넷째, 전문성이 너무 빨리 쌓였습니다.
트렌드를 읽고, 콘텐츠를 만들고, 그 콘텐츠로 팔로워를 얻고, 자문을 시작합니다. 몇 개월 만에, 실무 경험 없이. 진짜 전문성은 천천히 쌓입니다. 누군가의 Thought Leadership이 해당 영역에서의 실무 경험보다 먼저 시작되었다면, 그것은 경고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다섯째, 관점이 너무 일관적입니다.
실무자의 생각은 현실이 계속 바꿔놓기 때문에 끊임없이 수정됩니다. 윈저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게 변하는 기술 환경에서 2년간 관점이 바뀌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경험에서 배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단언합닙니다. 자신이 거짓으로 구축해온 자신만의 개인 브랜드를 보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윈저가 제안하는 대안은 'Thought Doership'입니다 [3]. 말하는 리더십에서 행동하는 리더십으로의 전환입니다.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세 가지 역할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Thought Leader는 AI가 당신의 조직을 바꿀 것이라고 말합니다. Thought Doer는 당신의 팀과 함께 10일 안에 파일럿을 만들고, 무엇이 고장 나는지 확인하고, 고칩니다.
Thought Leader는 오픈 탤런트(Open Talent) 전략 프레임워크를 발표합니다. Thought Doer는 사업부를 플랫폼 기반 모델로 재구성하고, 결과를 보고합니다. 실패한 부분까지 포함해서.
이 시리즈의 이전 글에서 소개한 허쉬(Hirschi) 교수의 전생애 커리어 디자인 프레임워크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5]. 목표를 세우고, 자원을 파악하고, 실행하고, 점검하고, 다시 조정하는 반복적 행동 사이클. 커리어든 조직이든, 프레임워크를 아는 것과 그 사이클을 직접 돌려본 것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격차가 있습니다.
윈저 자신도 이 방향으로 움직여왔습니다. 그가 공저한 Open Talent라는 책의 인사이트는 멀리서 트렌드를 관찰한 것이 아니라, 직접 회사를 만들고, 팔고, 실패한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3].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봅니다. 여러분이 속해 있는 조직이 최근 AI와 관련해 외부 전문가를 활용한 적이 있다면, 아래 항목을 점검해 보십시오.
【외부 전문가 활용 자가진단】
그 전문가가 제시한 프레임워크를 현장에서 실행한 적이 있는가?
실행했다면, 원래 제안과 다르게 수정해야 했던 부분이 있었는가?
수정이 필요할 때 그 전문가에게 다시 연락이 닿았는가?
그 전문가가 구체적인 실패 경험을 공유한 적이 있는가?
키노트나 워크숍 이후 조직에 실질적 변화가 생겼는가?
다섯 가지 중 세 가지 이상에 '아니오'라고 답했다면, 당신의 조직은 Thought Leadership에 투자한 것이지 Thought Doership에 투자한 것이 아닙니다.
가트너 데이터가 보여주듯 AI 투자 50건 중 1건만이 변혁적 가치를 만들어낸다면 [4], 나머지 49건에서 빠진 것은 기술이 아니라 실행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BCG의 2025년 'AI at Work' 보고서에 따르면 일선 직원의 절반만이 실제로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6]. 이 현상을 BCG는 '실리콘 천장(Silicon Ceiling)'이라고 불렀습니다. AI 도구를 도입했지만, 그것이 현장의 업무 방식으로 내려가지 못하는 상태. 이것은 외부 전문가가 30,000피트 상공에서만 이야기하고 떠나는 구조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AI 전문가를 찾고 있는 HR 담당자나 리더가 계실 겁니다. 그럼 외부 전문가와 협업할 때, 어떻게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을까요? 윈저의 조언을 현장에 맞게 정리하여 공유드려 봅니다 [3].
관점이 아니라 결과를 물어보세요.
"X에 대한 관점이 뭔가요?"라고 묻지 마십시오. "X와 관련해 무엇을 만들어봤고, 결과가 어떠했나요?"라고 물으십시오. 관점은 AI가 5초 만에 생성할 수 있습니다. 결과는 경험에서만 나옵니다.
성공 사례가 아니라 실패 사례를 요청해보세요.
무엇이 안 됐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직 충분히 실행해보지 않은 사람입니다. 윈저의 표현을 빌리면, 사후에 정리된 성공 사례(Case Study)가 아니라 실시간의 혼란(Mess)을 보여달라는 것입니다.
하루짜리 키노트 대신 8주짜리 스프린트를 설계하세요.
경험 있는 실무자가 팀에 합류하여 실험을 함께 설계하고, 실행하고, 결과에서 함께 배우는 구조. 결과물은 슬라이드가 아니라 프로토타입이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당신의 슬랙에 들어오고, 스탠드업 미팅에 참석하고, 실험을 공동으로 소유하는 것입니다.
이력서의 자문 역할이 아니라 운영 역할을 확인하세요.
자문한 회사가 아니라 만들거나 이끈 회사가 있는지. 참여한 대화가 아니라 책임진 결과가 있는지. 자문 위원회 활동, 팟캐스트 출연, 프레임워크 발표는 인상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무엇을 운영해 본 적이 있는지는 별개의 질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윈저가 CEO와 CHRO에게 던진 도전 과제를 공유합니다 [3].
다음번 리더 워크샵이나 AI 전환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담론을 소비한 시간과 실제 무언가 실행하고, 만들어본 시간의 비율을 확인해보라는 것입니다. 그 비율이 50대 50보다 나쁘다면, 여러분의 조직은 실행이 아니라 공연에 투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시리즈에서 계속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AI 에이전트 글에서도, 심리적 계약 글에서도, 교육 글에서도. 결국 AI 시대에 가치 있는 것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실행의 깊이라는 것 말입니다.
전략적 조언의 반감기가 역사상 가장 짧아졌다는 윈저의 표현이 정확한 것 같습니다 [3]. AI의 수준과 능력의 범위가 매일 진화하는 세상에서, 최근의 직접적인 실험에 기반하지 않은 Thought Leadership은 여러분의 이메일에 도착하는 순간 이미 낡은 것이 될 것 입니다.
이러한 전환은 조직 내부에도 적용됩니다. 이전 글에서 다뤘던 심리적 계약의 변화를 떠올려 보세요. 과거의 심리적 계약이 '충성 대 고용 안정'이었다면, AI 시대의 심리적 계약은 '적응력 대 자율성과 의미'입니다. 이것은 외부 전문가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부의 리더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회의실에서 AI 트렌드를 보고하는 리더와, 팀원들과 함께 AI 파일럿을 돌려보고 실패에서 배우는 리더. 이 둘 사이에도 같은 구분선이 존재하게 될 것 같습니다. Thought Leadership과 Thought Doership의 차이는 외부 전문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직 내 모든 리더에게 해당되는 전환입니다.
관리자의 96%는 AI가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이라 기대하지만, 근로자의 47%는 그 기대에 부응하기 어렵다고 느낍니다 [7]. 이 간극을 연결하는 것은 더 나은 프레임워크가 아닙니다. 현장에서 직접 실험하고 조정하는 사람들입니다.
AI가 콘텐츠를 무한히 생산할 수 있는 시대, 최근 경험한 바에 비추어 보면, 진짜 전문성의 기준은 "얼마나 잘 말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해봤느냐"로 이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래는 그것을 가장 잘 묘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먼저 만들어내는 사람의 것"이라고, 윈저가 HBR에 기고한 글의 맺음말이 인상 깊습니다.
여러분은 조직에서 AI 전환을 이끌 사람은 무대 위의 연사인가요, 현장에서 함께 실험하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둘 다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계신가요?
[1] CIO Korea. (2026, 1월). 2026 IT 전망 조사: 국내 IT 전문가 884명 대상. (내부 인력 재교육 62.6%, 외부 컨설팅 협업 31.5%)
[2] McKinsey. (2025). The State of AI 2025. 105개국 1,993명 대상 설문. (88% AI 정기 활용, 거의 2/3 실험 단계)
[3] Winsor, J. (2026, March 9). Has AI Ended Thought Leadership? Harvard Business Review.
[4] Aykens, P., Lowmaster, K., McRae, E. R., & Shepp, J. (2026, February 2). 9 Trends Shaping Work in 2026 and Beyond. Harvard Business Review / Gartner.
[5] Hirschi, A. (2026). Whole-Life Career Design – A Framework to Promote Meaningful, Sustainable Careers. University of Bern.
[6] BCG. (2025). AI at Work: Momentum Builds, but Gaps Remain.
[7] Upwork Research Institute & Workplace Intelligence. (2024, July). From Burnout to Balance: AI-Enhanced Work Models for the Futur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