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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연희 Oct 07. 2022

하루 한 끼,
미국 포차에서 나가사키 짬뽕을!

오늘 두 끼 먹었다. 

평소처럼 도시락은 간단하게 먹었다. 자, 무엇을 먹었을까?




바로 이렇게.

어제 일지에서도 밝혔지만, 요새 내가 꽂힌 한국 반찬이 바로 어묵볶음이다. 확실한 이유를 찾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지만 굳이 생각해보면 옛날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도시락 반찬, 백반 반찬, 웬만한 한식집 가면 밑반찬으로 멸치 볶음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메뉴가 아닐까. 



이렇게나 많이 만들었다. 고백하자면 손이 좀 크다.




바로 그 어묵볶음을 원 없이 만들어 먹는 주간이라고나 할까.

꽈리고추와 약간의 양파, 다량의 채 썬 당근을 넣고 신나게 볶아준 나의 어묵볶음.

여기에 삶은 달걀 세 개.


달걀 다섯 개를 먹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데 매번 먹다가 토할 것 같아서 버릴 때가 많고

딱 세 개가 적당한 것 같다. 세 개면 달걀을 즐기면서 먹을 수 있다. 

계란의 노른자에는 황(sulfur)이 많이 들어 있다. 황은 우리 몸에서 여덟 번째로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중요한 미네랄이다. 양질의 흙속에서부터 끌어올려져서 밥상까지 와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오염된 토질은 이미 옛날 사람들이 섭취하던 것만큼의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지 않다.


케일, 달걀, 생선, 마늘, 양파, 콩, 매운 고추 등에 많이 들어 있는 황. 

그중에서도 달걀노른자를 집중 공략하는 이유는 달걀노른자에는 밝혀진 미네랄 외에도 아직 미지의 미네랄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나는 그들이 우리 몸의 노화와 관련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시작된 체중감량 다이어트는 어찌 보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 수많았던 방법들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이 바로 '덴마크 다이어트'인데 삶은 달걀과 자몽만 엄청나게 먹는 식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공했다가도 한참 지나면 또 요요현상으로 다시 해야 하는, 남들 다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언제부터인가 체중감량이 필요하면, 다른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에 눈 돌리지 않고 '덴마크 다이어트'를 찾게 되었다. 그러면서 체중감량 외에도 다른 장점들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머리카락이 많이 나고 배변활동이 좋아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꼭 체중감량이 아니어도 유난히 머리가 많이 빠진다거나 변비가 심하면 '덴마크 다이어트'에 돌입하곤 했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 삶은 달걀에 '뭔가'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지만 항간에 알려진 것은 황 성분 외에는 딱히 잡히는 것은 없다. 또 한 가지 경험상으로 고집하는 것은 계란을 먹는 방법이다. 내가 원하는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해서는 꼭 삶은 달걀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노른자가 익을 때 외부 열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삶은 달걀 역시 끓는 물에서 열에 노출되지만 달걀 껍데기와 흰자가 싸고 있기 때문에 계란 프라이나 계란말이를 만들어 먹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고 생계란으로 먹는 것을 시도해볼 수는 있으나(실제로 케일 주스에 생 달걀노른자를 많이 넣어 마시기도 한다) 음식과 어울려 먹거나 저장할 수 없어서 불편하다. 


오늘은 너무 오랜만에 걸스 나잇 아웃이 있었다. 동네 친구들끼리 다운타운 식당에서 저녁 한 끼 번개가 있었는데, 모두들 내가 안 먹을까 봐 걱정하는 눈치라 더 열심히 집어 먹었다. 어차피 이런 날은 맘 편하게 먹는다. 하루 한 끼는 언제든지 다시 돌아가면 되는 편리한 식단이기 때문이다. 



갖은양념으로 만들어낸 돼지고기 채를 사진에는 없는 쌈야채와 함께 번에 싸 먹는.


나가사키 짬뽕




포차에 나올법한 음식으로 막걸리나 칵테일을 곁들여 먹는 곳이었지만 빨리 먹고 후다닥 집에 가야 하는 주부들은 유자 소다와 함께 정신없이 흡입. 

주차장에서 식당까지 걸어가는 동안, 다운타운의 밤거리가 북적이고 초가을의 산산한 바람이 불어 좋았다. 사실 그게 제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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