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의 바다2
맹렬하던 무더위가 한 풀 꺾인 뒤에 찾아간
바다는 더 넓고 깊어 보인다.
드넓게 펼쳐진 바다와 모래사장이 모두
우리 가족을 위해 열려있는 느낌으로
마음껏 즐기는 호사를 누려본다.
작년엔 뭉치가 하도 바다를 무서워 해서
모래 위 산책만으로 만족했어야 했는데
올해엔 뭉치에게
바다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구명조끼도 사서 입히고 얕은 물 부터
서서히 도전해보았지만 물 있는 쪽은 가지 않으려고 빙글빙글 돌며 뒷걸음 친다.
작년 여름에 데리고 왔을때도 느꼈지만
뭉치는 바다가 처음인것 같다.
예민한 녀석에게 바다는
얼마나 낯설고 큰 자극으로 느껴질까?
조금씩 수위를 높이며 물에 띄우다 파도가 올땐
구명조끼의 손잡이로 번쩍 들어 올렸다.
가족들이 교대를 하며 뭉치의 바다 적응 훈련을 하다보니 어느새 물에 동동 떠서 파도에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바다 위에 고개를 들고 당당히 떠있는 뭉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구명조끼를 입어서 가만히만 있어도 가능한 것이었지만 힘을 빼고 고개를 든 모습이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었다)
"요녀석 이렇게 잘 할 수 있으면서"
"엄살쟁이였어"
모두 대견해서 한 마디씩 보탠다.
내친 김에 바다모래 맛사지까지
내년에 바다를 만났을땐
반갑게
더 친하게
지내길 기대한다.
파도가 조심스레 다가왔다 물러섰다 하며
콩콩 찍힌 뭉치의 발도장이 흐릿해져 가고 있을
바다를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