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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산적 한량 Aug 10. 2018

밤새 술을 마시고 드라이브를 했다.

소소한 글쓰기 연습을 해보려 합니다. 무작위로 지인들에게 추천 받은 10개의 키워드를 선정해 하나의 주제를 정할건데요. 그 글은 에세이일 수도 있고, 소설일 수도 있고, 때로는 시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의 주제 : 아침
오늘의 키워드 : 알람, 도박, 바스락, 드라이브, 화장실, 향수, 후회, 리셋, 양치질, 닭


밤새 술을 마시고 드라이브를 했다. 계속해서 하이텐션을 달리다 해가 떴을 때야 잠이 들었다. 음주 후 운전이라니, 도박 같은 경험을 한 것이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깨질듯한 두통에 지난밤 일들이 모두 리셋된 느낌이다. 머리맡에 있는 닭 인형의 눈알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언제 샀는지, 언제부터 머리맡에 뒀는지 기억도 안 나는 물건이다. 대체 어제 무슨 일을 벌인 것이냐며 나를 비난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 눈빛에 괜히 지지 않으려는 고집이 생겨 나도 같이 쏘아보며 그 눈빛을 받고 있는데 알람이 울렸다. ‘아, 7 시구나.’ 깨질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오늘을 준비해야겠다. 몸을 일으키니 머리가 핑 돌았다. 10분만 더 잘까 생각하다가 이런 몸 상태로는 서둘러 움직일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화장실에 들어가 거울을 봤다. ‘화장은 잘 지우고 잤네.’ 귀가 본능과 함께 세수를 하고 자는 건 썩 마음에 드는 내 술버릇이다. 정신이 계속해서 멍하다. 그렇다 보니 치약을 너무 많이 짰다. ‘거품이 많이 나오겠다’고 생각했다. 양치를 하다 헛구역질이 나왔다. 양치질을 중단하고 변기통을 부여잡았다. 지난밤이 후회가 되었다. 샤워 뒤에도 여전히 몸에 술냄새가 남아있는 것만 같아 향수를 평소보다 2배 더 뿌렸다. 오늘 점심엔 죽을 먹어야겠다.




이 이야기는 당연히 픽션입니다. **음주운전 역시 하지 않았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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