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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매기 조나단 Apr 22. 2020

공부도 기초체력부터

공부력 시리즈 2편 - 공부근육 6요소 (1)

근육은 크게 3가지 종류로 나뉘어진다고 한다.

손이나 발, 가슴, 배 등 따위의 피부 바로 밑에 있으면서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는 골격근(骨格筋), 심장벽의 심근(心筋), 위와 방광, 자궁 등의 벽을 이루고 있는 내장근(內臟筋)이 그것이다. 이 중 우리의 의지에 의해 움직이거나 조절할 수 있는 것은 골격근 뿐이다. 심근과 내장근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며, 따라서 멈추게 할 수도 없다. 어쩌면 그것은 다행일지도 모른다. 심장을 멈추는 놀이를 할 수 있다면 분명 실수로 죽는 사람도 뉴스에 소개될 것이다. 의지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골격근과 그렇지 않은 심근, 내장근 중 어느 쪽이 우월할 리 없다. 각자의 역할이 나뉘어져 있을 뿐이며, 그렇기 때문에 서로 조화를 이루어 우리 몸을 기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공부력을 구성하는 핵심요소는 총 6가지다.

첫째, 공부기초체력, 둘째, 공부책임감, 셋째, 공부현실감, 넷째, 자기공부 계획력, 다섯째, 자기공부 실행력, 마지막으로 여섯째, 자기공부 객관화능력이 그것이다. 이 6가지 요소들은 번호 순서대로 기본능력에서 심화된 수준의 능력으로 평가될 수 있다. 앞번호의 요소가 전제되었을 때 비로소 다음 요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작동하기도 하며 앞의 능력이 약하지만 더 후순위 능력이 강하게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정확한 평가는 이러한 6가지 공부요소들이 입체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1. 공부기초체력

공부 기초 체력은 기초 학업 역량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매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여 중고등학생들의 기초학력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평가는 우수, 보통, 기초, 기초학력 미달의 네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이 중 기초학력 미달은 학년 교육과정의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를 뜻한다. 2019년 기준 고등학생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 4%, 수학 9%, 영어 3.6% 이며, 이 중 수학 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영어나 국어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은 흔히 말하는 수포자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우리 주변에 최소한 10% 정도는 항상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학생들은 해당 학년의 공부를 이해하고 따라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몸이 너무 망가져 있으면 치료도 운동도 불가능하다. 허리 디스크 환자들 중에는 아예 운동 자체가 불가능해서 누워만 있거나 최소한 통증이 가라 앉을 때까지 안정을 취하라는 진단을 받는 경우가 제법 많다. 또 암환자들은 항암치료를 받기 전에 먼저 좋은 음식을 많이 섭취해서 체력을 길러놓지 않으면 치료자체를 받을 수 없다고 주의를 받는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기초체력이 미달이라면 본격적인 공부는 시작될 수 없다. 더 정확히 말하면 혼자 하는 공부, 자기 공부는 불가능하다.      


중학교 시절 농구와 기타 취미활동에 빠져살던 민호는 고등학교에 와서도 수학은 3~4등급 수준으로 비교적 무난하게 학교 공부를 따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사와 국어는 다른 문제였다. 중학교 때 교과서를 포함한 어떤 책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던 민호는 한국사 교과서의 아주 쉬운 부분을 여러 번 읽어도 전혀 그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국어 역시 마찬가지였다. 학교 수업 때 얼핏 들었던 내용들을 기억해 내거나 기출 문제를 풀어 비슷한 답을 외워 문제를 맞출 수는 있었지만 처음 보는 제시문이 나오면 문장을 되내어 여러 번 읽을 뿐(reading) 그것을 이해하는(understanding)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공부기초체력, 특히 독해력이 또래 학생들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상태였다. 이런 민호에게 교과서를 이해될 때까지 여러 번 읽고 모르는 것을 질문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잘못된 공부방법이다. 여러 번 읽어도 이해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어디인지 조차 스스로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덩치 큰 고등학생이지만 공부기초체력은 초등학생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 따라서 이 경우에는 수준 높은 목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기초체력을 기를 수 있는, 자신의 역량에 맞는 공부 내용으로 목표 자체가 수정되어야 한다. 수학의 경우, 과감히 자신의 학년보다 아래 학년 내용을 기초부터 다시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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