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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 May 12. 2017

[톨레도]헤매는 연습

[170426-170506] 스페인,포르투갈 여자혼자 여행






[톨레도] 헤매는 연습 / 마드리드 근교 돈키호테의 작은 중세도시 



<에피소드로 푸는 여행일기>





헤메는 것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여행이 인생에 비유되는 이유 중 하나는 
낯선 곳에서 가야할 길을 잃었을 때 예상치 못한 상황들을 받아들여야 하고, 
계속되는 선택의 결과에 느끼는 기쁨 과 슬픔 등 묘한 감정들이 공통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0일간의 여행에서 느낀 바, 나는 구글맵 없이는 안되는 길치 + 방향치 이다.
방향을 알려주는 지도를 봐도 잘 모르는 엄청난 능력을 가졌다.
정처 없이 헤매면 다리아프다고 찡찡댈 것이고
배터리 꺼져서 숙소를 못 찾아간다면 무서워서 미친듯이 심장이 뛰었을 것이다.

지금의 나와 비교하자면 '방황하는 시기는 무섭다'는 뜻이라고도 볼 수 있다.
헤매는 게 익숙해지면 좀 더 침착해 질 수 있지않을까 싶은 마음에 
마지막 여행에서는 연습해보려 한다.






유심칩 데이터도 마침 다 썼겠다, 
구글맵, 지도 안보고 물어물어 가는 아날로그 버젼으로 톨레도를 여행하기로 했다.
톨레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옛 수도이자 
3면이 타호강으로 둘러싸인 요새이다.

걸어다녀도 왠만한 관광지는 다 볼 수 있을 만큼 작은 도시에다 반나절이면 충분하다고하고
골목이 정말 예쁘다는데, 이만하면 아날로그 버전으로 안성맞춤이었다.
덕분에 관광지가 어딘지 몰랐고 대신에 예쁜 집들, 꽃들 나무들, 하늘을 많이 찍을 수 있었다.
남들은 20분정도 걸어가면 나온다는 광장을 한, 30분 걸어서 발견한 것 같다.




음.. 대충 뭔지 알랑말랑한 표지판.
PLAZA DE 가 광장이라는 뜻임을 
구글맵을 쓰지 않음으로써 ,
여행 막바지가 되어서야 알았다.



관광 기차가 있길래, 탔다. (5.5유로)
오른쪽에 타는게 BEST 이다. 그쪽에서 모든 경치를 다 볼 수 있다.
왼쪽은 그냥 사람들?ㅋㅋ
나는 아무것도 몰랐으니 왼쪽 끝에 타서 마음껏 사람들을 봤지 ㅋㅋㅋㅋ
기차는 톨레도의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에 잠시 내려줘서 사진을 찍을 시간을 줬다.
가장 보고싶었던 풍경을 봐서, 또 체력보충하면서 동네 한바퀴 돌아서 좋은 시간이었다.



다이소 광각렌즈로 찍은 사진.


그림같은 풍경.





대성당은 들어가지 않았다.
톨레도에 있는 성당이 스페인의 3대 대성당 중 하나라고 한다.
내부에는 웅장한 고딕양식을 볼 수 있으며 정교한 장식들과
고야의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기념품들은 대게 중세기사들을 떠올리게 하는 장식들이었다.




예쁜 마그넷.
소도시라 물가가 저렴할 줄 알았지만
엄청난 관광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념품가게에서 제일 예뻤던 도자기들.



할아버지 몰카로 찍은건데..
톨레도와 색감이 전체적으로 잘어울리는 패션.
센스있으시네요


나는 유난히 건물을 많이 찍어댔다.
특히 창문..
테라스의 꽃이 너무 예뻐서.


창문


또 창문.ㅋㅋ



대성당 앞에 있었던 거리 예술가.
악기가 생소해서 눈길을 끌어당겼다.
풍경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음악이었다.

                                

톨레도에서 4시간 있었다.
적당히 즐겼다.

트립 어드바이저 딱지가 붙은 
저렴한 밥집을 찾아다니다가
전망대까지 갈 뻔 했다.
딱지가 붙어 있는건 대부분 메뉴델디아가 15유로..ㄷㄷㄷ
바르셀로나보다 더 비싸다잉.
배가 고파 아무 곳이나 10유로 하는 곳에 들어갔는데
메인메뉴를 2 종류나 먹을 수 있었다.
어휴.. 몰랐잖아.


마음껏 골목을 헤매기.
나쁘지 않았다.
매우 좋지도 않았다.
예뻤다.
충분히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시간에 쫓기지 않았다.
돈에 쫓기지 않았다.
재미있었다.

방황하는 시기도 톨레도의 느낌처럼
무언가에 쫓기지 않게, 
그저 좋지도 나쁘지도 않게.
 그렇게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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