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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효자손 Dec 21. 2023

029. 눈깔 후벼파기

안 겪어본 사람들은 절대 모르는 시선강간




카드명 : 눈깔 후벼파기
설명 : 시선강간하는 자들의 안구를 적출한다.
속성 : 블러드
체력 : 9
공격력 : 8
방어력 : 9
가치 : ★★★★★




과거 일이다. 전 여자친구와 뷔페를 갔었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는데 대각선에 앉은 약 60대로 보이는 노인이 계속해서 여자친구를 위아래로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것도 술을 한 잔 마시면서 말이다. 아마 애인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런 상황을 겪고 그냥 넘어갈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한다. 처음에는 우연히겠지 싶었는데 그 짓거리를 계속해서 하니까 순식간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음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 바로 성질내면 증거도 없거니와 다른 선량한 손님들에게 실례가 될 것이다. 그래서 조용히 매니저를 소환했다.


"저기 저 어르신이 자꾸 여자친구를 위아래로 기분 나쁘게 쳐다봅니다. 주의 좀 주시고 저 사람을 다른 곳으로 옮겨 주세요."


이렇게 정중하게 화를 꾹꾹 눌러가며 이야기했는데, 그 매니저의 이야기가 한번 더 화를 돋웠다.


"어? 저분은... 그러실 분이 아닌데요...?"


이게 지금 말인가 방귀인가? 너무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순간 말문이 막힌 건 저때가 처음이었다.


"아니, 그럼 지금 제가 거짓말을 한다는 건가요...?"

"아... 아니요. 손님, 그게 아니고... 저분이 저희 가게 자주 오시는 분이신데, 늘 잰틀 하셔서 말이죠..."

"그걸 저희가 어떻게 알아요? 전 본 대로 말씀드린 겁니다."

"아... 음...."


조용조용하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음식점 내부는 다른 손님이 많았으니까. 이 가게 매니저부터 이 지랄이니 여기는 답이 없다고 생각했고 너무 기분이 더러웠던 우리들은 그냥 음식점을 나갔다. 물론 계산은 확실히 하고 나갔다. 진짜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데 말이지!


"봐 봐 저 손님들, 일부러 저런 거라니까? 돈 안 내려고? 아니 저분이 얼마나 잰틀 하신 분인데~ 참, 나 아오 거지 커플들 진짜...ㅋㅋㅋ"


이 말이 나올까 봐 계산을 철저하게 하고 나간 것이다. 결국 그 음식점에서는 죄송하다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필자는 이후에 절대로 그 브랜드 음식점을 가지 않고 있다. 지금도 그 남성 노인은 누군가를 시선강간 하고 있을 것이고 매니저는 저분이 그럴 리 없다면서 가해자 편을 들고 있을 거니까.


이밖에도 길거리를 같이 걷다 보면 남자 노인들이 그렇게 여자친구를 뚫어져라 위아래로 훑어봤다. 필자 혼자 밖을 다닐 때는 절대 이런 경험이 없다. 그래서 확신할 수 있다. 이 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남성들이 여성들을 시선강간 하고 있는지 말이다. 그래서 이 카드를 만들었다. 진심 시선강간 하는 놈들은 눈깔을 모두 후벼 파버리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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