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ght now
아침을 차려주면 뚝딱 해치우고는
헐레벌떡 학교 가려 현관을 나서는 딸아이에게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어주고
그 미소에 답하는 웃음과 손짓을 되돌려 받을 때
26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간
고성 아야진해변 푸르른 바닷가에서
처음 바다를 본 아이의 눈동자와
맨발로 오롯이 모래를 밟아보며 긴장한 나머지
내 반바지를 꼬옥~ 붙잡던 손길을 느낄 때
그렇게 허망하게 떠나보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검붉게 물들여지는 오후 하늘빛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여 운전하기 곤란한 순간
내 손을 살며시 잡아주는 당신의 온기를 느낄 때
모든 것이 하얗게 뒤덮여서
더 이상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새벽녘
강원도 깊은 산속 휴양림 방갈로 앞 벤치에서
아르하니 피어오르는 코케 허니의 아카시아 향이
얼어붙은 콧속으로 스며들 때
그렇게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