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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영 Nov 14. 2024

소설6

네가 늘 행복하기를

며칠전 경민오빠의 사랑해, 라는 문자

가 소현이에게는  설레이기도 했지만

쑥스러움에 오빠를 만날 용기가 없었다

다행히 오빠가 회사일로 그 뒤로 바빴고

소현이도 모처럼 퇴근후 엄마일을 도와

드렸다

"오늘은 안 나가네, 그 사람이랑 다퉜어"

"누구?"

"너 소개팅 했던 사람, 요새 그 사람 만

나고 있는 거 아냐"

"엄마 어떻게 알았어 소정이가 말했어?"

"내가 내딸인데 모르니 말안해도 너 눈빛

만 봐도 다 알지"

"아니 싸우긴 그냥 피곤해서 오빠도 바쁘

다고 해서"

"니가 좋으니까 만나겠지 늘 엄마 걱정시

키는 일 없이 잘 커 준 내딸이 좋아하는

사람이면 엄마도 좋아"

"그 정도는 아니거든요"

소현인 뭔가 부끄러움에 엄마한테 볼멘

소리를 한다

"엄마, 감기 몸살도 있다며 내가 다 정리

할께 들어가서 좀 쉬어요"

소현이네 엄마는 동네에서 작은 화장품

가게를 하신다

물건이 오면, 박스 포장마다 일일히 뜯

어  정리도 하고 새상품을 진열대에 두고

칸칸히 먼지도 수시로 닦아 주고 손님이

화장품을 그냥 구매 하시기도 하지만 가

끔 선물해 준다고 포장해 달라시면 이쁘

게 포장도 해 주신다

소현이는 엄마를 쏙 빼닮았다 소현이네

엄마는 천상여자이다 얼굴도 곱상 하시

고 아기자기한 것도 좋아 하시고 살림도

똑부러지게 잘 해내는 분이시다 동네에

서 늘 상냥하기로 소문난 소현이네 엄마

소현이는 그런 엄마가 너무 좋다

엄마가 일하시는 게 안쓰러운 소현이다

아빠가 지방에서 일 하시느라 주말에 오

시기 때문에 소현이,소정이는 늘 엄마를

더 많이 의지하고 살았다

엄마는 우리에게 늘 친구같고 언니같고

엄마같고...

소정이는 공부도 잘하고 꾸미는 것도 좋

아하고 아침 일찍 도서관 가 공부하고 오

겠다며 나가고

오늘은 엄마랑 소현이랑 둘이 점심을 간

단히 먹고 주말을 보냈다

오후쯤 귀가한 소정이가

"언니, 초콜릿을은 샀어?"

"무슨 초콜릿?"

"며칠 있으면 발렌타인데이 잖아 경민

오빠한테 초콜릿 안 주려고?"

며칠 있으면 발렌타인 데이였다 그래서

며칠전에 오빠가 초콜릿 먹고 싶다고 했

었구나 싶었다

소현이는 그런 면에서는 소정이에 비해

둔한 편이다

"언니, 나도 영호 주려고 만들까 싶은데

우리 재료 사다가 같이 만들까 그럼,,

언니가 돈만 주면 또 솜씨 좋은 내가 도와

줄 지도.."

소정이가 사 온 잡지책을 보며 우린 며칠

고민을 했고 초콜릿 만드는 재료를 사 와

만들기 시작했다 포춘 쿠키처럼 초콜릿

한개 한개 개별 포장을 하여 그 속에 메

세지를 담았다

"우리 초콜릿 너무 이쁘지 않아 이거 너

무 이뻐서 못 먹으면 어떡하지? 언니"

소정이는 들떠서 주기도 전에 설레발이

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도 우리 자매가

의기투합하여 만든 초콜릿이 마음에 쏘

옥 든다 포장도 너무 이쁘고 역시 손재

주 좋은 동생덕에 내가 덕을 본 셈이다

늘 오빠가 먼저 약속을 잡고 만나자고

했는데 오늘은 소현이도 용기를 내어

본다

그래도 혹시 거절 당하면 어쩌지 싶은

마음에 전화가 아닌 문자를 보냈다

"오빠,퇴근하고 잠깐 볼 수 있을까?"

문자를 보내자마자 답장이 왔다

"물론이지 소현이가 보자고 하면 오빤

언제든 시간 낸다"

우린 우리가 처음 만났던 커피셥에서

만났다

"그날, 오빠랑 3시 소개팅이였잖어 난

시간 개념 없는 사람 별로여서 보통 10

분 기다리다 안오면 가는데,,, 그날은

카페 분위기도 너무 이쁘고 헤이즐넛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이거 다 마시고

일어나야지 했는데,, 오빠가 왔더랬어

차가 밀려서 늦였다고 하며 미안하단

말을 몇번이나 하던지,,,"

"날 만날 운명이였구나 늘 하던 되로

안하고 기다렸으니까 우리가 만난 건

가 너무 고마운데"

"오빠한테 고마운 게 너무 많아서 오늘

은 내가 오빠한테 선물 해 주고 싶었어"

수줍게 내민 초콜릿 상자를 탁자위에

올려 둔다

"이거 나 주는 거야"

오빤 7살 아기마냥 신나 한다

"지금 풀어 봐도 될까?"

"오빠 편한데로"

선물 포장한 상대방의 배려였는지 하

나 하나 조심스럽게 뜯는 오빠이다

"초콜릿이네 너무 이쁜데,, 이거 아까

워서 어떻게 먹지 근데,,  그래도 준 성

의가 있으니 하나 먹을께"

껍질을 까더니 이내 메세지를 발견한다

'행복하세요'

처음 깐 초콜릿안에 있는  메세지였다

"오빠,오늘 너무 행복하다 고마워"

초콜릿 하나를 먹더니 걔속 아깝다며 포

장지를 다시 싼다 집에 가서 아껴 먹는다

고 하는 오빠

며칠 동생이랑 머리대고 아이디어 짜며

만든 보람이 있는 소현이다

"이거 만든거야,, 진짜 맛있다 화이트데이

때 기대해 오빠도 분발 해야 겠다"

면을 좋아하는 그를 위해 우린 칼국수를

저녁으로 먹었다 오빤 어렵게 자라서 면

을 좋아 한다고 했다 지금은 형편이 좀 나

아졌지만 가끔 그때 생각하면 칼국수가

그립다고도 했다

나도 어릴때 아빠가 사 주시던 바나나 우

유가 그리운데 오빠도 그런거였을까?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때 오빤 그랬던 것

같다

저녁을 먹고 오빠가 우리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차문을 열고 내리려고 하는데 오

빠가 불렀다

"소현아, 너 뭐 잊은 거 없어?"

"...."

"차비 주고 가야지 오빠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차비 받고 싶은데.."

"차비여?"

소현인 갑자기 차비를 달라는 오빠의 말

에 어리둥절 했다

오빠가 볼을 내밀더니 차비로 뽀뽀를 해

달라고 했다 발렌타인데이 기념선물로..

소현인 잠시 얼음이 되었다

해야되나 말아야 하나? 잠시 망설이던

 소현인 용기내어 눈을 감고 오빠 볼에

뽀뽀를 해 주었다

얼굴이 화끈 거리고 머리가 하앴다

"오빠 조심히 가세요"

웅얼웅얼 거리고 차에서 내려서 뛰었다

"소현아 고마워~ 야호!"

등 뒤로 오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날

이후 가끔 오빠는 볼을 내밀며 차비를 달

라고 애교를 떨었다

23살 소현이한테 26살 그는 마치 커다랗

고 구여운 댕댕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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