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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피어난다

자작시

by 문학소녀

누군가의

손등 위에 내려앉은


작은 별빛 하나가

꽃잎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묻혀있던

오래된 꿈이


밤마다 젖은 흙을

밀어 올리며


아무도 보지 못한 그곳에서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꽃이란?

상처의 입술을 다물고도

한숨 대신 향기를 뿜어내는 것


울음의 흔적을 삼키고

빛으로 피어나는 것


텅 빈 가지처럼 보여도

언젠가의 봄을

견디고 있는 것이다


저 햇살이 창문을

두드릴 때

흙도 울고 뿌리도 울고


그 속에 감춰졌던

눈물 한 방울이


우리 곁에

선물처럼 내려온다


그리고 그 꽃은


언제나 마지막 순간에

가장 아름답게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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