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시인인영)
누구의 발자국도 없었다.
나의 첫걸음이
하얀 도화지 위에
인장처럼 새겨졌다
하나ㅡ 두울
하얀 길 따라 나의 마음이
가만히 놓였다
포슬포슬
숨결에도 날아가는 여리고
순결한 한 줌의 눈을 쓸어본다
뽀득뽀득 득
자그마한 눈 뭉치가
뜨거운 손바닥에
싱그럽게 살아난다.
강아지 한 마리
눈밭 위에 조심스레
아주 작은 발자국을 찍는다
첫걸음은 누구에게나 두렵다.
가보지 않았던 첫 길은
누구에게나 낯설다.
그래서 첫걸음은
용기, 또 다른 이름이다
그 용기는 설렘이 되고
그 설렘은 나를 움직이게 한다
그렇게,
세상으로 한발 한발,
나를 내딛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