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는 언제나 내 삶에 맞닿은 좋은 문장을 보게 된다.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살라는 아름다운 협박들
- 유지혜
2025년 각 달에 읽은 책이나 글 중 좋았던 것 가져왔습니다.
이것들을 곱씹으면서 하루하루를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거니깐 이것 만큼 2025년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게 없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단편은 진득하게 못 읽는 성향이라서 정말 오래 걸려 겨우 다 읽었다.
누군가 가장 좋았던 책을 물어보면 항상 김초엽 작가님의 『지구 끝의 온실』을 대답했고, 실제로 그 책은 내 신념 같은 걸 만들어 주기도 했는데 이 책은 질질 끌면서 읽어서인지, 단편 특성상 몰입이 덜 해서 그랬는지 전체적으로 그저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초엽 작가님이 적어 내려가는 세상은 정말 좋다.
유토피아를 꿈꿀 수 없는 세상에서도 굳이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 대해 적는 작가님
그걸 읽음으로써 다시 한번 '그래 이런 게 가치 있는 것들이었지' 하게 되는 것
그런 게 참 좋다.
낭만이라는 게 이제는 조금 뻔한 말이 된 것 같아도 여전히 낭만을 좇는 사람들이 좋다. 요즘 자주 하는 생각인데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현실적인 것들 앞에서 불안하고 무너지는 순간이 오게 되니까 더더욱 마음속에는 낭만을 품고 있어야겠구나 때때로 현실과 타협하게 되어도 그게 전부인 양 살진 말아야겠구나 생각한다.
https://brunch.co.kr/@chuit/5
입이 닳도록 말하고 지겹도록 썼던 책
꼭 방탄소년단 <소우주> 가사가 떠오르는 문장
요즘은 왠지 그들의 가사나 속얘기 같은 것들이 좀 와닿는 시기를 살고 있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당시에는 '뭔 소리;' 했던 '세상을 씹어 먹을 거라던 우리 둘의 포부' 이런 가사들도 어떤 느낌인지 조금은 알겠기도 하고
생각날 때마다 두고두고 꺼내보는 좋아하는 이 글도 여전히 자주 들여다본다.
이십 대 중반 언저리 그 어딘가에 머물며, 내가 나로서 온전히 해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가만히 고민하고.
이상은 높고 멀되 현재와 현실에 담근 두 발은 꼭 놓지 않고 열심히 무엇인가 빛나는 것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믿으면서.
하루하루 눈물도 웃음도 아닌 애매한 그 어디쯤을 왔다 갔다 하지만은, 당장 손에 잡히는 것들을 쥐고 온몸으로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믿고 있어요.
그래 난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꼭 내 시간에 맞추어서 감기어 돌아가고 있다고요
스무 살 때쯤에도, 혼자 공부하던 때도, 지금도 같은 감정을 자주 느끼고 그럴 때마다 이 문장들을 꼭꼭 씹어서 느낀다. 잘하고 있는 걸까 불안하거나 제대로 사는 걸까 싶어 조급할 때 그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좀 붙잡아주는 느낌
<원더>라는 영화에 '옳음과 친절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땐 친절함을 선택해라'는 대사가 있다.
그리고 '원칙은 큰일들에나 적용할 것 작은 일들에는 자비심으로도 충분하다'는 말도 있고
이런 말들을 가슴에 새기면서 살려고 한다. 모난 사람이 아니라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하지만 다짐과는 별개로 속 좁게 굴 때도, 막 못되게 굴 때도 있어서 그 괴리감에 자주 찝찝한데 그래도 새해를 핑계로 또 한 번 다짐할 수 있으니까 다짐해 보자면, '사람들을 위해 문을 잡아줄 수 있는' 선함을 추구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길
당시에 이런저런 것들을 정리하고 떠나고 떠나보내면서, '영원히 말고 잠깐 머무는 것에 대해 생각해' 이렇게 시작하는 이 글이 꽤 맘에 걸렸었다.
어떤 책을 펴든 언제 읽든 책에서는 언제나 내 삶에 맞닿은 좋은 문장을 보게 되고 그게 책을 좋아하는 이유다. 그리고 가장 가성비 있게 '올바른 나'로 바로 설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늘 내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은 저렇게 온화하고 인자하고 품위와 여유를 가진 사람이다.
그런 건 대체로 그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인상인데, 매 순간 저럴 순 없겠고 대화를 해보면 다른 면도 있겠으나 어쨌든 그런 인상을 풍기는 어른들이 좋다. 왠지 전형적으로 그려지는 교장 선생님이 가질 법한 그런 분위기를 가진 사람들
블로그에서 해당 책에 대한 글을 써서 첨부합니다.
위 글에는 적지 않은 별개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 책을 계기로 에세이를 좋아하게 됐다.
그전까지는 소설 그중에서도 장편 현대 소설만 좋아했는데 아무래도 그런 것들은 자리 잡고 앉아 한번에 끝내 버려야 하다 보니 책을 자주 못 읽었는데, 이 책을 읽어 보니 에세이도 소설만큼이나 좋은 문장, 어쩌면 더 깊이 있는 문장이 많고 무엇보다 호흡이 짧아서 더 쉽고 빠르게 이성과 감성을 채워 넣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에세이가 참 좋아졌다.
패션에 대한 귀여운 글
보고 고개 끄덕이면서 캡처했다.
언젠가 꼭 패션과 관련된 일을 할 거야
하고 싶어라고 말하려다가, 1초 만에 기세 있는 생각으로 바꿨어요.
꼭 해야지.
나도 버터 살 돈이 없어도 새틴 샌들을 사는 멋쟁이 할머니인 편이 좋으니까
이맘때 즈음 경험이란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는데 하필이면 그때 내 손에 들어온 책
실제로 요때 생각만 하던 것들을 하나 둘 시작해 보았고 그러면서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는 즐거운 경험들도 하였다. 앞으로도 내 삶의 양감이 점점 더 늘어나길 바라
처음에 읽고 정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형광펜조차 못 그었던 부분 언제부터였는지 몰라도 나 역시 정확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사회에 처음 나갈 때도 조심하려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는 건, 그렇게 오해할 사람은 오해하게 되어 있고 아닌 사람은 아니라는 거다. 중요한 건 나와 맞닿은, 관계 맺은 사람들과 어떻게 잘 지내느냐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을 좀 편하게 먹게 됐고 내가 가진 좋은 면은 더 잘 간직하기로 했다.
어쨌든 살면서 가장 존중하고 싶은 가치는 선함이니까 그러니깐 나도 냉소에 웃어 보이는 품위를 가진 어른이 되자고 또 다짐하는 거다.
어디 가서 말하기는 좀 민망하지만 반 고흐를 좋아하는데, 이 책은 오래 책장에 꽂아만 두었다가 에세이의 매력을 알게 되면서 드디어 열어볼 수 있었다. 그리구 이 책이 더 재밌는 건 도록 펴두고 그림도 같이 보면서 읽을 수 있다는 점. 정말 상상도 못 해본 즐거움이다
읽다 보면 좋은 문장들이 정말 많고 좀 슬픈 기분도 자주 느끼는데, 특히 고흐가 자꾸만 다짐을 하고, 희망을 품고, 그걸 마치 스스로에게 주문 걸 듯 테오한테 적어 내려갈 때 그때 되게 무거운 마음을 느낀다. 일단 그 끝이 별로 좋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고, 또 그 마음을 모르지 않아서다. 불안하고 확신이 없어도 가능성의 영역에 있다는 이유로 희망을 품고 용기를 낼 수 있는 시기. 그냥 그때의 다짐들이 가슴에 조금 박힌다.
https://m.blog.naver.com/chaen28_/224129472611
마찬가지로 이 책도 블로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적어 첨부합니다.
끝으로 이건 제 추구미예요.
책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 책이 아니면 안 되는 순간들이 있으니 때로는 길을 걸으면서도 책을 읽고 싶을 때가 있는데 ... 유난일까 봐 그냥 참습니다.
책 좋아하시는 분들 더 많이 허슬 합시다!
새해에는 저의 오랜 목표인 세계문학을 적어도 두 권은 읽을 수 있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