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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Sep 18. 2021

나는 오늘도 통일을 꿈꾼다.

요즘 헝다, EVERGRANDE가 도산한다는 이야기, 이로 인하여 글로벌 금융 위기가 올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파다하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헝다에 관한 정보, 소스, 그리고 리포트를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그런데 내 마음은 헝다에 있지 않다. 글로벌 금융 위기라는 것도 1997년 IMF 사태,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를 겪었다. 이번에 헝다 사태가 난다 하더라도 주식 한 개도 없고 집도 한 개가 없는 필자는 별 관심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약간의 사례를 주는 곳 몇 곳에 글을 쓰다 보니 불편함이 있다. 글을 주고 나면 해당 저작권이 필자에게 없어지기 때문에 같은 주제나 내용에 대하여 글을 쓸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상대방도 탄력적인 대응을 해주고는 있다. 예를 들면 헝다 사건의 경우도 이미 고정 고객에게 리포트를 요구받았는데 통상 제출 후 1, 2일 후에 관련 내용을 상당 부분 공개하겠다고 해도 대부분 동의를 해주고 있다. 눈치채신 분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필자는 중국의 경제 지표도 어느 순간부터  여러분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는데 이것 또한 'ZUM 금융'에 고정적으로 매월 경제 지표 해설의 글을 쓰기로 해서 일어난 일이다. 다행히 ZUM 금융은 무료이니 여러분들 부담 없이 가서 보실 수 있거니와 유튜브에 소개하는 것에 대한 양해도 받았다. 필자의 가장 최근 글의 링크를 달아 놓을 테니 궁금하신 분들은 방문해 보시기 바란다. 필자와는 달리 여러 진짜 전문가 분들이 금융 관련 국내, 그리고 해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https://finance.zum.com/investment/view/61


그리고 헝다가 궁금하신 분은 우선 무려 1년 전에 소생이 만든 유튜브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사건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거니와 사실은 이 내용을 먼저 이해하고 나서 그다음에 여러 전문가들이나 필자의 글을 보면 더욱 근본적인 이해를 하실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1gj99ZlbeIU 


필자는 그보다 왕이(王毅)가 한국에 갔다 온 이야기, 북한과 한국이 미사일 날린 이야기, 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을 공급한다는 이야기에 더 관심이 있다. 내 일생 돈벼락은 맞을 일이 없을 것이 틀림없지만 미사일 세례는 분명히 받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서이고 집도 주식도 없다고 해서 나에게 떨어지는 미사일이 안 터질 리도 만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어쩌면 한반도에 통일의 기회가 부여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조금씩 조금씩 커지고 있다. 


필자가 주변의 지인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모두들 묘한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다른 곳을 쳐다본다. 그분들 중에는 허 씨 성 가진 대권에 수 차례 도전하신 분의 이야기를 듣는 표정으로 필자를 보는 분들도 계시고 경악의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고 필자와 주변 사람들을 번갈아 쳐다보는 분들도 계셨다. 놀랍겠지만 필자도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오늘도 통일의 기회가 오는 것 같다며 통일을 꿈꾼다.


다행히 여러분들과는 얼굴을 대면하지 않으니 왜 필자가 그렇게 생각하는지 최근 발생한 일부터 되짚어가며 여러분께 이야기해 보고 싶다. 우선 미국이 호주, 영국과 함께 동맹을 맺었다. 소위 AUKUS 안보 협정이라는 것이고 미국이 호주에게 핵 잠수함을 비롯해서 크루즈 미사일 등 여러 전략 무기도 공급하겠다고 하는 모양이다. 가관인 것은 이 뉴스를 보고 일부에서 '호주처럼 확실하게 중국과 맞서 미국 편에 서니까 이런 대우를 받는다. 우리도 확실하게 미국 편에 서서 중국을 견제해야 된다.'라는 논리를 피는 점이다. 그 사람들 눈에 일본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게나 미국에 딸랑대고 군사력 강화를 원하는 일본은 왜 AUKUS에 빠졌다고 생각하는가?

https://www.bbc.com/zhongwen/simp/world-58586137

 미국은 AUKUS 안보 협정을 통해 호주에게 핵 잠수함을 제공한다고 하면서 "이는 특별한 경우이며 다른 나라에게는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여기서 다른 나라는 어디이겠는가? 흥분 잘하시는 분들은 한국을 먼저 떠올리는데 사실 미국이 먼저 고려해야 할 나라는 바로 일본이라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일 미국이 핵 잠수함을 다른 나라에 제공해야 한다면 흥분 잘하시는 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한국이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 그 우선 대상이게 된다. 미국이 일본에 핵 잠수함과 상응하는 무기 체계를 제공한다면 어떤 그림이 펼쳐지는가? 여러분들이 환영해 마지않는 그런 그림인가? 분명히 말해 절대 우리가 원하는 그림이 아닐 것이다.


미국의 뜻은 일본, 그리고 어쩌면 한국에게 핵 잠수함이나 기타 무기 체계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는 이 말은 매우 외교적인 함축을 가지고 있다. 확실히 일본에게는 "핵 잠수함이나 기타 무기 체계를 제공"해야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반면 한국은 "핵 잠수함이나 기타 무기 체계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 한국이 필요로 하는 것은 미국의 양해 또는 동의뿐이다. 그러므로 이번 미국의 발언은 "한국이 앞으로 핵 잠수함을 가지지 못할 것이다"라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그러면 왜  AUKUS 안보 협정이 나왔을까? 그야 물론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그럼 왜 인도는 빠졌을까? 그야 물론 인도가 중국과 직접적인 대립을 하는 것에 대해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럼 일본은 왜 빠졌을까? 그것은 물론 중국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일본으로 인한 무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고, 무엇보다도 한국이 반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핵무장을 하는 경우 중국-러시아-북한의 공동 대응체제가 발동할 가능성이 높고 심지어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이 일본에 대한 대항 체제를 갖추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일본이 현재의 동북아시아 상황에서 사용하기가 매우 제한적인 카드라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금년에 "중국의 국정운영에 관한 연구 - 해양 행정 및 정책을 중심으로"라는 연구 과제에 참여하면서 미중 대립에 따른 세계 각국의 입장을 조사하는 기회를 가졌다. 기회가 있으면 한 나라, 한 나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아무튼 필자가 조사한 결과는 바다별로 미국과 함께 중국과 싸울 의지가 있는 나라들은 다음과 같다.

태평양 - 타이완, 일본, 호주, 영국

인도양 - 영국, 싱가포르

북극해 - 캐나다

그리고 그 외 모든 나라가 근본적으로 미국과 함께 싸울 생각이 없다. 단지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을 돕는 시늉을 하다가 적당한 순간에 숟가락을 올리려 할 뿐이다.

그럼 중국 편에 서서 미국과 싸울 나라가 있는가? 있다. 북한. 그런데 중국 입장에서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러시아도 꽃놀이패를 쥐고 앉아서 재미 볼 생각뿐이다. 이란은 멀리서 석유를 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러시아를 꼭 옆에 두고 싶어 한다. 러시아야 이미 미국과 서방에게 경제 제재 중인데 중국이 이런 이유로 여러 가지 혜택을 주니 땡큐다.


결론적으로 미국 입장에서 실제 전쟁이 발생할 지역에서 다른 정치적 고려나 부담을 주지 않고 미국과 함께 진지하게 동맹국으로서 전쟁에 참여했으면 하는 나라는 한국과 호주이다. 그리고 호주보다는 한국이다. 한국의 4백만 병력과 한 세기에 가깝게 누적된 전쟁 준비, 호전성, 미국의 무기 체계 및 전쟁 체계 호환성 등으로 대중 전쟁의 완벽한 파트너이다.


그리고 우리가 주의해야 하는 것은 같은 날 다른 뉴스, 아시아 타임스의 "중국은 한국을 잃을 것인가?"라는 기사이다. 아시아 타임스는 우리나라 우파 인사들 못지않은 시각의 미디어인데도 이 보도에서 아시아 타임스는 한국이 등을 돌릴까 애타 하는 중국을 묘사하고 있다. 

https://asiatimes.com/2021/09/is-china-losing-south-korea/


흥분하기 좋아하는 분들은 눈치 못 채실 수도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중국에서는 한국에 대한 막말, 비방, 비판 등이 모두 사라졌다. 물론 일부 한국의 유튜버들이 중국의 SNS 상 한국을 공격하는 중국 네티즌들의 댓글들을 가져와서 클릭 수 장사를 하고 있어 여러분들께서 잘 못 느끼실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의 공식 매체에서는 작년 말부터 금년 초에 걸쳐 모든 한국에 대한 비난이 사라졌다. 이번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 시 태도가 공손해졌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다. 중국에게 있어 한국의 태도는 매우 중요하며 실질적으로 미중 경쟁의 균형을 결정할 국가인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의지라기보다는 중국의 의지라고 추측한다. 이미 한번 사드를 이유로 한국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 중국에게 한국에 대한 또 다른 제재 카드가 없다. 오히려 중국을 떠나기 시작하는 한국 기업들을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채찍이 없으면 당근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 줄 당근이 없단 말이다. 결국 왕이는 미국으로부터 파이브 아이즈 가입이니, T12니, 미사일 협정 종료니 하며 계속되는 미국의 구애에 한국이 넘어갈까 X 줄이 탄 것이고 이전부터 마르고 닳도록 사용해온 '북한 카드'를 이번에도 꺼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제는 '북한 카드'가 통하질 않는다. 북한이 미사일을 날리든, 크루즈이든, 핵폭탄이 수소폭탄이든 한국은 이제 꿈쩍도 하지 않는다. 국민들도 별로 관심이 없다. 북한이 정말로 남측에 도발한다면 이제는 깨끗하게 북한이 정리될 것이라는 것을 전 한국민들이 아는 것이다. 심지어 흥분하기 좋아하는 분들도 더 이상의 "북한의 남침 위협"같은 말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https://imnews.imbc.com/news/2021/politics/article/6300985_34866.html

왕이의 해 묵은 북한 카드에 한국 정부는 묵묵히 SLBM 발사 실험을 예정대로 수행하고 그리고는 그동안 개발해 왔던 군사력의 성과를 발표하였다. SLBM이야 예정된 수순이었겠지만 공대지 장거리 미사일 등 다른 성과들을 공개한 것은 중국에게 점잖게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 하시죠"라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다. 북한이 열차 위에서 쏘건, 동해로 쏘건, 크루즈 건 탄도 미사일이건, 야밤에 열병을 하든 말든 이제 더 이상 한국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그럼 이제 중국은 어떻게 나올까? 여기에 대해 필자는 이전부터 중국이 "남북통일 지지"라는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해왔다. 그리고 그 생각은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왜냐하면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각각 필자의 생각과 통하는 의견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https://www.foreignaffairs.com/articles/united-states/2021-07-29/grand-bargain-north-korea

우선 미국 쪽을 보면 전 주한 미 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장군이 남북한 간의 신뢰 수립을 전제로 북한이 겪고 있는 심각한 경제 상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북한과의 협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라는 말을 이용하여 북한의 중국에의 경제 의존도를 줄이고 남북한 및 미국 간의 군사적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얼핏 무슨 소린가 싶지만, 바로 북한을 미국 편으로 만들어서 중국과 대적하게 만들자는 이야기이다. 필자가 주장하는 중국의 "한국 통일 카드"설의 미국 버전이다. 즉 필자가 주장하는 "중국의 한반도 통일 카드"를 미국 입장에서 만들면 "미국 편이 된 북한 카드"가 되는 것이다.


https://m.ftchinese.com/story/001093546?adchannelID=&full=y

차하르 국제정세 연구 센터 비서장인 차이신(曹辛)은 중한 관계를 안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중국에 적대적인 한국 내 보수파가 집권할 경우에도 중한 관계가 안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말하자면 내년 한국의 대선에서 야당이 집권하게 되면 한중 관계가 급변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한국과 중국이 다음의 세 가지 요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하였다.

북한의 핵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는 것

중국에 맞서도록 요구하는 미국 요소를 처리하는 것(국내 보수파 집권 등)

한반도 통일을 평화적으로 이루는 것

차이신의 이 글은 비록 직접적으로 중국이 한국 주도의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함의는 분명하다. 한반도 통일을 이루는 것을 중국이 지원할 테니 미군은 한반도에서 철수해야 하며, 한반도에 핵무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한국과 중국의 국경을 확고하게 결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다시 말해 한반도 통일이 되고 나서 '만주는 우리 땅', '간도는 원래 우리 것' 같은 움직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브룩스와 차이신의 글을 보며 미국이나 중국에도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필자는 장성이나 연구소장이 아니고 골목길 아저씨에 불과하다는 큰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거꾸로 말해 필자 같은 골목 아저씨도 생각할 수 있는 전략을 중국, 미국,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국의 전문가들이 모를 리 없지 않은가? 그래서 필자는 오늘도 꿈을 꾸고 있다. 점점 더 통일 한국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필자는 주식에 투자하느니 통일 한국에 투자하고 싶다. 누군가 통일 옵션 금융 상품을 만들어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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