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철 Feb 27. 2022

방역 시대 해외 여행: 한국 입국기

필자는 어제 한국에 도착했다. 지난번 한국에 왔을 때 국회 위원 선거전이 한참이었는데 이번에는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이다. 아무튼 그로 인해 숙소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한밤중까지 지지하는 후보를 알리는 마이크 소리가 진동을 하고 있다. 민주국가라는 것이 실감 난다. 필자가 이번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출발하여 한국의 숙소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을 여러분들께 소개하려 한다. 중국에 거주하면서 한국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이다.


중국에서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곤란했던 것은 비행기 편이었다. 평소 사용하는 여행 사이트나 어플에서는 당장  일주일 정도의 항공편 정보만을 제공할 뿐이고 그 이상되는 일정에는 항공편 정보가 없었다. 그러니 사전에 여행을 계획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다 이웃에 사는 친구가 잘 아는 여행사 사람을 통해 알아본 결과 베이징과 한국 사이에 매주 금요일 중국 국제항공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한국 여행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역시 항공 정보가 없었다. 그래서 중국 사이트 CTRIP에 들어가서 금요일 항공편을 조회하자 그때서야 항공편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격도 근일 항공 편들이 평소 가격의 3, 4배 이상인 것에 비해 2배가 안 되는 가격이어서 가장 저렴했다. 필자는 이렇게 항공권을 구매하였다.


항공권 구매 후에는 출국 절차를 확인하여 방역 관련해야 할 일들을 확인하였다. 과거 통상적인 절차 외에 추가된 것은 코로나 19 백신 접종 기록이 다 있어야 한다는 것과 출국 전 48시간 이내의 PCR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었다. 여기서 조금 걱정이 있었다. 필자의 아내를 보니 PCR 검사 후에 3, 4일이 지나도 PCR 검사 결과가 안 나오는 것이었다. 따라서 48시간 내에 검진을 한 후 출구 시점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터였다. 


필자는 친구들에게 SNS를 통해 도움을 요청했는데 필자의 재중 기술인 그룹 멤버인 김준범 총경리가 wechat의 小程序로 되어 있는 "출국을 위한 접종 가이드"의 링크를 보내 주었다. 아래 그림과 같은 화면이 뜨면서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간이 검사소의 위치를 알려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 검사소는 모두 12 시간 내에 검사 결과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검사 결과는 나중에 통보해 준다는 것이다. 한국 도착하면 PCR 검사 결과서를 요구한다는 말이 있었기 때문에 종이로 된 증명서를 줄 수 있느냐고 하자 그런 것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필자는 같이 한국에 도착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방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한국 공항에서 PCR 검사를 다시 해야 한다는 말도 있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검사 결과는 대략 1 시간 후에 나와 wechat의 "건강 Q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된 셈이다.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아침 8시 반 이륙이었기 때문에 필자는 5시 반에 집을 나섰다. 아무래도 팬데믹이고 하니 승객들은 없고 공항은 텅텅 비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공항에 가서 체크인을 하는 줄이 여느 때와 다름없이 늘어서 있었다. 다만 열려있는 체크인 창구가 매우 적었을 뿐이었다. 이윽고 필자의 차례가 오자 "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달라는 것이 아닌가? 필자가 "건강 QR"를 보여주자 안된단다. 종이에 인쇄된 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베이징 공항 한편에 이런 경우를 위하여 만들어진 키오스크가 있었다. 그러나 이용 방법이 직관적이지 않고 메뉴는 입국자를 위한 것으로 되어 있으며 말도 중국어로 어려워서 필자는 여러 번 실패를 거듭했다. 계속 근처에 있는 공항 직원에게 물어보자 결국은 그 직원이 키오스크까지 가서 필자의 처리를 해 주었다. 알고 보니 가장 쉬운 방법은 앞의 "출국을 위한 접종 가이드" 안에 음성 확인서를 pdf 파일로 다운을 받아 본인이 인쇄해서 가져오는 것이었다. 여러분들의 경우는 꼭 그렇게 하시면 좋을 것 같다.


그러고 나서 또다시 지루한 줄 서기가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방역이다. 한참을 줄을 선 후 방역 직원 앞에 가자 온라인 정보 입력을 했느냐고 묻는다. 금시초문이었다. 그러자 처음부터 다시, 역시 wechat을 이용하여 방역 포인트 벽에 붙어 있는 포스터로 가서 QR을 스캔하자 또 방영 데이터 입력하는  小程序가 나온다. 그런데 죽어라고 입력을 해도 저장이 되지 않았다. 필자의 폰이 4G여서 그런지 데이터 네트워크가 동작하지 않았다. 공항 와이파이를 이용하라고 해서 공항 와이파이에 연결하였으나 역시 통신이 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계속 밀려들고, 아우성이다. 필자는 음성 확인서로 이미 시간을 빼앗겼고 이러다 비행기를 못 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급해졌다. 10차례를 넘게 입력을 하다 결국 인내심을 잃고 폭발하자 그제야 서류 폼을 내주며 필기구를 사용하여 적어 내란다! 좀 일찍 말하란 말이다! 


베이징 공항의 면세점은 모두 문을 닫고 있었고 항공기에서도 면세점 판매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매우 많아서 만석으로 보였다. 이제는 한국에만 도착하면 모든 긴장이 탁 풀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문서 공세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모든 문서에 공통으로 적어야 되는 반복되는 데이터, 바로 성명, 여권 번호, 주소, 입국 전 방문 국가, 한국 내 연락처 아마 6~7개 문서를 작성한 것 같다. 무엇보다도 승객들의 줄이 100 이상 늘어져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자리를 놓치기 싫어 한편으로 이동하며 한편으로 문서들을 작성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 했던 것 같다. 


입국 수속을 마친 후에 필자는 친구 차를 이용하여 숙소로 향했다. 일단 짐을 내려놓고 곧바로 보건소로 향했는데 입국 후 24시간 내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보건소에 가보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PCR 검사를 받고 있었다. 일하시는 분들이 해외 입국자 경우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했다. 어쩄던 PCR 검사 자체는 쉽게 그리고 빠르게 할 수 있었다. 그 결과는 다음날 통보가 문자로 날아왔다.


현재 필자는 자가 격리 중이다. 사실 큰 불편함은 없다. 인터넷은 30일 와이파이 서비스를 받았는데 자주 끊기는 단점이 있는 것 정도가 가장 큰 애로 사항이다. 물론 이것저것 소소한 불편함은 있지만 병원에 가거나 식품을 사러 가는 정보의 외출을 허용하기 때문에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베이징 공항에서 방역 신고하던 장면이 가장 마음을 졸인 장면이었던 것 같다. 여러분들은 꼭 미리 온라인으로 등록을 하시기 바란다. 베이징 공항에서 미리 음성 확인서와 방역 신고를 해 놓으면 문제가 없어 보인다. 무어라 해도 항공편 자체가 많이 줄고 면세점도 문을 닫고 가게도 문을 닫아 사람들은 모두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이어서 조용했다.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당연한 일일까?


필자는 격리 포함 4주를 한국에서 일정을 보내고 베이징으로 돌아간다. 베이징으로 가는 길은 또 어떤 일들이 생길지 모르겠다. 어쩌면 3주간 호텔방 안애서 격리되는 시간 그 자체가 가장 어려운 일이 죌 듯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크라이나와 강대국의 움직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