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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Oct 24. 2022

중국 차기 지도부에는 어떤 인물들이?

차기 지도부 발표 하루 전인 2022년 10월 22일 중국 공산당은 중앙 위원 명단을 발표하였다. 여기에는 기존 지도부인 상무위원 7인 중 4인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연령 상 은퇴가 예정되어 있던 리잔수와 한정은 당연한 일이겠으나 리커창과 왕양의 이름이 사라진 것은 의외였다. 공청단 파를 대표하는 이 두 사람 중 적어도 한 사람은 잔류할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존 상무위원 중 마지막 상하이 방인 한정과 기존 공청단파의 리커창과 왕양이 은퇴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시진핑 일인 체계가 시작될 전망이다. 

23일 발표된 신 지도부 명단은 다음과 같다.  

1. 중앙 상무위원

이번 20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 회의 폐막식에서 관례에 따라 차기 지도부 7인이 서열 순으로 입장하였다. 그 순서는 시진핑,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등으로 모두 시진핑 파벌 및 시진핑에 충성하는 인물들로 100% 구성된 것이다. 심지어 그간 파트너십을 이루었던 공청단 파를 비롯하여 기타 파벌은 후춘화 현 부총리를 비롯하여 한 사람도 진입하지 못했다.

베이징 서기 차이치의 경우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다. 베이징 서기 차이치와 톈진 서기 리홍중이 이번에 상무위원을 노린다는 것은 자명했지만 두 사람 모두 연령이 높아 은퇴할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시각이었다. 다만 차이치의 경우 전문성은 없으나 시 주석과 어려서부터 시골에서 함께 공부하는 등의 인연으로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은 절대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차이치의 안목과 행정력 등의 수단에 대해서는 평가가 높지 않다. 일을 하는 방식이 거칠고 과격하다는 평이 많았던 것이다. 이 차이치는 중앙 서기처에 이름을 올려 사실상 서기처 서기 역할이 확정되었다.

유임한 자오러지와 왕후닝은 모두 사상 및 내부 통제와 관련된 인물로서 향후 이념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오러지는 필자가 한번 거론한 바 있듯이 산시 칭링 별장 사건과 천억 광산 사건 등이 수개월 전 잘 마무리되면서 시주석과 어떤 의미로든 유대가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실 필자는 앞의 두 사건을 마무리해주면서 자오러지가 안전을 보장받고 물러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필자의 생각이 짧았다. 시진핑 주석의 스타일을 볼 때 공산당 당료들을 감찰하고 처벌하는 기율위원회의 막강한 권력을 자기 사람이 아닌 사람에게 줄 리가 없었던 것이다. 자오러지는 권력이 강화된 전인대 의장을 맡아 시주석이 추진하는 “법치”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왕후닝은 출중한 이론가로서 20대에서도 시주석이 강조한 이념과 선전전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왕양의 뒤를 이어 정협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언론은 전인대 의장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기도 하다. 

https://www.scmp.com/news/china/politics/article/3196399/chinas-ideology-tsar-wang-huning-tipped-head-national-peoples-congress 

리창은 상하이 서기로서 상하이 방 세력 일소는 물론 지역 경제 발전을 무리 없이 이끌어 능력에 대한 평가가 높다. 이에 따라 블룸버그 등 외신을 중심으로 총리설이 있는 바 등장 서열에서도 두 번째로 등장하여 다음 총리가 확실시된다.

판공실 주임 출신의 딩쉐샹은 기율위를 리시가 맡는 것이 확실하여 자연히 한정의 국무원 부서기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정의 역할이 주로 국가 예산의 관리 및 통제였는 바 향후 중국 정세가 예산 관리의 중요도가 상승할 것으로 보여 충성심 높고 시주석의 심복으로 알려진 딩쉐샹에게 직무가 간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겠다.


특히 이번 신임 상무위원 중에는 연령이 50대인 젊은 지도자가 없었다. 심지어 정치국 위원 중에도 없다. 200명이 넘는 중앙위원 중에도 눈에 뜨이는 50대 지도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는 이번 지도부가 차기까지 집권하려는 의도가 있거나 충성도 유지 등을 목적으로 조기에 후계자를 지정하여 권력 누수 현상이 발생할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빨라도 5년 후에나 후계자를 지목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서는 도쿄 대 동양 문화 연구소·마츠다 야스히로 교수도 같은 시각을 보였다. 

https://www.sankei.com/article/20221016-WLDRPI6HH5KOVKEGFXSTIKXFY4/ 

2. 정치국 위원

상무위원 이외의 정치국 위원들은 대부분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의 전문 분야는 이념/선전, 군사, 기술 등 세 분야로 집중되어 있다. 반면 경제 분야 출신은 허리펑 발개위 주임 하나에 불과하여 향후 경제 분야 정책의 비중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3. 중앙 서기처

시진핑 주석의 비서실 역할을 하는 중앙 서기처는 시진핑 주석과 평생의 친구인 차이치가 주임을 맡게 되었다. 이어서 스타이펑, 리깐지에. 리슈레이, 천원칭, 류진궈 기율위 부서기, 왕샤오홍 공안부장 등이 포진하였다. 이러한 인사 구성은 기율위 인사가 둘, 공안부장, 그리고 이념, 선전에 둘, 나머지 공학도 출신의 행정가 하나라는 것으로 전형적인 내부 통제를 위한 조직으로 볼 수 있다. 

4. 군사 위원회

이번 군사 위원회의 구성은 다음 표와 같다.                     

시주석은 전투 경험을 보유한 장요우샤를 고령에도 불구하고 부주석으로 잔류시키고 3군 통합 지휘 센터를 상대적으로 젊은 허웨이동에게 맡겼다. 이번 인사에서는 군사위원회 인물 구성에 공군 출신이 없는 점이 특기 사항이다. 이는 군사위원회 구성이 수비가 아닌 공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일반적인 국방이라면 공군이 한 축을 담당하겠지만 양안 통일을 염두에 두고 타이완 통일 전쟁이 항공모함 위주의 해상 전쟁이 될 것을 가정한다면 이와 같은 군위 구성이 설명된다. 게다가 이전에는 신장 위구르 서기였던 천첸궈가 미국의 공식적인 제재를 받은 후 권력에서 탈락해 나간 것과는 달리 리샹푸와 같이 미국 정부의 공식 제재를 받고 있는 인물을 군사위원회의 정식 멤버로 임명하는 것은 미중 간의 갈등에 대한 봉합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5. 기율위원회

기율위원회 서기는 기율위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상무위원인 리시(李希)가 맡는 것이 확정적이다.  부서기는 8인이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류진궈(刘金国) 기율위 부서기  

    장승민(张升民) 군사 기율위 서기  

    샤오페이(肖培) 기율위 부서기  

    위홍초우(喻红秋) 국가감찰위 부주임(여성)  

    푸구이(傅奎) 기율위 부서기  

    쑨신양(孙新阳) 주 공안부 기율감찰조 조장  

    류쉐신(刘学新) 상하이 기율위 서기  

    장푸하이(张福海) 광둥 조직부 부장   

등으로 기존의 기율위 인물들로 큰 변화가 없다. 다만 리창의 근거지인 상하이와 리시의 근거지인 광둥에서 각각 발탁된 인물이 추가되어 있을 뿐이다.


상무위원으로는 상기 외에 왕샤오핑(王晓萍) 중앙 조직부 부부장, 왕아이원(王爱文) 기율감찰공위 서기, 왕홍뤼(王鸿津) 상무위원, 쉬로우더(许罗德) 저장 기율위 서기, 리신란(李欣然) 중앙 기율위 은행업 관리감독위 기율검찰조 조장, 천궈창(陈国强) 군위 기율위 부서기, 자오스용(赵世勇) 장쑤 조직부장, 후카이(侯凯) 정부 감사, 잉바이(訚柏) 정법위 부비서장, 무홍위(穆红玉) 인민법원 기율검찰조 조장 등으로 기존 기율위 인사들이 유지되었다.


상무 위원 포함한 기율위원회 위원 총원은 133명이다.


 6. 중앙위원

중앙 위원 204명 명단은 하루 전인 22일 발표되었는데 필자가 모든 사람을 알지는 못한다. 필자가 아는 이름 중에 시진핑 그룹으로 알려진 인물들은 있으나 공청단파로 알려진 인물은 찾을 수 없었다. 중앙 위원을 차지한 부류를 보면 각 성의 서기/부서기가 당연직처럼 들어와 있어 가장 수가 많았고 그다음은 군부 인사들과 정법 계통이 많았다. 그리고 경제 분야와 기술 분야 인물들이 비슷한 수를 차지하고 있어 보인다.


분야별로 눈에 띄는 이름을 거명해 보면 외교 분야에서는 외교부장 왕이(王毅), 주미대사 친강(秦刚), 대외연락부 부장 刘建超 등이 보인다. 양제츠 위원은 예상대로 은퇴를 한 것이다. 정치국 위원으로 왕이 부장이 유일하니 왕이가 향후 중국의 외교 사령탑이 된 것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정법 분야에는 시주석에게 충성을 애걸복걸했다는 소문이 도는 최고법원장 저우창(周强)이 가장 눈에 뜨인다. 그리고 최고법원 부서기 허롱(贺荣)이 있다. 이 여성은 필자가 눈여겨보고 있는 인물이다. 허롱은 과거 덩샤오핑의 외손녀 사위이자 상하이방과 연합하여 안방 보험을 세운 우샤오후이의 재판이 있었을 때 아무도 감히 판사를 맡지 않으려 하자 본인이 맡아서 강력한 처벌을 한 사람이다. 그 후 산시성 기율위원회를 맡아 수많은 관료들을 처벌했고 1년 후에는 산시성 부서기가 됐다. 지금은 베이징으로 돌아와 최고법원 부서기를 맡고 있는데 이후가 기대된다. 공안부장 왕샤오홍(王小洪)은 시진핑 주석의 심복 중의 하나로 여러 곡절을 겪고 드디어 공안부장이 되는 데 성공한 사람이다. 중앙서기처에도 이름을 올려 명실상부한 시진핑 그룹의 핵심 인사라고 할 수 있다. 그 외 기율위 부서기 류진궈(刘金国), 기율위 부서기 천원칭(陈文清), 기율위 부서기 샤오페이(肖培) 등이 눈에 띈다.


경제 분야에는 경제 정책통인 허리펑(何立峰)을 필두로 금융통인 이후이만(易会满), 대외무역통인 위젠화(俞建华), 국제 금융통인 딩쉐동(丁学东), 상무부 부장 왕원타오(王文涛), 상무부 부부장 왕쇼우원(王受文) 등 고루고루 분야별 지도자들이 포진해 있다.


과학 및 군사 기술 영역은 최근 수년 동안 인물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분야이다. 마싱뤠이(马兴瑞) 신장 위구르 서기, 웬자쥔(袁家军) 저장 서기, 자연자원부 부장인 왕광화(王广华), 반도체 분야 과학자인 완리준(万立骏), 우주항공 전문가인 장칭웨이(张庆伟) 등 인물이 눈에 뜨인다. 특히 완리준같은 반도체 관련 과학자가 중앙위원으로 진입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없을 수 없다. 여기에 의료 방역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먀샤오웨이(马晓伟), 인터넷 및 정보 판공실 주임 광롱원(庄荣文) 등도 넣을 수 있겠다.


기타 각 성의 서기와 부서기가 60여 명을 차지하고 있다. 


7. 분석 의견

이번 중국 공산당 지도부 인사의 특징은 시진핑 일인 체제를 이룬 점이다. 이제 공청단파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모양이다. 또한 경제 인사 비중이 줄어들고 군사와 정법 인물들의 비중이 늘었다. 내부 통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경제 정책도 제재 극복과 독자 기술 개발에 중점이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중국 경기 전망은 밝을 수 없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어두운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전체적인 인사의 방향, 인사의 내용, 인물들의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시진핑 체제는 “전시 체제”를 가리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추측이 맞다면 중국은 향후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이념 및 선전전을 강화하고 외교전을 펼치며 대내적으로는 양안 통일을 위한 군사적 방안을 준비하고 기회를 보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원래 양안 전쟁 발생 시기를 2027년 정도로 보고 있었으나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제재가 강화됨에 따라 중국은 가능한 앞당겨 실행하려 할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한다. 미 국무장관 블링컨도 최근 필자와 유사한 견해를 표명한 적이 있다.


코로나 방역 정책도 유사 전시 체제로서 단기간 내에 완화하지 않고 군사적 상황과 연계하여 풀어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는 이제 베이징에 들어가지 못하고 천진에서 격리와 대기 등으로 28일째이다. 집을 나선 것이 2월인데… 필자는 집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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