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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Feb 06. 2023

중국의 정찰 기구 사건과 배경

최근 미국 상공에서 중국의 기구가 발견되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1월 28일 일류샨 열도 근처의 미국 영공에 진입했을 때 풍선과 탑재물을 처음 감지했다. 풍선은 1월 30일 캐나다 영공을 진입, 알래스카를 가로질러 아이다호 상공의 미국 영공에 다시 진입했다. 미 국방부 Pat Ryder 장군은 목요일 저녁 즉석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NORAD를 포함하여 계속해서 면밀히 추적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https://www.defense.gov/News/News-Stories/Article/Article/3287177/us-tracking-high-altitude-surveillance-balloon/

미국 상공의 기구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수요일 조치를 명령했지만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반대했다. 그 결과 민간의 피해를 고려하여 기구가 사우스 캐롤라이나 해안의 해상에 위치할 때까지 연기되었다.  버지니아주 랭글리 공군기지의 제1전투비행단 소속 F-22 랩터 전투기가 풍선을 향해 AIM-9X 사이드와인더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풍선은 약 47피트의 수심에서 해안에서 약 6마일 떨어져 떨어졌고 아무도 다 치지 않았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풍선 회수로 미국 분석가들이 민감한 중국 장비를 조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defense.gov/News/News-Stories/Article/Article/3288543/f-22-safely-shoots-down-chinese-spy-balloon-off-south-carolina-coast/


이 중국의 정찰 기구 사건은 꽤 떠들썩해져서 전 세계의 뉴스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조금 상세히 보도 내용들을 읽어 보면 실제 내용은 우리가 피상적으로 아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우선 미 국방부는 초기에 중국의 정찰 기구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수 차례 있어왔고 해당 기구가 정찰할 수 있는 내용은 첩보 위성의 수집 가능 내용 정도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반응을 보였다. 펜타곤은 풍선이 중국 스파이 풍선 함대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금요일에는 또 다른 중국 기구가 라틴 아메리카 상공을 날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때에도 중국이 세 개의 기구를 미국으로 날린 바 있었고 트럼프는 아무런 대응도 지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기구에는 버스 세 대 크기의 장비가 달려 있었다. 미 국방부는 기구에 동력 기능과 방향 통제 기능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런데 사건 초기의 국방부 발표 내용에는 미군이 기구의 기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는 정황도 있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토요일 격추된 기구는 5개 대륙을 비행하는 중국 스파이 풍선 함대의 일부라고 말했다. 즉,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며, 국가에 위협이 된다고 보지 않았고, 특별히 격추시켜야 할 필요는 없다고 미 군부는 판단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https://www.ftchinese.com/interactive/97376?topnav=china&exclusive


문제는 미국 사회에 알려진 것이다.

문제는 이 기구의 존재가 미국 사회에 알려진 것이다. 이 기구가 뉴스가 된 것은 몬타나 상공을 비행하던 여객기의 한 승객이 우연히 이 기구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며 시작되었다. 미국도 언론이나 정치인들의 대응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곧바로 미디어들이 이 사진과 함께 괴물체가 미국 상공에 떠 있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들이 파급되기 시작했다. 


정치인들이 하는 행동들도 다르지 않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를 이끄는 공화당원 마이크 로저스(Mike Rogers) 미 하원의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 국가안보 실패를 의회와 미국인들에게 숨기고자 했던 것이 분명하다"라고 비난했다. 그래서 격추시킬 수 없느냐고 채근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도 이 사건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한 데서 나왔을 것이라는 추측들도 보도되고 있다. 

https://www.reuters.com/world/us/biden-says-us-is-going-take-care-of-chinese-balloon-2023-02-04/


중국은 처음에는 기상용 기구라고 주장하며 고의가 아니라 사고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점차 중국의 의도가 미국의 핵 자산 등을 정찰하고 미국에 대한 잠재적 공격 행위로 언론에서 보도되기 시작하자 입장을 선회하여 자국의 민간 자산을 이미 미국에 수 차례 알리고 소통했음에도 불구하고 격추시킨 것에 대해 비난하는 외교부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https://www.sankei.com/article/20230205-URQJGHIBCZLYNL4UQFOMTGUFYA/?ownedutm_source=owned%20site&ownedutm_medium=referral&ownedutm_campaign=ranking&ownedutm_content=%E4%B8%AD%E5%9B%BD%E3%80%81%E6%B0%97%E7%90%83%E6%92%83%E5%A2%9C%E3%81%AB%E3%80%8C%E5%BC%B7%E7%83%88%E3%81%AA%E4%B8%8D%E6%BA%80%E3%81%A8%E6%8A%97%E8%AD%B0%E3%80%8D%E8%A1%A8%E6%98%8E%E3%80%80%E5%AF%BE%E6%8A%97%E6%8E%AA%E7%BD%AE%E3%82%82%E7%A4%BA%E5%94%86


필자가 보기에 가장 온당한 태도를 보인 것은 영국의 BBC이다. BBC는 중국이 정말 실수로 미국 영공으로 날아갈 수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미군의 말대로 이 기구가 동력 계통과 원격 통제 기능을 갖추고 있다면 발견된 후 코스를 바꾸어 미 영공을 이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대로 미국 영공을 비행했다는 것은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 만일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공중에서 표류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풍향의 크기가 방향을 조사해 보면 기구의 동선이 자연스러운지 아니면 인위적인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BBC는 먼저 기구의 고도를 다음 그림과 같이 설명하였다. 일반 민용 여객기의 비행 고도가 1만 2천 미터 정도, 그리고 전투기의 비행 고도가 2만 미터 정도이다. 그런데 이 고고도 기구의 높이는 2만 4천 미터에서 3만 7천 미터이다. 즉, 일반적인 대공 무기로는 쏘아 맞추기 어려운 높이이다. 그리고 이 고도를 대상으로 하는 대공 무기들은 고가이다. 만일 매번 기구가 날아올 때마다 고가의 미사일을 소모해야 한다면 중국은 수백 수천 개의 기구를 즐거운 마음으로 날리게 될 터이다. 

동시에 고장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구가 멀쩡한 것은 처음부터 고고도용으로 특수 제작된 것이라는 의미이다. 일반적인 기구는 10만 피트 정도에 이르면 몇 시간 내에 부서진다고 한다.  King's College London의 국방 연구원인 Marina Miron은 풍선은 지상에 있는 운영자가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다른 기류를 타고 다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 풍선을 올리고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 기수를 정찰 풍선 등으로 부르지 않고 '대기권 위성'이라고 부른다.


미군이 F-22를 출동시켜 사이드와인더를 사용하여 격추한 것은 가장 비용 합리적인 방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 호위기가 다수 동반 출격했고 급유기까지 동원되었어야 했다. 과연 효과적인 방법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일단 언론에 보도되고 야당이 국가 위기라고 소리 지르는 상황에서 바이든은 격추 명령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격추시킬 경우 수 km에 걸쳐 파편이 떨어지기 때문에 민간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명분으로 미 동부 해안으로 진입한 후 격추시켰다. 그 파편은 수집되고 있고 분석할 예정이다.


지정학자인 Brandon J Weichert는 이번 정찰 기구와 같은 이벤트가 더 흔하지 않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세계 질서가 우리 눈앞에서 탄생하고 있으며 중국은 국제 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상당한 힘을 사용할 것이라고 본다. 2025년까지 중국과의 전쟁 가능성에 대한 미군 지도자들의 최근 언급과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극단적인 지원이 현재 중국과의 위기를 촉발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극초음속 무기 기술에서 중국의 명백한 우위를 감안할 때 이 모든 관심 지점은 중국 정보 수집 임무의 목표였을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풍선이 북미 대륙 전체를 횡단한 후가 아니라 알류샨 열도 상공에서 격추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NOAA(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는 14,000미터(46,000피트) 이상의 기류를 분석하기 위한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기상학자인 Dan Satterfield는 이 모델을 사용하여  2월 1일 풍선의 위치가 발견된 몬타나에서 시작하여 기류 데이터에서 풍선의 가능한 비행 궤적이 중국 중부에서 시작되었음을 추론했다. BBC는 추적한 '대기권 위성'의 경로를 다음 그림과 같이 도시하였다.


미국은 이 중국의 정찰 대기권 위성의 존재를 알고 있어 지난 다른 동맹국들은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쥐트도이체 차이퉁(Süddeutsche Zeitung)의 조사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중국 스파이 풍선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으며 유사한 사건이 독일이나 유럽에서 발생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독일 정치가와 전문가들은 미국 핵미사일 기지 근처에서 중국의 첩보 기구를 발견한 데 충격을 받았다고 독일 텔레비전 방송국 Zündhez가 토요일 보도했다. 이 사건은 중국이 "더 이상 미국의 영공을 존중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외교 및 국방 부의장인 존 웨이드풀(John Wadepool)은 "경고 신호"를 언급하며 독일이 미국 모델에 따라 "국가 안보 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이 '대기권 위성'의 궤도를 보면 한국과 일본을 관통하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는 이 대기권 기구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까? 3월에 출간될 필자의 신저 '미중 전쟁과 한반도(가제)'에서 필자는 필리핀 상공에서 목격되는 고고도 비행선에 근거하여 남중국해에 다수의 중국 기구 정찰 시스템이 존재할 것이라는 추론을 전개한 바 있는데 이번 대기권 위성의 존재가 밝혀짐으로써 필자의 추론이 가능성이 높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보다 더 열린 사고와 out of box 사고를 하지 않으면 중국의 의도를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당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중국 기구 사건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하여 기구 사건 전 미중 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 보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지난 화요일 미국 국무장관 안토니 블링컨이 이달 5일과 6일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의 핵심이자 중미 관계의 핵심이며 정치적 기반의 기초는 중미 관계에서 극복할 수 없는 첫 번째 레드 라인이라고 발표했다. 즉, 목전 미중 간의 이슈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고 미국이 의심하고 있으며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하려 한다는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이 두 이슈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https://news.mingpao.com/pns/%e4%b8%ad%e5%9c%8b/article/20230202/s00013/1675275593669/%e7%99%bd%e5%ae%ae-%e5%b8%83%e6%9e%97%e8%82%af%e8%a8%aa%e8%8f%af%e5%95%86%e4%bf%84%e7%83%8f%e6%88%b0%e4%ba%8b-%e5%b0%8b%e9%87%8d%e5%95%9f%e8%bb%8d%e4%ba%8b%e6%b0%a3%e5%80%99%e4%ba%a4%e6%b5%81-%e5%ae%98%e5%aa%92%e8%a9%95%e8%ab%96-%e5%8f%b0%e7%81%a3%e5%b1%ac%e4%b8%ad%e7%be%8e%e7%ac%ac%e4%b8%80%e6%a2%9d%e7%b4%85%e7%b7%9a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러시아 세관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중국은 국제적 제재와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모스크바군 이 우크라이나 크렘린 전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관 기록에 따르면 중국 국영 방산업체는 항법 장비, 재밍 기술, 전투기 부품을 제재 대상인 러시아 정부 소유 방산업체에 운송하고 있다. 수출이 통제된 제품 중 상당수는 중국 외에도 여전히 터키와 아랍에미리트(UAE)와 같은 국가를 통과하고 있다. 

https://www.wsj.com/articles/china-aids-russias-war-in-ukraine-trade-data-shows-11675466360?mod=hp_lead_pos1


사실 미국의 국무장관은 취임 후 곧바로 동맹국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을 방문하여 양국 간의 현안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과 조율을 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중국의 양제츠 위원과 왕이 외교부장을 알래스카로 오라고 하여 불 같은 설전을 벌인 것이 시작이었고 그 후 지금까지 블링컨은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이는 확실히 미중 관계가 상당히 악화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랬던 블링컨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것은 이번 두 의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하지만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들은 블링컨 국무장관의 베이징 방문이 미중 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린양(林洋, Bonny Lin)은 이번 블링컨의 순방 중중국과 대화하는 주제에는 타이완, 동중국해, 남중국해, 러시아, 북한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린양의 분석에 따르면 구체적인 결과는 기대되지 않는다.  린양은 2025년에 무력을 사용하는 것(미 공군 기동사령부 사령관인 마이크 미니한 장군은 2025년에 전투가 벌어질 것이라는 직감이 있다면서 자신이 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은 하나의 가능성이며 무력 사용의 잠재적 위기와 위험은 확실히 증가하고 있고 전면적인 침략이 아니라 대규모 무력 사용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https://www.rfi.fr/cn/%E4%B8%AD%E5%9B%BD/20230201-%E5%8D%8E%E5%BA%9C%E6%99%BA%E5%BA%93%E7%A7%B0%E5%B8%83%E6%9E%97%E8%82%AF%E8%AE%BF%E5%8D%8E%E5%8C%97%E4%BA%AC%E4%BC%9A%E5%90%91%E7%BE%8E%E5%9B%BD%E5%AF%BB%E6%B1%82%E5%AF%B9%E5%8F%B0%E6%B9%BE%E9%97%AE%E9%A2%98%E7%9A%84-%E5%86%8D%E4%BF%9D%E8%AF%81


미중 간의 군사적 긴장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필리핀에 미군 기지를 확보했고 해병대를 대국 간 전면전을 대비하는 태세로 전환한다는 결정도 내렸다. 모두 중국과의 일전을 가상한 일련의 행동들이다. 여기에 새로 하원 의장이 된 매카시 의원이 타이완을 방문하겠다고 선언하여 전임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이러 새로운 파장이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번즈 국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성과로 인해 지금은 좀 더 냉정해질 수 있지만 대만에 대한 시진핑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조지타운대에서 열린 외교정책 행사에서 번스는 시진핑 주석이 미국 정보에 근거해 중국 군에 2027년까지 대만 침공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파트너십에 대한 베이징과 모스크바의 약속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https://www.zaobao.com.sg/realtime/world/story20230203-1359246


이러한 상황은 미중 관계가 심각한 갈등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 갈등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필자가 볼 때 가장 큰 흐름은 시간이라는 요소의 영향이 뒤바뀐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타이완을 자주 침범하며 군사적 위협 행동을 해 왔다. 그것은 타이완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쌓게 하고 동시에 중국에게 결국은 이길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끼게 하여 전의를 상실하고 통일을 기정 사실화하는 효과가 그 첫 번째이다. 


중국의 군사 시위에 맞서 미국도 자유의 항행 작전 등으로 동시에 맞불을 놓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군사 시위보다 미국의 군사 시위가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중국은 가까운 양안 해협에서 적은 비용으로 군사 시위를 하고 미군은 적어도 일본의 카데나나 괌에서 와야 하니 훨씬 비용이 더 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게 기술 제재를 전면적으로 확대하면서 양상은 바뀌었다. 중국은 반도체부터 시작하여 공급망 전체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낙후해갈 국면에 처했다. 이와 동시에 미국은 중국에게 "경쟁은 하지만 충돌은 하지 말자"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정말 난감한 국면일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상황은 또 달라졌다. 러시아의 일방적 승리로 예상되었던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가 예상외의 분전을 보이면서 서방은 강력한 지원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러시아가 패퇴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제 러시아가 전열을 정비하고 초기의 적을 가볍게 보는 모습 없이 진지하게 전쟁을 하면서 이제 또 다른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는 필연적으로 유럽 국가들의 부담을 늘리고 경제적 피해 규모는 눈덩이 굴리듯이 커질 전망이다. 


그래서 지금 상황은 시간이 미중 양쪽 모두에게 유리하지 않은 혼란스러운 것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블링컨이 중국을 방문하여 협의를 하려는 큰 맥락으로 생각된다. 대기권 위성 사건은 이런 큰 맥락의 진행에 비하면 소소한(?) 문제이다. 우리는 보다 큰 시야로 미중 관계, 대중 관계를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필자 같은 경우 시진핑 주석이 왕후닝에게 일국양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이념, 전략을 수립하게 했다는 보도는 이런 대기권 위성 사건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 보도에 대해 주의하는 언론은 거의 없다. 여러분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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