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는 전월 대비 0.4% 포인트 하락한 49.0%를 기록하며 제조업 체감경기가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형 기업의 PMI는 전월 대비 0.5% 포인트 하락한 50.0%로 기준점에 위치했고, 중형 기업과 소형 기업의 PMI는 각각 전월 대비 0.1% 포인트, 0.5% 포인트 하락한 48.7%, 47.3%로 모두 기준점보다 낮았다. 즉 기업의 규모에 관계없이 전면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9월에 한번 50.2%로 간신히 임계치를 넘긴 것 외에는 4월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제조 기업들의 도산이 이어지고 있고 광둥과 같은 수출 위주의 제조 기업들은 줄도산을 하고 있다는 말들이 SNS를 통해 돌고 있다. 한마디로 2024년 1월에도 중국의 제조 경기는 나쁠 것이며 따라서 수출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분류 지수를 보면 제조업 PMI를 구성하는 5가지 분류 지수 중 생산 지수가 임계치를 약간 상회했고, 너머지 지표는 모두 임계치를 하회했다. 신규 오더 지수가 상승하지 않는 국면에서 생산 지수가 상승하는 것은 완제품 재고가 많아지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생산 지수는 50.2%로 전월 대비 0.5% 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기준점보다 높아 제조업 생산 확대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물론 중국의 통계라는 점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불과 50.2%라는 수치가 과연 지수의 상승을 정말로 나타내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아무튼 중국 통계국이 말하는 것처럼 완연한 상승세로는 보이지 않는다.
신규 오더 지수는 전월 대비 0.7% 포인트 하락한 48.7%로 제조업 시장의 수요 감소를 나타냈다. 사실 2023년 내내 신규 오더 지수는 힘을 못 춘 반면 상대적으로 생산 지수가 높았기 때문에 국유 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요 보다 더 과잉 생산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아래 표를 보면 수출 오더 지수가 하강하고 있고 수입 지수도 하강하고 있으며 구매량도 하강하고 있고 완성품 재고 지수도 하락하고 있다. 이는 모순된 결과이다. 합리적인 설명은 생산 오더 지수가 사실은 임계치 아래로 하락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2023년 내내 중국 제조 기업들의 도산과 외국 기업들의 철수 소식이 이어졌다.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내수가 부진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다른 지수들의 동향을 볼 때 생산 지수가 상승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수입 지수의 하락과 구매량 지수의 하강은 만일 원자재의 증가 속도가 생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전제로 설명될 수 있다. 하지만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한 상태에서 원자재 공급이 생산 속도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 아무튼 원자재 재고 지수는 47.7%로 전월 대비 0.3% 포인트 하락해 제조업 부문의 주요 원자재 재고가 감소했음을 나타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제조업 종업원 지수는 47.9%로 전월 대비 0.2% 포인트 하락하여 제조업의 노동 심리가 위축되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제 중국의 고용 상황의 심각성은 어떤 것으로도 숨길 수 없는 상태다. 중국의 고용 상태는 지금 최악이며 또 지속적으로 현재진형행으로 악화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과는 독립적으로 자체 PMI를 조사하는 CAIXIN은 중국 12월 PMI를 50.8%로 발표했다. 국가통계국의 49.0%와는 제법 차이가 있다. 그런데 CAIXIN의 이번 보도는 매우 짧고 사실상 해설이 없었다. 필자의 과민한 생각일지 모르겠으나 CAIXIN의 편집인 후스리(胡舒立)가 중국 국가안전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는 인터넷상 SNS를 통해 돌아다니는 소문이다. 최근 CAIXIN의 PMI 보도에 혹시라도 영향을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중국의 많은 일들은 지나고 나야 알 수 있고 오래 관찰해야 이해할 수 있다. 필자가 중국의 PMI 해설을 지속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비제조업 PMI는 50.4%로 전월 대비 0.2% 포인트 상승하였다. 지난 5, 6 개월 동안 비록 임계치 위라고는 하나 간신히 넘는 상태를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는 건설 영역 지수는 56.9%로 전월 대비 1.9% 포인트 상승했고, 서비스업 업황지수는 49.3%로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산업별로 보면 우편, 통신, 라디오, 텔레비전 방송 및 위성 전송 서비스, 통화 및 금융 서비스, 보험 및 기타 산업의 기업 활동 지수는 55.0 % 이상의 구간에 있으며, 수상 운송, 자본 시장 서비스, 부동산 및 기타 산업의 기업 활동 지수는 임계점보다 낮았다. 물론 부동산이 큰 문제인 것은 말할 나위 없다.
알리바바에는 부동산 경매 사이트가 있다. 2023년 알리바바에 경매 물건으로 나온 주택은 5백만 채가 넘는다. 낙찰이 되지 않아 대부분 당초 가격의 60%선까지 내려와 있는 상태라고 한다. 이제 부동산 기업은 민영 기업뿐만 아니라 국유 기업도 무너지고 있다. 필자가 살고 있는 베이징에는 진마오(金茂) 빌딩이라는 유명한 고층 빌딩이 있다. 역사 깊은 국유 부동산 기업인데 이 진마오(金茂) 그룹도 감원을 한다고 한다. 그 규모가 대체로 두 사람 중 하나가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중국에 이런 날이 온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는다.
비제조 분야 신규 오더 지수는 47.5%로 전월보다 0.3% 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임계치를 한참 하회하고 있다. 5월 이래 지속적으로 임계치 아래이니 오더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영역별로는 건설 영역 신규 수주 지수가 50.6%로 전월 대비 2.0% 포인트 상승했고, 서비스 영역 신규 오다 지수는 47.0%로 전월 대비 0.1% 포인트 상승했지만 임계치보다 상당 수준 아래이다. 건설 영역이 이제까지 중국 정부의 정책에 의해 지수가 유지되었던 것을 고려하고 그 데이터가 상당히 놓았던 것을 고려하면 지금의 데이터 숫자는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투입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0.2% 포인트 하락한 49.6%로, 비제조업이 경영 활동에 사용하는 투입가격 수준이 전반적으로 하락했음을 나타냈다. 영역 별로는 건설 영역의 투입 가격 지수는 51.4%로 전월 대비 1.7% 포인트 하락했지만 임계치를 상회했고, 서비스 영역의 투입 가격 지수는 49.3%로 전월 대비 0.1% 포인트 상승했다. 판매 가격 지수는 49.3%로 전월 대비 1.0% 포인트 상승했지만 역시 임계치 아래이다. 영역 별로는 건설 영역 판매가격 지수는 51.7%로 전월 대비 0.4% 포인트 상승했고, 서비스 영역 판매 가격 지수는 48.9%로 전월 대비 1.2% 포인트 상승했지만 역시 임계치 아래이다. 그러므로 대체로 디플레이션이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투입품 가격이 상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추세는 2024년에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종업원 지수는 47.1%로 임계치 아래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월 대비 0.2% 포인트 상승한 것이 위안이 되는 정도이다. 영역 별로는 건설 영역 종업원 지수가 51.7%로 전월 대비 3.5% 포인트 상승했고, 서비스 영역 종업 지수는 46.3%로 전월 대비 0.4% 포인트나 하락했다. 실로 이 실업 문제는 이제 중국 사회 전체에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수준에 도달하였다.
중국인들의 직업 중 가장 인구 비중이 큰 직업들에 대해 중국 SNS에 돌아다니는 정보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번역해 보면 배달원이 8400만, 공사 인부 8180만, 교사 1880만, 공무원 8백여만, 외판원 738만, 간호사 520만, 의사 428만, 은행원 약 4백만, 택시 기사 약 280만, 청소부 200여만, 철도원 200여만, 경찰 약 200여만, 도시관리원(城管) 약 160만, 통신사 직원 약 100만, 버스 기사 약 1백만, 주유소 관련 직원 약 90만, 우체국 직원 90여만, 전력 직원 90여만, 담배 관련 직원 50여만, 변호사 50여만이다. 2923년 10월 기준 한국의 취업자 수는 2876만 4천 명이었으니 중국에서는 우리나라 총 취업자 수의 두 배 반 정도가 배달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직업들의 합계는 약 2억 2천으로 중국 전체 인구의 약 15.8%에 달한다.
이들은 모두 소위 저 부가가치 직업에 속한다. 1위 직업군인 배달업의 경우 최근에는 대졸자는 물론 석박사들조차 참여하고 있다. 중국의 SNS에는 가끔 명문대 박사 학위 소지자가 배달을 하는 모습을 업로드하곤 한다. 필자도 자주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데 배달원들이 다양하다. 이전에는 전문 택배원들이 왔지만 이제는 이 직업을 가진 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자주 온다. 그리고 때로는 젊은 아가씨들도 배달을 하고 있다. 이 실업 문제는 너무나 큰 이슈이기 때문에 이제 이 PMI 해설에서 다룰 수준을 넘어섰다. 또 다른 기회, 다른 지면에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신규 수출 오더를 보면 드디어 50.9%로 임계치를 넘어섰다. 그러나 온 핸드 오더 지수나 재고 지수 등이 모두 임계치 아래인 것을 고려할 때 신규 오더 지수가 향후 수개월 양호한 데이터를 보여야 낙관적 해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종합하여 중국의 2023년 12월 종합 PMI는 50.3%로 나타났다. 그리고 국가통계국은 여기에 단 한 마디의 해설도 더 붙이지 않았다. 이 그래프는 2023년도 중국 PMI를 나타내는 것이며 동시에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PMI가 임계치를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낙관적 전망을 하게 하는 것이지만 중국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침체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고도 할 수 있다. 필자로서는 억측을 할 수 없다. 더구나 지금은 중국 정부가 중국의 경기 전망을 비관적으로 해설하는 행위를 반간첩법으로 다루겠다고 선언하고 있는 시기이다.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100% 명확하지 않고서는 함부로 중국 경제 전망을 단언하기 어렵다. 그러나 서울의 봄이 1천만 관객을 넘고 있는 것을 보면 대부분의 독자 여러분들은 판단을 하실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