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철 Aug 04. 2024

저우쥔즈가 전하는 3중전회 후의 세제 개혁

의미심장하다. 신질생산력과 만난다.

저우쥔즈(周君芝)는 필자가 별로 접하지 못한 이코노미스트이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음성을 접하게 되었는데 몇 가지 특징이 있었다. 목소리는 전형적인 중국 대륙의 워킹 우먼의 그것이다. 둘쨰는 상당히 직설적으로 거침없이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아마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기탄없이 이야기하는 자리였던 것 같고 그중 한 사람이 녹음한 내용이 전해진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에는 이렇게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강연, 강좌, 포럼 등이 많이 있다. 특히 저명 대학에서 진행되는 강좌는 교수들, 졸업생등, 재학생들이 함께 참가하여 진행되는데 매우 흥미진진하거니와 중국 내부의 이야기를 필터를 거치지 않고 들을 수 있다는 매우 큰 장점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1YNN3xkUE8&list=WL&index=3


저우쥔즈는 중신건설투자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이다. 중국의 부동산 회사의 이코노미스트들 중에 무시무시한 인물들이 제법 많다. 아마 가장 유명한 사람은 지금 망한 에버그란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런저핑(任泽平)일 것이다. 당시 연봉을 우리 돈으로 수백억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부동산 회사의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갑자기 무역 전쟁을 걸어왔을 때 중국의 GDP 성장률을 적중시켜 유명해지기도 하였다. 즉 중국의 이런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론과 실제를 같이 갖춘 사람들로서 논문을 쓰는 사람들이 아니라 현실 경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런저핑과 저우쥔즈


저우윈즈는 과거 리만 브라더스 사태 당시 외국 금융 기관들이 중국 지방 정부의 채무를 약 20조 위안 정도로 추정했다고 회고하는 것으로 칭화대 사회치리연구원 (清华社会治理研究院) 강좌를 시작했다. 그리고 2013년 경에 와서 다들 돈 벌기가 너무 어렵다고 불평하기 시작했는데 당시의 문제는 생산 용량 과다였다. 그래서 2014년 세재 개혁 이슈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긔리고는 저우윈즈는 지방 정부의 채무, 과다 생산 용량, 그리고 세제가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한다.


중국의 대부분의 지방 정부들은 기업 유치를 위해 매우 노력한다. 기업 소득세나 기타 여러 세금들을 감면해 주고 기타 지방세 등도 많은 감면을 해 준다. 지방 정부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기업의 생산 공장이 들어서는 것이다. 왜냐하면 일단 생산을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증치세(한국의 부가가치세)의 징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증치세는 17%가 표준이니 이만저만 큰 액수가 아니다. 지방 정부는 증치세의 50% 정도를 가져간다. 다른 모든 세수를 더핵도 이 증치세와 비교할 수 없다.


이런 연고로 지방 정부들은 대량 생산을 하는 중후 장대형 산업을 선호하게 된다. 그 결과 중국에서 자동차 산업을 해당 지방의 전략 주요 산업으로 선정하고 있는 곳이 20군데가 넘는다. 저우윈즈는 이런 결과는 황당하다고 단언한다. 부동산은 어느 지역이든 필요한 산업이지만 자동차의 경우 3~4개 성에서 지주 산업으로 선정하는 정도가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현행 제도 하에서는 생산이 많아야 해당 지방 정부의 세수가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필자는 여러 지방 정부 초상국(招商局)으로부터 회사를 설립해 달라거나 회사를 인도해 들어와 달라거나 하는 부탁을 많이 받았었다. 한 마디로 지방 정부는 국영 또는 민간, 나아가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전 조직이 영업에 협조한다. 그 치열함은 겪어본 사람들은 모두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저우윈즈에 의하면 GDP 경쟁을 하고 자기 지역의 산업과 경제를 육성해야 하는 모든 지방 정부가 같은 입장에 있다 보니 결과적으로 중국 전체 산업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그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개혁개방의 수혜 지역은 바다를 끼고 있는 연안 개방 도시로부터 시작되었다. 자연스럽게 중국에 진출하는 외국 기업들은 항구 등 물류 조건이 좋고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 푸저우 등으로 잡중 되었고 따라서 베이징, 상하이, 선전, 장쑤, 저장 등의 지방 정부가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중부 내륙 지역의 지방 정부들이 이들 동부 지역에서 성공하고 있는 산업들을 유치하려 애를 쓴다. 이미 상당한 외국 기업들과 국내 기업들이 정착한 동부 지역에서는 아쉬운 것이 적기 때문에 이들 기업들에 대한 각종 혜택이 점자 사라진다. 그래서 이들 중부 지역의 지방 정부들이 혜택을 제공하며 기업 유치에 나서는 것이다. 중부 지역 지방 정부들이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자원, 즉 돈은 중앙 정부에서 제공받는 돈이다. 전체 정부 예산 중 지방 정부 예산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예산 구조에서 중앙 정부가 지방 정부에 지원하는 돈은 사실상 일부 부유한 지방 정부에서 받은 것이고 이들이 바로 동부 연안 지역 지방 정부들이다. 결과적으로 중부 지역 지방 정부들은 동부 지역 정부의 돈으로 동부에 진출했거나 하려 하는 기업들을 유치하는 것이다.


중부 지역이 성과를 올리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서부 깊숙한 지역의 지방 정부들도 똑같은 방식으로  기업을 유치한다. 이런 연쇄적 상황을 저우윈즈는 전체 중국 국가 시각에서는 과다 투자와 산업 효율성 저하라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보는 것이다. 쉽게 말해 물류가 좋고 시장이 가까운 동부 지역보다 조건이 열악한 중부나 서부 지역에서 동부 지역보다 효율이 높은 산업이 만들어지기는 환경상 어렵다는 것이다. 효율이 좋은 조건에 있는 동부 지역 기업을 중부나 서부로 유치하면 해당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고 결과는 저효율 산업이 되는 악순환이다. 그래서 현재 중국에 나타나고 있는 상황은 성격상 2013년에 회자되던 산업 과다 생산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기적절한 산업 정책이 시행되지 않았고 2012년 실시된 금융 자유화 정책은 지방 정부와 기업들에게 어려운 정부 예산 지원 대신 손쉬운 금융 레버리지를 이용하게 하여 과다한 레버리지가 보편화되는 현상을 초래하였다. 오늘날 부동산 상황은 바로 이 시기 시작된 금융 자유화 정책에 그 근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3중전회의 발표에 따르면 생산 시스템에 관련된 세금은 중앙이 전면 회수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설립되기 전인 80년대와 유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저우윈즈는 현행 5:5로 중앙과 지방이 나누는 증치세는 앞으로 6:4, 7:3, 심지어 8:2 이런 식으로 중앙이 가져가는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결국은 완전히 중앙 정부에서 가져가게 될 것이라는 추측이다. 그에 의하면 시진핑 지도부는 이렇게 해서 모두들 양적 팽창을 도모하여 자신의 부를 늘리려 하는 방식에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 앞으로 산업 자원을 투입함에 있어 중앙에서 국가 전체의 시각을 기반으로 요소와 환경이 유망한 위주로 하게 것이다. 


결과적으로 세수를 빼앗기게 되는 지방 정부들에 대해서는 중앙이 새로운 세원을 제공한다. 바로 지금 중국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소비세 도입 같은 것이다. 필자의 생각에 이 소비세는 증치세와는 다른 새로 만들어지는 세제로 보인다. 바이두의 해설 중 소비세는 특정 소비재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일반 증치세를 기반으로 일부 소비재에 부과된다고 하였다.  상품 구조를 규제하고 소비의 방향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으니 아마도 사치품이나 중국 정부가 권장하지 않는 제품에 대해 부과될 것으로 추측된다. 예를 들면 기존 화석 원료 자동차나 사치품 등에 이런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https://baike.baidu.com/item/%E6%B6%88%E8%B4%B9%E7%A8%8E/89975?fr=ge_ala

이러한 새로운 정책은 그동안 중앙에서는 수 차례 시도하려 해 왔으나 다양한 이익 집단에 의하며 추진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중국 공산당 일당 전제 정치이기 때문에 중앙에서 하고 싶은 일은 거침없이 집행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도 갈등과 모순이 있어 그렇게 한 사람이 결정하면 모든 이가 따르면 북한식 사회주의와는 다르다는 것을 아셨으면 한다. 아무튼 중앙은 이전부터 정책 의지는 있었지만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시행에 나선 것이다. 


이후 지방 정부의 주요 세수 원천이 소비세와 기업 소득세가 된다면 지방 정부의 행동 패턴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그간 지방 정부들 간의 경쟁은 규모의 경쟁이었다. GDP가 얼마냐? 세수가 얼마냐? 취업 인구가 얼마냐? 등등이다. 저우윈즈는 이제 세수 개혁이 이루어지면 지방 정부들이 이런 양의 경쟁이 아니라 소비세를 얻기 위한 경쟁, 즉 인민들의 사회 보장을 강화하여 인민들이 마음 놓고 소비에 나설 수 있게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사회 보험, 의료 보험 등이 잘 되면 사람들은 안심하게 되어 소비를 하게 된다는 그런 전망인 것이다. 지방 정부의 정책 노력의 중점을 생산, 공급 측의 확대가 아닌 소비, 수요 측의 확대로 바꾸라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기업 소득세를 기업 유치를 위해 포기하는 관행을 버리고 기업 소득세를 중시하는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한다. 또한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을 유치하고 육성하여 그들이 고부가가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높은 수익성을 달성하게 되면 지방 정부의 기업 소득세 세수는 증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 정부의 정책은 응당 이렇게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소득세 감면보다는 이런 스타트업에 지방 정부가 직간접으로 투자를 하여 생산 단계에서의 세수를 기대하는 것보다 자본 계정에서의 수익을 기대하면 어떠냐는 제언을 하기도 한다.(여기서 허페이 모드를 사례로 들었는데 다소 논란이 있는 이슈여서 여기서는 소개하지 않겠다)


저우윈즈는 중국 기업가들, 특히 지난 20년간 수혜를 입은 기업가들이 저가 대량 생산 판매가 사업 방식으로 고착화된 것을 비판한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과잉 생산을 하게 되었고 높은 점유율이 있으니 만큼 상당 정도의 가격 결정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레 저가로 공급하는 상관습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개념은 과거 지방 정부가 대량 생산하는 기업을 유치만 하면 된다는 사고와 맞물려 지금의 상황을 초래했다고 본다.


그래서 세제 개혁의 방향은 지방 정부가 더 이상 대량 생산 기업을 유치하거나 기업의 대량 생산을 유도하지 않도록 되어야 하며 따라서 증치세를 중앙으로 돌리는 안이나 소비세 내지 기업 소득세를 지방 정부의 주 세우원으로 만든 정책이 도입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지방 정부는 물론 기업들도 대'량' 생산 판매가 아닌 '질적생산력'을 추구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저우윈즈의 세제 개혁 방향 설명이 시진핑의 '신질생산력(新质生产力)'와 만난다! 결국 중국 정부의 새로운 전략 방향은 기존의 '양적 생산력'에서 '질적 생산력'으로 변화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과학 기술 혁신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동시에 양적 생산하는 구형 산업들을 모대시켜 나가는 것이다. 모든 것이 이렇게 국가 전략 상위 목표 아래 유기적으로 설명된다.


저우윈즈는 2014년 시행되었어야 했던 정책이 이제야 시행의 기회를 잡았다며 희망찬 중국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저우윈즈가 소개하는 이 정책들은 다소 이상적이다. 심하게 말하면 자칫 탁상행정이 될 수 있다. 혁신을 하지 싫은 국가나 기업은 없다. 당위성을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이 많아서 안 한다. 혁신은 계획을 세워 요소 자원을 투입하면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중국 공산당 내에도 꽤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3중전회가 이렇게 늦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이제 15차 계획의 수림에 들어가야 하는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그전에 4중전회와 5중전회도 치러야 한다. 아직 중국의 경제 정책은 구체적인 단계까지는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급박하게 노선 투쟁과 합의 프로세스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그만큼 목전의 중국이 불안정하다는 의미도 된다. 우리도 중국의 정책 방향의 동향에 주의하며 우리의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