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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woong Aug 05. 2016

인터페이스 연대기 <5장_2>

메타 미디어로서의 컴퓨터

앨런 케이는 유타대학 컴퓨터공학과의 데이브 에반스 밑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 그는 기존의 컴퓨터 개념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고, 마셜 매클루언의 열렬한 독자였던 케이는 <미디어의 이해>의 강력한 영향 아래 '메타 미디어'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컴퓨터는 논리적 연산을 위한 장치인데, 이 기능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기존의 시청각 미디어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하지만 메타 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컴퓨터는 그저 기존의 아날로그 미디어 디지털 방식을 복제하는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서 사운드, 텍스트의 독창적인 결합으로 새로운 미디어를 창조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메타 미디어의 잠재력에 관심 있던 케이는 인간과 컴퓨터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통의 상징체계에 주목했다. 이는 릭 라이더와 엥겔바트가 인간의 컴퓨터의 공진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지적한 것이기도 했다. 그들은 '중간계' 언어가 존재한다면, 컴퓨터는 인간의 사고의 확장을 돕는 강력한 보조기관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물론 당시에도 인간이 컴퓨터와 소통하던 언어는 존재했다. 그러나 인간의 자연언어와 전혀 호환되지 않는 컴퓨터의 기계 언어였으며,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컴퓨터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습득해가는 과정을 고안할 수는 없는 것일까? 인간이 모국어를 배워가듯이 프로그래밍 언어를 체득할 수는 없는 것일까? 


케이는 '리액티브' 엔진'이라는 개인용 컴퓨터를 제안하면서, 절차적 프로그래밍 언어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언어를 실험하였다. 케이는 학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세포의 조직화 방식에 착안해, 절차적 언어의 대안으로 "메시지-행위-시스템"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제안하였다.


케이의 메시지-행위-시스템은 '행위'라는 자율적 단위로 구성되는데, 그것은 자체의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정의하고 다른 행위와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이 행위들은 절차나 위계적 질서를 거치지 않고,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특정 프로그램을 시뮬레이션한다.


그러나 이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초기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그 이유를 케이 스스로 진단한 실패의 원인은 간단했다. 인간-컴퓨터 인터랙션에 대한 이해가 "마치 부엌에서 아무 재료나 가지고 애플파이를 구우려는" 초보적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케이는 유타 대학을 졸업하고, 제록스 팔로알토 연구소로 자리르 옮겨 메시지-행위 시스템을 더욱 정교화해 객체지향적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면서, '스몰토크'라는 프로그래밍 언어의 개발에 돌입했다. 

당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부분의 연구에 돌파구를 제공해준 것은 1967년부터 MIT의 인공지능 연구소에서 시모어 패퍼트가 진행한 LOGO 언어 프로젝트였다. 어린이의 학습과정에 컴퓨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던 이 프로젝트는 두 가지 은유를 전제하고 있었다. 먼저 컴퓨터는 어린이에게 연필과 같은 것이어 한다. 그리고 "수학나라"로서의 컴퓨터 환경이었다.


패퍼트는 컴퓨터가 어린이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 화경이 갖춰진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프랑스 교육심리학자 장 피아제의 가르침에 따라, 어린이의 자율적인 학습 활동을 돕는 기계 친구로 컴퓨터 환경을 구성했다. 그것이 '터틀'이라는 그림 그리는 로봇이었다.  얼마 동안은 그저 원격 조정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것에 그쳤으나,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간단한 수학 공식을 활용해 LOGO언어로 프로그램을 짜서 터틀에게 도형 그림을 그리도록 지시했다. 어린이들은 터틀을 매개로 컴퓨터와 정서적 관계를 강화하면서, 수학의 논리와도 친숙해질 수 있었다.




참고

http://m.blog.naver.com/linigy/80001858766

http://cluster1.cafe.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11luP&fldid=EBeb&datanum=28&openArticle=true&docid=11luP%7CEBeb%7C28%7C20051115173337&q=3%C2%F7%BF%F8%B1%D7%B7%A1%C7%C8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Gulu&articleno=5842802&categoryId=8552®dt=201009171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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