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승선하기 이전은 조용하지 않다. 이탈리아에서 새로운 배가 출항한다. 이탈리아부터 중동, 동남아를 거쳐 아시아로 오는 배이다. 승객들은 최대 5000명이 승선가능하고 현재 코스타 크루즈에서는 가장 큰 크루즈선이라고 볼 수 있다. 첫번째 네오로만티카 하선을 하기 전 6개월간의 긴 휴가를 보내는 대신에 이탈리아에서 출항하는 코스타 '베네치아'의 승선을 약속받았다.
긴긴 휴가를 무직으로 보내며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의 승선을 꿈꿔왔다. 그런데 바로 한달전,
"귀하의 승선일과 승선지 그리고 승선하는 배가 변경되었습니다."
역시 지나가는 배 잡아서 타기 너무나도 힘들다.
>> 코스타 네오로만티카 다시 승선
나의 바뀐 스케줄은 코스타 네오 로만티카 다시 승선. 같은 배로 오래 기다린 보람 없이 승선했다. 사실 승선하면서 설렘도 없었다. 그래도 나름 두번째라 승선일에 해야하는 일들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위치나 캐빈 역시 너무나도 익숙해 전혀 헤메지도 않았다. 하지만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어선 안된다고 작지만 소중한 기회들이 여러번 찾아왔다.
>> 승선 그리고 승진
이젠 더 이상 어시스턴트가 아니다. 잘 모르지만 잘 끝낸 첫 번째 컨트랙과 나름대로 빠른시간 적응해가는 나는 승진을 했다. 이제 난 더 이상 어시스턴트가 아니라 내 스테이션을 책임지는 포지션이 되었다.
>> 오피스 일도 있어. 해볼래?
솔직히 고민했다. 이제 스테이션에서 일한지도 얼마되지 않아 일이 손에 익어가는 맛에 하루가 너무나도 빨리가는 찰나 오피스 일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혼자 일하는 오피스. 크루들이랑 멀어지지 않을까? 아 그리고 아마 인센티브도 적을텐데... 하는 고민 끝에 그래도 새로운 일에 도전했다. 그런데 참 이건 정말 다른 세상이었다.
>> 여전히 한국인들이 승선하는 정겨운 배
한국인들을 한 번 상대해봤다고 여러 노하우들이 생겼다. 그리고 일에대해 여우가 생긴만큼 손님들이게 대하는 자세도 좀 더 편해졌다. 그리고 몇개월 사이로 다시 마주하는 가이드님들은 이미 나를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가족같은 분들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날, 호텔 부서를 책임지고 있는 '호텔 디렉터'오피스에서 나를 불렀다. 무슨일이길래 나를?
나의 두번째 컨트랙은 같은배이지만, 같은배라서 오히려 더 이득이 되었던 해가 아닌가 싶다. 한단계씩 성장해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서, 오피스 일을 하면서도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오피스라고 절대 하나도 지루하지 않는 나의 이야기는 다음장을 통해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