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로롱 Dec 25. 2021

같은 경기장, 다른 게임

 2021년 12월 11일 대구에서 2021년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이 열렸다. 이 경기에서 대구FC는 전남드래곤즈에 3:4로 졌다. 결승 1, 2차전 합계 4:4였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전남드래곤즈가 우승을 했다. 올해 대구FC는 K1리그에서 3위의 성적을 거두었고 전남드래곤즈은 K2리그에서 4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지난 1차전에서 대구FC는 전남드래곤즈를 1:0으로 이겨서 2차전에서는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할 수 있었다. 1차전에서 1:0으로 이긴 데다 올해 성적을 감안하면 대구FC의 우승 가능성이 높았다. 경기는 전체 7골이 나올 만큼 기쁨과 탄식이 교차했다.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대구FC가 우승 가능성이  많았지만 역시 경기는 끝나야 결과를 알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운동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규칙에 따라 경기를 한다. 그래서 비슷한 실력을 갖고 있다면 누구나 상대팀이나 선수를 이길 수 있다. 이런 점이 운동 경기의 최대 매력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음에도 사람들이 '나도 이길 수 있다.'라고 착각하는 세계가 있다. 바로 투자의 세계다. '돈의 심리학'의 저자 모건 하우절은 부동산이나 주식에 대해 '자산에는 단일한 합리적 가격이 있다는 생각이야말로 악의는 없지만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는 생각'이라고 지적한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는 가격의 오르내림을 보고 매수와 매도 결정을 한다. 매도인의 입장에서는 그 시점에서 최고의 가격에서 매도를 하지만 매수하는 입장에서는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추측하여 지금 가격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매수를 한다. 누군가에게는 말도 안 되는 가격이 다른 사람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인 것이다. 이는  투자자 사이에 서로 다른 목표와 시간 계획, 정보력을 가지고 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소비에서도 마찬가지다. 같은 자동차, 주택, 옷, 휴가를 쓸 수는 있겠지만 그 소비의 목표와 계획, 전체 자산의 규모는 나와는 다르다. 자신의 경제적 독립을 위해 중요한 것은 나의 게임이 무엇인지 나의 목표와 계획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다른 사람의 목표와 계획에 내가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투자와 저축, 소비를 해야 경제적 독립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살아간다는 것도 그럴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같은 교육 과정에서 비슷한 교육을 받고 비슷한 직장에 다니고 비슷한 사업을 한다고 해서 그들의 삶과 소비를 따라 할 필요가 없다. 다른 사람의 지위와 명예, 부와 소비는 나의 것이 아니다. 방송이나 신문에서 주식 투자나 가상 화폐 투자를 해서 몇 십억, 몇 백억을 벌었다는 뉴스를 자주 본다. '영끌 투자', '빚투'라는 말도 많이 회자된다. 다른 사람들이 몇 십억, 몇 백억 수익을 벌었다는 소식에 영혼까지 바쳐서, 빚을 내서라도 다른 사람을 따라 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벌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삶 속에 자신의 목표와 계획은 무엇인지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영혼까지 바쳐서 영혼 없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닌지, 빚을 내어 쓰다 보니 빚에 쫓기는 신세가 되지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같은 장소에서 살고 있지만 나와는 다른 삶의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다른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주인이 되어 자신의 영혼과 삶의 목표와 계획을 지키면서 살아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Si vales bene, valeo.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