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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 Jul 01. 2020

믿음

자일 하나로 연결된 Rock Climbing에서 가장 중요한 것

20대에 처음 만나 "믿음"으로 맺어진 대학 산악회 선후배가 다시 만났다. 그간 만나온 사람들도 있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있다. 50년대 학번 선배들부터 2000년대 학번 후배들까지 한꺼번에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함께 캠퍼스와 산을 누비던 학번들끼리 그룹을 나누어 빈번한 연락을 취하며 지낸다.


내가 속한 그룹은 4그룹인데 [네이버 밴드]와 [카카오그룹]으로 뭉쳐 있다. 외관상 풋풋한 젊음은 사라지고 없지만 아직도 마음은 청춘인 사람들... 학점이 펑크 날 정도로 산에 열심이었던 몇몇은 어떻게 펑크 난 학점을 만회하여 무사히 졸업을 하였는지 그 무용담을 이야기해주기도 했다. 그중에는 대학총장이 된 사람도 있어 성적과 사회생활은 다르다는 진리를 다시 실감하기도 했다.


글의 서두에서 "믿음"을 이야기한 것은 자일 하나로 연결된 Rock Climbing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믿음"이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모두 함께할 수는 없는 모임이 되었지만 산에 많이 다녔건 조금 덜 다녔건 [정과 사랑]이 많은 사람들끼리 지금까지 만나고 있다는 결론을 우리끼리 내렸다.


격월로 갖는 모임이 이번 달에는 내 개인전 축하를 겸한 것이어서 신촌에서 있었고 3차에서야 겨우 참가할 수 있었던 같은 학번 친구는 일을 끝내고 밤 10시가 다돼서야 합류하였지만 "온다"라고 했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믿음"으로 그를 기다렸고 늦은 시간에도 만날 수 있었다.

각자 다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모임은 또 다른 작은 세상인 셈이다.  창원, 용인, 영통, 이천, 송도, 일산... 그러고 보니 참 멀리서도 왔다. 기쁜 일, 슬픈 일에 함께하려는 그 마음들이 고맙다.


부모님 장례식 때도 가장 먼저 산악 회기와 함께 온 악우(岳友)들...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이지만 만날 장소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앱을 통해 지하철 노선을 체크하고  몇 번 출구인지 공유하는 스마트족이 어느새 되었다.  

대중교통이 끊어진 시간, 차를 가지고 온 사람들은 대리운전으로 나머지는 택시로 떠나며 우리 모임은 끝이 났다. 다시 만날 때까지 우리는 [네이버 밴드]와 [카카오그룹]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하리라 믿는다. 그 믿음을 부정할 사람은 우리 중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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