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여행의 기억
요즘 매일 더위로 푹푹 찐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몸이 옛날(?) 사람이라 에어컨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이제 에어컨 없이 지내는 것은 우리나라 날씨에서 불가능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직도 에어컨이 없는 유명 관광지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아는지 모르겠다.
우리 가족은 약 6년 동안 폴란드에서 살았다.
현지인들은 2~3주씩 가는 휴가도 내 회사 업무 때문에 휴가도 제대로 못 즐겼다.
그래도 가끔 나 없이 Wife와 아이만 여행을 가곤 했다.
그러던 3년 전 여름 8월 초, 멀리 오래는 아니지만 차로 휴가 여행을 가겠다고 나섰다.
우리 집 강아지까지 차에 태우고 차로 약 3시간 반 정도 걸리는 체코, 프라하로 떠났다.
여유 있게 보내기 위해 3박 4일로 계획을 잡았고, 적당히 시내 떨어진 곳에
3성급 호텔을 잡았다. 당연히 강아지도 받아주는 곳을 찾았다.
차를 타고 무사히 호텔에 도착하여 보니 위치도 좋고 주차도 편해서 첫인상이 좋았다.
돌로 지어진 건물에 들어서니 시원하니 좁지만 천장이 높은 리셥센 그럴듯해 보였다.
체크인 후 방에 올라갔는데 방구석에 공공장소에서 바람을 순환시키는 큼지막한 선풍기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비행기 탈 때 나눠주는 귀를 막는 이어 플러그가 함께 있었다.
첫날은 유럽의 전형적인 여름 날씨 해는 뜨거우나, 그늘에 가면 서늘하고 건조한 날씨로
기분 좋게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둘째 날부터 이상 기온으로 열대야가 진행이 되었다.
건물이 서향이라 낮에 달궈진 돌로 지어진 건물은 해가 지고 나서도 한참 그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샤워를 하고 선풍기를 틀고 있었지만 뜨거운 열기를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더우니 창문은 다 열고 있으니 시내 도로변의 소음은 피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소음 방지용으로 이어 플러그를 제공했던 것이다.
한참을 잠 못 들고 뒤척이다 밤 12시가 넘어가자 그때부터 서늘한 바람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사실 프라하는 나를 빼고 Wife나 아이는 관광으로 그리고 학교에서 단체 여행으로 이미 2~3 차례
방문을 했던 곳으로 나 때문에 프라하를 다시 방문한 것이었다.
호텔 예약 시 에어컨 설치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나 때문에 우리 강아지를 포함한 식구들이
고생을 하고 그렇게 이틀을 잠을 설치고 돌아오는 날 아침을 먹자마자 오전에 출발하여 집에 돌아오니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로 시원한 우리 집이 기다리고 있었다.
체크아웃할 때 호텔에서도 자기 호텔의 불리한 점을 아는지 재방문 시 30% 할인을 제공한다는
쿠폰을 선물이라고 주었다.
그다음 해 봄에 우리 가족은 이사를 해야 했기에 그 쿠폰은 다시 쓸 기회는 없었다.
확실히 알았다.
여름 여행 준비 시 유명 관광지라도 호텔을 확인할 때는 반드시 에어컨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예약해야 한 다는 것을...
나에게 프라하는 멋진 도심 풍경과 함께 밤새 선풍기 소음으로 보낸 곳으로 기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