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3
중국집에 갈 생각을 하면 언제나 메뉴 때문에 고민이었다.
해외 근무 중 가끔 한국으로 출장을 와서 혼자서 밥을 먹을 때는 기쁜 마음으로
머무는 숙소 근처의 중국집을 찾아갔다.
짜장면도 먹고 싶고 짬뽕도 먹고 싶고, 그런데 막상 한 가지 메뉴만 시켰을 때
먹고 난 후에 그 식당에서 유명하다는 식사 메뉴를 먹었지만 만족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아마 내가 기대했던 맛과 거리가 있었던 것 같다.
이후 그런 경우가 생기면 나는 주로 삼선 볶음밥을 시켰다.
기본 볶음밥보다 조금 비싼 가격을 지불할 수 있다는 나만의 플렉스를 경험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짜장 소스와 짬뽕 국물을 주는지 확인하고 주문했다.
이 조합 즉, 짜장과 짬뽕과 그리고 밥과 함께 씹히는 해산물이 내는 맛이
모처럼 방문한 한국에서 내가 기대했던 중국 음식의 바로 그 맛이었나 보다.
어찌 보면 선택 장애에 따른 절충적 선택으로 볼 수도 있지만 잠시 한국에 와서
먹을 수 있는 끼니 숫자가 정해져 있으니, 짜장, 짬뽕을 다 먹기에는 다른 맛있는 음식을
놓칠 수 있는 것을 고려한 나름 머리를 짜낸 것이었다.
그렇게 삼선 볶음밥을 먹고 근무하는 나라로 돌아가는 길에 못 먹고 가는 음식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중국 음식에 대한 갈망은 없었던 것 같다.
이제 한국에 들어와 살고 있으니 언제든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혹시 혼자 식사를 해야 되는
경우가 생기면 나는 지금도 기꺼이 볶음밥을 찾는다.
요즘 집에서 대기업에서 만든 볶음밥을 조리해 먹을 때가 있다. 나름 맛이 괜찮다.
그런데 같이 나오는 짜장 소스와 짬뽕 국물이 없어서 내게는 10%는 부족한 듯하다.
생각하니 지금도 침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