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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송 Feb 18. 2016

우리 셋 in Vancouver 5

캐나다 BC주 교사 파업 1

2014년 5월


학기말을 얼마 남기지 않은 5월 중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곳곳이 모이는 곳에서는 온통 주 정부와 교사 연맹 (British Columbia Teachers' Federation)이 좀처럼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뿐이다. 협상이 계속해서 결렬된다면 교사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들리고..


설마...


교사들이 파업을 하다니 말이 되는 건가.

학생들의 교육이 걸려있는 중대한 문제인데 설마 손을 놓고 학교 문을 닫겠어? 캐나다에서?


들어본 적도 없고 당해 본 적도 없는 사안에 대해 처음엔 깊이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말겠지. 설마...


당최 영문을 모르겠는 채로 뿌연 안개 속에서 며칠을 보내던 중,

시 교육청장으로부터 공식 이메일이 왔다.

BC 주 정부와 교사연맹 BCTF 간의 협상이 진행 중인데 언제 언제까지 해결이 나지 않는다면 부득이하게 교육청 별 순환제로 학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1차 파업인 것이다.



시 교육청장으로부터 현 상황 대학부모들의 배려를 부탁한다는 공식 편지가

연일 이메일로 배달되어진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건지..이런일이 실제로 일어나다니..


시 교육청에서 온 첫 번째 공식 편지



좀처럼 해결이 나지 않은 채로 협상은 계속해서 결렬이 되고, 며칠에  한 번씩

시 교육청으로부터 도착되는 비슷내용이지만 조금씩 강도가 세지는 편지들을 읽어보며, 연일 대서특필되는 뉴스에 집중하며, 돌아가는 상황을 보아하니 심히

염려가 된다. 보통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이곳 시스템을 알보고

또 여기저기서 들어본다. '교사 파업'이라는 분히 가능성이 있는, 일어남 직한

일로 이기 시작한다.



Jim Iker, BCTF 회장



교사들의 요구사항은

*수업 준비시간 확대

*학급 당 학생 수 조절

*학급 구성

(BC주 내 학급 당 학생/ 학교 직원의 평균 비율은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한다.)

*그 중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핵심 쟁점 사안은 교사 인상 및 시간제 교사 임금의 정규직 수준 인상 등 처우개선에 관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교사 연맹 입장에서는 BC주의 비싼 물가에도 불구하고 다른 주보다 낮은 임금에 대한 불만이 있어 왔다는 것이다.

물론 주정부의 입장은 다르겠지만..






6월은 기말고사를 비롯, 전학기 성적표가 최종 정리되어 발급 되는 달이고 또한 일년에 두번있는 Provincial Test라는 주정부 시험이 있는 달이다. 캐나다의 모든 학생들은

이 시험의 필수과목에 대한 시험을 치루고 통과해야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다. 선생님들의 파업으로 인해 이 시험이 정상적으로 진행이 되지 않을 경우, 성적표 발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학생 각자의 성적 관리에 막대한 어려움을 겪을것이고, 특히 현 12학년 학생은 더더욱 곤란한 처할것이 자명해 보인다. 6월 졸업 후, 한국으로 혹은 다른 나라로의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을 학생들의 불안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었고 유학생 입장인 우리 가족 역시 초조하고 황당할수밖에 없는 시간들 속에 하루하루가 불안하게 흐르고 있다.



몇번의 순회파업이 계속 되다가 급기야 학기 마감을 2주 앞둔 6월 초 중순, 학교는 문을 닫았다.




두달여의 긴긴 여름 방학동안 이 문제는 당연히 해결이 되겠지,

9월 새학기부터는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게 되겠지..

설마...


이런 쓸데없는 걱정은 나의 오버센스일거라 애써 쓴웃음 지으며

아이 둘과 나, 우리 셋은 여름을 보내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점점 더 심각한 상황이 전개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로.


2016년 2월17일. 다섯번째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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