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자립을 보장하기 위한 과정이다.
일일이 교사가 읽어주면서 교사의 맥락을 학생들 자신의 맥락이라고 착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맥락을 이어갈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1단계는 기본기다. 구구단 같은 기본 원리 없이는 복잡한 곱셈을 하지 못하니 개별적인 계산 사례보다 오히려 기본기에 충실한 티칭이 이뤄져야 한다.
2단계는 기본 원리를 학생들이 스스로 적용할 수 있게 코칭하는 것이다. 학에서 습으로 이어지는 단계를 지켜봐 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그 과정에서 "유쾌한 강제성"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3단계는 학생들이 자립하려 애쓰면서 스스로 적용하려 할 때 피드백을 주면서 교정해 주는 일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생기부 기록도 그렇게 채워져야 한다.
맥락 없는 기록의 나열은 큰 의미가 없다.
일단 겸허하게 열심히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리고 자기주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런가 보다" 하며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지를 따져가면서 사고를 깊게 하다 보면 원리를 이해하게 된다. 암기만으로는 배움의 확장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이해를 해야 배움이 확장될 수 있다.
암기만으로 고등학교에서 운 좋게 높은 등급을 받았다 하더라도, 더 큰 이해의 바탕으로 프레임을 전환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없고 진정한 배움의 길로도 들어설 수 없다.
특히 교과세특 기록은 자기주도적인 맥락 연결이다. 교사의 티칭을 문제풀이를 위한 일반화된 도구로만 받아들여도 내신등급을 받는 데는 지장이 없을 수도 있으나 대학에서 궁금해하는 것은 그 높은 등급 이면에 자기주도성으로 배움의 확장을 이뤄내는가 하는 것이다.
학교 시스템이나 생기부 기재 요령의 축적과 공유로 학교마다 차별화가 큰 차이로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자신만의 맥락으로 연결된 스토리로 이어지는 세특은 유난히 밝은 빛을 낼 수 있다.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은 내신과 수능을 잡기 위한 방법으로 끝나지 않는다. 똑같이 높은 성적을 받더라도 즐거움과 행복이 더해진 것이 자기주도학습이다. 진정한 배움의 즐거움과 사소한 성취가 축적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수업과 연계해서 생기부 기록까지 이어진다면 이후 더 큰 배움의 장으로 나아갈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반 학생들 중 누군가 입시요강을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을 했다.
일일이 대학 요강을 설명해 줄 수는 있겠지만, 각 대학 요강 해설을 개별적으로 암기하고 해당되는 대학의 입시정보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교사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입시요강의 맥락을 스스로 연결하여 자신만의 전략으로 담아둘 수 있게 하는 것이, 축소되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커진 교사의 역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그렇게 맥락을 연결하는 것은 입시과정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정보를 받아들여도 맥락을 연결하는 역량을 키운다면, AI 시대에 AI를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더 큰 인재가 될 가능성을 지니게 된다.
반 학생들에게 모든 책을 다 읽어주듯 입시정보를 읊어주지 않게 입시요강의 기본기와 맥락 연결을 가르쳐 주었다. 학생들은 스스로 도전해 보고 이후 자신에게 성장을 촉진하는 질문을 하게 될 것이며 자신의 피드백으로 그들의 지식체계는 완성될 것이다.
그것이 내 영어수업시간의 목표이기도 하다.
질문만 제대로 한다면, 챗 GPT 등을 조수로 두고 맥락은 더 확대되며 세상을 보는 눈은 더 넓고 깊어질 것이다. 아울러 답변의 진위를 판단하는 능력도 함께 성장할 것이다.
요즘 내 티칭과 코칭은 온통 "맥락"에 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