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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블리쌤 Mar 13. 2023

2023 영어멘토링 학생들에게 첫 편지

반마다 첫 시간에 교사보다 마케터로 여러분들 앞에 영업하러 선 것 같아서 민망했지만, 그만큼 절실했습니다. 후회를 남기지 않는 행복걸음을 응원하려는 저의 절실함이 여러분들에게 물들어가길 진심으로 바랐습니다.

저의 진심이 잘 전달된 것인지, 원래 절실함이 마음 가득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학생들이 저의 초대에 응해주었습니다. 멘토링 신청서를 받아 간 학생들만 133명이었습니다.


성적에 관계없이 절실함으로 내민 손은 절대로 놓지 않으며, 결국 저를 필요로 하지 않는 그 순간을 위해 이 과정은 시작되었기 때문에, 진단고사를 거쳐 성적으로 인원을 조정할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부디 한 사람의 이탈도 없이 여러분들의 행복한 모습을 지켜보는 축복을 누리게 되기를 저도 간절히 바랍니다.


그럼에도 양심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며 저에게보다 스스로에 대한 약속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고, 제가 만들어 놓은 무대에서의 규정과 절차를 존중하는 사람들만 저와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은 원할 때만 움직여서는 절대 형성되지 않습니다. 학원을 다니고 학원 숙제를 하는 것도 유의미한 습관은 맞습니다. 적어도 하고 싶지 않아도 절제를 통해서만 지속적인 행위가 이뤄지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전 여러분들이 그 이상 넘어서기를 바랍니다. 의무가 아닌 자발적인 의지로 시키지 않은 일을 스스로의 수준과 역량에 맞는 꾸준한 노력으로 이어가면서,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사소한 성취의 기억이 새겨지고, 자기 효능감으로 이어져서 결국에는 영어공부가 취미와 힐링의 활동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최소한 제가 정한 무대의 규격 안에는 들어와 있어야 합니다. 그 규격 안에서 여러분들이 마음껏 뛰어놀 듯 스스로 성장해 가면 됩니다. 제가 대신 무대를 뛰어줄 수도 없고, 무대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을 도와줄 수도 없습니다. 제 역할이 커진다면 여러분들의 역할과 비중이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도 의도적으로 제 역할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의욕을 품고, 의지를 가지고 무대에 서는 것도 여러분들의 자발적인 다짐과 결심이어야 하고, 무대를 지키는 것도 여러분들의 권리고, 무대에서 넘어지더라도 오히려 넘어졌기 때문에 부족함을 채워가면서 더 크게 성장하는 것도 여러분들의 특권이고, 제가 원하는 수준에 이르건 아니건 무대를 내려오려는 선택도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제 무대에서만 놀라운 성장의 역사가 이뤄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제 무대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좌절의 빈도가 늘어나서 학습된 무력감으로 더 힘겨워질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는 언제든 뛰쳐나가도 좋습니다.


무상으로 진행되는 과정이어서 그 모든 결정이 자유로울 수 있어 저도 마음이 편합니다.

물론 여러분들의 모든 선택도 존중하지만, 무대에 선 여러분들이 더 이상 제가 필요 없는 수준까지 성장해서 자연스럽게 무대를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중도에 포기하듯 내려갈 때마다 제 마음의 상처까지는 어찌할 수가 없다는 것도 전 운명으로 받아들였습니다. 2년간 중학교에서 상처투성이가 되었지만, 올해는 이탈하는 학생들보다 쿨하게 남아 있는 학생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을 정도로 지혜로우면 좋겠습니다.


그러길 바라지는 않지만 완성되지 않은 채 떠나더라도 제가 강조한 방향은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 자신의 출발점부터 자신의 역량과 속도에 맞는 꾸준한 노력을 하면서, 결과에 얽매이지 말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모습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한걸음 한걸음이 행복걸음이면 일단 그걸로 됩니다. 역량이 늘어나고 가속도가 붙으면 조금씩만 더 욕심을 내고, 평소에도 “한 걸음만 더” 힘을 내기를... 그러면 "어쩌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늘어나고 쌓인 자신의 실력에 놀라게 될 것입니다. 과정도 행복했을 것인데, 그 결과에도 기뻐할 수 있을 겁니다.


지난 번 문자로도 안내했던 멘토링의 최소한의 규칙을 다시 강조합니다.


1. 조금씩이라도 매일 꾸준히 학습하기 – 학원을 당장 그만두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삶의 루틴을 크게 뒤집을 필요도 없습니다. 시작은 흘러나가는 시간, 자투리 시간, 그 사소한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2. 단어는 제발 쉬운 것부터 합니다. 학원에서 이미 하고 있는데 단어가 어렵다면 더욱이 제 단어의 처음 단계부터 시작하길 바랍니다. 단어는 매일 학습하되, 무조건 목표분량을 확실하게 암기한다는 생각보다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해서 읽기”의 방법으로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합니다. 100%를 지향하는 건 좋은 학습태도지만 영어단어만큼은 익숙해지면 쭉쭉 지나가면서 N회독하는 방법을 더 권하고 싶습니다. 제 단어를 학습할 때는 동영상강의를 들으면서 정확한 발음과 의미를 함께 익히면서 읽으면 가장 좋습니다.


3. 단어를 쉬운 것부터 매일 읽고,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지 살펴보려면 구글클래스룸 온라인단어테스트를 실시합니다. 100점 맞지 않았어도 괜찮으니 테스트를 통해 놓쳤던 단어를 다시 주워 담는 정도로만 수습하고 계속 진행합니다.


4. 영어단어 읽는 게 익숙하지 않다면, 발음강의부터 꼭 들을 것을 권합니다. 550개 단어 앞의 중학발음강의를 우선적으로 활용하고... 550개를 수료하고, 1300개 단어로 레벨 업 할 때 발음강의를 본격적으로 수강해 주세요.


5. 학원에서 문법강의를 많이 들었더라도 기본기를 다지는 것은 더 확실한 실력을 위해서 필요하니, 자신 있는 사람들은 영어멘토링 구글클래스룸 2단계 1센치 영문법 출력물을 읽거나, 동영상강의를 반드시 수강해두세요.

좀 더 문법에 대한 기본기가 필요한 사람들은 동영상강의와 더불어 1센치영문법 책을 스스로 학습할 것을 권합니다.


6. 1센치 영문법 다음에 4단계 청블리영문법 동영상 강의로 갑니다. 단어는 어느 정도 진행이 된 상태여야 예문을 알아들을 수 있으니, 어떻게든 단어를 꾸준히 하면서 서서히 빌드업해가길 권합니다. 적어도 3단계 1300개 단어의 절반 이상은 익숙해져야 문법강의 수강이 가능합니다.


7. 1학기 금요일 영어멘토링 연계 채움수업은 청블리영문법을 좀 더 쉽게 현강으로 설명하고, 빠른독해바른독해 문법부분을 각자 학습해 보고 제가 피드백을 해주는 식으로 진행합니다. 17일 금요일 7교시부터 시작입니다.


8. 단어를 꾸준히 진행했다는 걸 전제로 문법은 1학기 때 4단계 청블리영문법강의와 5단계 빠바기초세우기 문법까지만 해도 대박입니다.

혹 수준이 되고 욕심이 나는 학생들은 단계별로 학습을 진행하되 그다음 6단계 백일문 구문독해 강의로 넘어가도 좋습니다.

채움연계수업을 여름방학 때 시간을 잡아 백일문 구문독해에 천일문 기본으로 확인하고 실력을 다질 기회를 가지려 합니다.


9. 2학기에는 구문독해 학습을 진행하면서, 블리텐 어법동영상 강의와 워크북 등으로 최종마무리합니다. 이때쯤이면 1300개 어휘까지 거의 끝냈을 것이니 Rootfix 어근접사 동영상강의를 활용하여 심화어휘학습을 하고, 2학기 채움수업에는 어법과 심화 어휘도 함께 다룰 예정입니다.


10. 우리의 목표는 겨울방학부터 저의 도움 없이 각자 모의고사를 완벽하게 해석하면서 문장 분석까지 자동으로 되어 영작 등의 서술형 대비까지 가능하게 하는 일입니다.


11. 제가 대략 정한 커리큘럼이지만... 각자의 역량과 속도에 따라서는 조금씩 혹은 많이 늦어도 됩니다. 조급함으로 제 커리큘럼을 다른 학생들 속도와 맞는 척하며 힘겨워하는 것보다 속도가 잘 안 나더라도 제대로 단계별로 성장하는 것이 결국에는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도록 해줄 겁니다.


12. 제시한 커리큘럼은 고등학교 기본기까지 커버하는 수준이므로 하는데까지만 하고, 고등학교 입학해서 이어서 해도 됩니다. 그러나 영어는 진도 선행 등의 부담을 가질 필요 없이, 어떤 수준의 단어와 문장 길이도 감당할 수 있을 내공을 쌓아두면 이후 학교수업과 내신시험 대비에도 여유가 있겠지요. 그 여유는 행복한 고등학교 생활의 바탕이 됩니다.


13. 상담 신청한 사람들은 언제든 제게 와서 요청하면 됩니다. 점심시간이 가장 좋은 기회가 되겠지요. 상담에 관계없이 최소 주 1회는 멘토링 신청서 뒷면의 진도표에 체크해서 직접 가져와서 제게 점검을 받거나, 구글클래스룸 온라인점검에 기록하든지 해야 합니다.

각자 알아서 하면 된다고 했지만, 무대에 머무를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무대를 임대한 제게 계속 무대를 사용하고 있다는 증명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그게 여러분들이 제게 지불해야 할 최소한의 계약 유지 조건입니다. 일정 기간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아쉽지만 퇴거 조치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말없이 짐을 싸서 떠났을 가능성이 많아 퇴거 조치 자체가 의미가 없겠지만...

그렇게 자유롭게 여러분들이 그 과정을 즐기되, 최소한의 긴장감을 가지고 지속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4. 헤맬 때나 힘겨울 때나 확신이 들지 않아 좌절스러울 때에도, 사소한 성취라도 응원의 목소리를 원할 때 언제든지 망설이지 말고 저를 찾아주길 바랍니다.


언제나 기쁜 마음으로 여러분들을 응원하며 행복을 함께 지켜나가도록 마음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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