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부담이 크고 긴장된 적이 없었다. 기도로 준비하도록 해야 하지만 이렇게 절실하게 기도한 적도 없었다.
아내는 예배의 시간에 내가 서는 것이 얼마나 두렵고 떨리는 일인지 내게 염려의 마음을 전했다. 그만큼 기도로 도왔을 것이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노력을 더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존재했다.
불안감이 있다는 건 자신만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를 하며 주님을 의지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니 오히려 어설프게 자신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죽 쓰려고 강의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이번 경우는 절대로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부담감이 엄습했다.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인간적인 연약함으로 자칫 실언을 하거나 교회 분위기를 망치면 안 된다는 비장한 불안함이다.
과정은 행복할 만큼만, 결과는 어쩌다 보니...
행복할 만큼은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감사함으로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는 것이고, 어쩌다 보니는 결과에 대한 주권을 겸허하게 하나님께 맡긴다는 의미다.
과정과 결과를 분리하는 신앙적 관점이기도 하다.
그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정작 난 그 과정과 결과를 분리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우리 삶에 완벽한 준비와 완성은 없는 거다. 늘 해결되지 않은 것 같은 불균형과 많은 변수들 사이에 자리를 지키고 시선을 고정하는 건 일회적인 이벤트가 아닌 것이다. 우리는 복음으로 구원에 이르지만, 삶 전체를 복음의 영향력 아래 두어야 한다. 늘 의도적으로 의식적으로. 그런 습관 같은 루틴이 우리 삶을 성장시키고 성화를 가져온다. 우리의 부족함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부족함이 없다는 교만한 태도는 구원과의 거리를 멀어지게 한다. 그 부족함을 채우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다. 부족함이 더 클수록 그 은혜도 더 커지고, 우리 삶의 감격은 더 깊어진다.
그래서 우리 삶에 의미 없는 경험은 없다. 연약함이 은혜가 되고, 부족함은 더 큰 능력으로 채워질 것이니, 그저 솔직하게 진심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주님의 영광이 이곳에 가득하길, 나의 연약함은 가리워지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만 높임을 받기를 기도했다. 이제 출발이다.
<후기>
둘째 딸과 택시를 타고 집에서 15km 정도 되는 교회로 향했다. 딸과 오전 예배를 그 교회에서 함께 드렸다. 예배 마치고 목사님과 사모님이 반겨주셨고 다른 성도님들께도 환대를 받았다. 교회에 한 달 이상 붙어 있던 현수막 덕에 근처에 사는 제자 두 명이 교회로 날 만나러 왔다. 마침 스승의 날이라고 선물까지 준비했다. 특강 시간이 촉박해서 거의 인사만 하고 훗날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특강 시간이 되어 앞자리에 섰을 때, 느낌이 달랐다. 너무 낯설었다. 그동한 내가 해왔던 강연은 학생들이거나, 교사라는 동질 집단이거나, 강의 주제에 따라 선택한 학부모들이었지만, 관심사가 다 다른 불특정 다수였기 때문이었다. 내 특강에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오후 예배라서 출석하는 분들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만의 이야기를 준비해놓고 이후 하나님께서 알아서 인도해주실 거라는 나의 오만이 느껴져서 부끄러웠다.
오기로 약속했던 제자 두 명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뜻밖에 내 블로그 구독자인 교회 친구 부부가 눈에 들어왔다. 낯선 곳에서 예측하기 힘들었던 청중들의 변수 사이에 흔들리지 않는 구심점 같은 응원이 되었다.
의외로 든든한 지원군처럼 집중해 준 딸과 사모님을 비롯해서 곳곳에서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며 몰입해 주셨던 분들이 많아서 큰 힘이 되었다.
그러나 농담도 잘 터지지 않았고, 내가 제대로 전달을 잘 못하고 있다는 한계를 느꼈다. 준비한 원고의 흐름대로 진행하되, 농담을 자제해가면서, 분위기에 맞지 않을 것 같은 덜 중요한 이야기는 건너 뛰면서 한 시간 남짓한 강의를 마쳤다.
특강에 먼 길을 와준 제자가 이런 톡을 보내왔다.
저한테는 가는 길이 멀지도 않고 오늘 강연 듣는 날 기다리는 게 매일매일의 기쁨이었어용 ,,, ㅎㅎ
정말 오랜만에 수업 듣는 자리로 돌아간 것 같아서 너무 행복했고, 특보 프린트 받는 거 같아서 왕설렜습니당(?)
늘 한결같이 같은 내용을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용,, 자리와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말씀이 아니라 제 상황은 달라져도 늘 붙들 수 있는 거 같단 생각이 들었어용
그래서 이렇게 답변해 주었다.
그래 널 초대하길 잘했다 싶고, 덕분에 확실한 청중이 있다는 사실에 큰 힘이 되었단다. 마치 내가 교사로서 살아온 날들의 증인처럼 내 열정을 일깨워준 열정의 동력으로 그 자리를 지켜준 것 같아서 참 감격스럽고 감사했단다
초대를 구하지 않고 깜짝쇼로 나타나 주었던 친구 부부는 그 먼 거리를 직접 차로 데려다주었다. 존재 자체가 감사했는데, 직접 친절한 서비스까지 해주어 황송했다. 둘째 딸에게 거금의 용돈까지 쥐여주었다. 늘 내 둘째 딸을 교회에서 업어키웠다고 주장을 하는 친구인데, 현물로도 증명을 해 보였다. 당연히 딸은 손사래를 예의상 치고 나서는 넙죽 받아들었다.
성취나 결과 여부와 관계없이 응원해 주고 격려하는 소중한 이들의 존재가 큰 힘이 되는 하루였다.
사모님은 은혜 그 이상이었다고 말씀해 주셨지만...
부디 내가 오히려 교회나 목사님께 폐가 되지 않았기만을 바라는,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염려를 거두어주진 못했다. 목사님께 톡을 드렸다.
... 혹 제가 실수했거나 은혜를 끼치지 못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하나님의 은혜로 가리워주시고 이후 목사님의 설교로 바로 세워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귀하고 영광스러운 자리에 초대해 주시고 그동안 진심을 다해 마음 써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오늘 오후예배 이후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신 목사님께서 직접 전화를 주셨다. 감사하게도 젊은 학부모들이 너무 좋아했고 신앙의 기본이 얼마나 중요하며 학교에서도 기본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며 고마움의 마음을 전해 주셨다. 나도 오늘 딸과 함께 받은 환대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렸다.
사모님께서도 장문의 톡을 보내셨다. 내가 받기에 과분한 칭찬과 격려로 가득했다.
마치고 염려가 되었는데 목사님의 전화와 사모님의 문자와 제자의 초심을 향한 열정이 담긴 글을 보고 내 부족함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감사했다는 답문을 드렸다.
사모님 메시지 중 특강 내용에 대한 일부분...
... 선생님의 특강은 하나님과의 관계와 부모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기본부터, 과정도 즐기며, 공부의 즐거움을 알아가며,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밖에 은혜인 어쩌다보니로 나타나 우리 모두의 삶이 하나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그런 삶이 되기를 소망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 강의 속에서 만난 선생님은 저와 모든 성도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의 사명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선생님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그 예수님이 동일하게 제 마음속에도 계셔서 참 감사하였습니다~~!!
...
제자의 특강에 대한 언급 댓글 일부분...
... 선생님 덕분에 제가 공부의 과정에 참 즐거웠고 행복했었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어요. 제가 공부의 과정을 즐거워 했구나 싶으면서, 영어 1등급 소식을 들었을 때의 생생한 기억들이 체감이 되었어요. 돌아보니 요즘따라 결론과 증명을 원하며 자꾸만 큰 것부터 하기 바랐던 제 모습이 생각이 났어요. 28번 자기주도 학습의 시작 3가지와 반대되는 모습이었죠..ㅎ 이 내용과 제 얘기가 나왔을 때 울컥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다시 저를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저는 선생님과 함께 한 시간이 있어서 말 뿐이 아닌, 삶으로 실천하시는 모습들을 기억하면서 들을 수 있었어요. 선생님의 사랑과 열정과 공감을 진심 다해 존경합니다. 고1 때 느꼈던 새록새록했던 감정들을 오늘 다시 느낀 것 같아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내 강의 좋아하는 이유? 갑옷 벗고 나만의 이야기, 부족함으로 시작되는 복음의 속성 – 힐링과 위로
3. 실패의 기준? 올해의 스승상? 서울대 축복? 재수는 광야? - 하나님의 퍼즐 완성. 개별화된 복음. 삶의 변화
4. 교육계 명사 그러나 지위, 명예로 아님. 하나님 사랑으로 학생 사랑. 입소문 강연 초대. 내 삶을 궁금히 여김.
바울과 베드로 시대 크리스천들은 마음껏 말할 자유가 없었지만 바르게 살 자유는 있었고 그들은 예수 안에서 변화된 삶을 살았으며 그들에게 사람들이 “당신은 왜 그렇게 사느냐?”라고 물을 수밖에 없고, 그 질문에 바울과 베드로가 응답하며 복음을 전했다. 우리가 이 부조리한 세상에서 예수님의 참된 제자로 살아간다면 외치지 않아도 사람들은 우리에게 질문할 것이다. 비신자들에게 질문받는 크리스천이 되어야 한다. - 달라스 윌라드
<복음과 공부, 그리고 전인적 변화>
5. 율법 vs 자발성 : 연약함의 시작점. 그곳에 은혜. 겸손의 지점에서 배움의 즐거움 회복 – 자발성
• 구약시대 – 사춘기 – 신약시대
6. 행복교육의 본질 – 마음의 의지를 몸이 기억할 때까지 습관형성(특새 등 경건훈련 중요), 출발점과 속도 개별화
7. 기본으로 돌아가라 = 회개하라/ 성취주의, 결론 정하기 = 사교육 - 행위로 구원에 이르려는 율법주의와 유사
• 나단 선지자의 외침에 대한 다윗 반응처럼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상담에 반응했던 학생 사례
• 회개에서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듯, 자신의 부족함 인정하는 출발점에서부터 성화의 과정, 은혜의 성장
8. 제자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유? There is nothing we can do to make God love us more/less.
9. 성경적 인간관 : 작품 vs 상품. 사랑=은혜. 바퀴벌레 질문. 흙 먹는 딸. 성장 후 사랑이 아니라 사랑 후 성장
가장 힘들었던 학반 ↓벌점? – 학반 변화 비결 질문 / 점심시간 예배 찬양모임 부흥(고난 중에 역사하심)
보라 이제 나는 심령에 매임을 받아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저기서 무슨 일을 만날는지 알지 못하노라 오직 성령이 각 성에서 내게 증거하여 결박과 환난이 나를 기다린다 하시나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22-24)
10. 약함이 강함 되는 역설 : 모세 everybody-somebody-nobody, 예수님 제자(소외계층) 나를 따르라 겸손
11. 자격과 은혜 - 죄인 마리아 향유옥합 vs 바리새인 시몬 발 씻을 물 – 농띠 제자가 더 감사하는 이유
• 바울 육체의 가시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 짐이라(고후 12:9)”
• 기도 안 하는 이유? / 성경은 위인전 아님
• 훌륭한 담임? “예수님 담임, 난 부담임” 고백 / 학교 예배 인도 “너가 무슨 자격으로?” 교회특강?
• 아이들 바라볼 때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며 기도하며 기다려야 하는 이유?
- 하나님이 우리를 향하신 기다림처럼. 성장은 완료가 아닌 늘 진행 중.
<복음적 자녀교육>
12. 공감으로 소통하기
• 충조평판과 율법주의. 공감의 사례(벌,지각,일,수능딸). 부모 영향력이 최소화된 곳에서 자발적 변화
13. 공감의 시작 -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 8:7)”
• 바닥에 쓴 낙서. 기다림의 긴장과 어색함의 여백. 우리는 기도하기.
14. 아이가 진짜 바라는 것? 큰딸 알바, 대구여고 의대 간 제자 – 그냥 그 자리에 계셔주세요
15. 남녀 차이 존중 – 남녀 대화 목적 - 정보 전달 vs 정서 전달 / 결혼 비결? / 경청과 인정
16. 거리 존중의 역설 - 내 삶에 변화를 가져다준 이들은 누구인가? 나를 변화시키려 애쓰지 않았던 이들이다.
17. 거리 존중의 의미 – 딸들의 영어공부 / 컨설팅의 조건? 가난해진 마음 / 부모의 기다림 / 넘어짐-영점조정
18. 좌절과 실패의 특권 - Sorry, I made a mistake(guilt) / Sorry, I am a mistake(shame)
•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이 회복탄력성. 전제 : 잘 못 해도 괜찮아!!! - 회개, 은혜의 성장
•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해 주지 않으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강박 – 주도성 억압 – 가면 쓰는 아이들
• “부모가, 아이에게, 가면을 벗어도 완전한 존재라는 걸 알려주세요.” = 내 모습 이대로, 조건 없는 사랑
19. 부재와 결핍으로 인한 간절함. 연약, 부족함이 오히려 축복과 감사? 예 : 요리, 아토피 / 은혜에 중독?
20. 어린 시절 딸들 압박 – 사춘기 자기 주도성 회복 - 이래도 날 사랑할 수 있어요?
21. 다정한 무관심... 산소마스크? 부모 컨설팅 조언의 핵심
• 성취와 좌절의 그 어떤 순간에도 변함없이 널 응원하고 지지한다!
• 모든 선택을 존중하고 그 결과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실패를 통해서도 배우도록 응원한다!
22. 기다림의 숙명 – 탕자형 vs 탕자? 탕자부, 하나님, 부모의 역할.. 인내와 기다림
23. 줄탁동시 – 내가 깨면 병아리, 남이 깨면 후라이.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시편 42:1)
수도꼭지 같은 교사... 갈증 없으니 오랜 기다림. 부모의 과잉 공급 – 배움의 즐거움과 은혜 체험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