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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에서 2주간의 영어몰입수업을 앞두고 부푼 꿈을 안고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으로 시작했으나 아침마다 자전거를 달리며 학교를 향하는 반복되는 일상에 설렘이 다소 무뎌졌다.
2년 전 두 번째 학교인 경덕여고를 20년 만에 돌아가서 수업하던 그 느낌도 살아났다. 이렇게 시간을 거슬러 젊은 날의 나의 흔적을 찾아보려 애썼지만 쉽지는 않았다.
교정 뒤편의 고층 아파트가 세월의 변화를 말해주고 있었다. 나만 나이가 든 건 아니었다.
옥상 같은 공간에 이렇게 새로운 조형물도 눈에 띄었다.
겨울방학 중 2주간의 시간을 떼어, 오전 4시간 연강을 듣겠다는 선택은 학생들에게는 엄청난 결단이었을 것이다. 그것도 어떤 수업인지 짐작할 수 있는 검증된 학교 선생님도 아니고, 외부 강사의 수업이었다면 더 그랬을 거고.
겨울 방학 중 이 시간이 얼마나 결정적인 기회와 시간임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실험적으로 가볍게 선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의 인생을 바꾸고야 말겠다는 굳은 다짐과 비장한 각오로 왔지만, 그걸 현실로 다 구현해 내기에는 내가 좀 부족했고 난 교만했다. 난 좀 더 겸손했어야 했다.
학생 수준이 다양한데 최소한의 기본기라고 생각하는 내용들을 일방적으로 쏟아내어 아이들은 힘겨웠을 것이다. 매일 네 시간 연강은 거의 혼자 떠든 나만 힘겨운 건 아니었을 것이니.
공부 방향을 확실하게 전하고, 체질을 바꾸기 위한 습관형성에 공을 들이려고 매일 220개씩 단어테스트를 하면서 학생들의 절실함을 끌어내 주고 싶었지만... 나의 욕심이 다소 과했다. 처음 계획에서 조금씩 타협하며 수준을 조정하기도 했다.
2주 차부터는 각자 학습한 단어의 축적과 내게 배운 원리 중심의 문법으로 각자 문장단위 해석을 하도록 시간을 주고 개별지도를 하면서 혼자서도 영어를 공부할 수 있다는 자립의 과정을 조금씩 실현해갔다.
2주간의 수업 기간 동안 생각만큼 교감이 많이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마지막 날에는 아이들의 미래를 그려보며 울컥했다. 매일 4시간을 버틸 수 있도록 간식을 조금씩 챙겨주었는데 마지막 날이라서 카페 음료를 주문해 주었다. 주문하라니까 괜찮다고 망설이던 학생들이 너무 순수하고 사랑스러웠다.
마지막 종례 같은 시간에 아이들에게 마음의 응원을 전했다. 절대 지금 자신의 자리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결국에 해낼 도달점을 바라보라고. 이 긴 기간 동안 이렇게까지 살아남은 여러분들의 모습에서 당장은 아니라도 이후에 꿈을 결국 이뤄낼 모습이 확신으로 떠오른다고. 더 재미있고 여유 있게 진행하지 못한 아쉬움에 대한 미안함을 전하면서 어렵고 힘든 수업을 버텨내고 여기까지 온 것처럼 이후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면 결국은 이뤄낼 거라는 격려로 수업을 마무리했다.
아이들과 악수를 하며 한 명씩 떠나보냈다. 감사했다고 진심의 인사를 건네는 아이들이 떠난 자리에서 뒷정리를 하고 짐을 챙기면서 2주일간 흘렸던 아쉬움과 아이들이 떠난 후의 여운도 다 주워 담았다.
그래 나도 최선을 다했으니... 내가 생각했던 완벽함의 모습은 아니라도... 그저 감사하기로 했다. 나를 만나서 적어도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지 몰라서 헤맬 일은 없을 것이니 그저 아이들에게 보낸 응원만큼 아이들을 믿기로 했다.
공식적인 수업만족도 설문 외에도 개별적으로 수업만족도 설문을 받았다. 이런 비슷한 수업을 하게 되었을 때 도움을 받고 싶었던 개인적인 필요 때문이었는데 아이들은 기꺼이 응해주었다.
학생들이 남겨준 설문... 아이들은 정말 착했다ㅠㅠ
독특하게 수업을 진행하셔서 흥미를 붙이고 수업을 들을 수 있었었다. 모르거나 헷갈리는 부분은 1 대 1 티칭을 통해 확실히 알려주셨고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말들로 풀어서 설명해 주셔서 수업이 더 편했다.
고등 필수단어를 모아둔 학습지를 주셔서 그것으로 나중에 단어공부도 할 수 있고 단어공부를 하도록 습관도 잡아주셔서 좋았고 단어 발음하는 법과 내가 알고 있는 줄 알았던 문법들도 기본부터 설명을 잘해주셔서 알고 있는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제대로 할 줄 몰랐던 문법들을 한 번 더 설명을 들어 좋았고 문장 해석하는 법도 원래는 단어 아는 것들을 조합해서 문장을 해석했는데 이번에 배운 방법대로 하나하나씩 끊어서 해석하니 정확하게 해석이 되는 것 같고 처음 할 때는 잘못했는데 지금은 조금 실력이 늘어난 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
선생님이 밀착 지도를 해 주셔서 놓칠 수 있었던 부분을 잘 잡을 수 있었고 수업을 다 끝내놓고 밀착 지도를 하신 건 좋았지만, 맨 초반 수업만 할 때 조금 지루하게 느껴진 부분이 있었음.
영어에 자신이 없었는데 선생님이 할 수 있다면서 독려해 주셔서 자신감이 조금 생겨서 좋았고 문법이나 단어도 기본부터 설명해 주셔서 이해가 잘될 수 있었다 자기주도적인 공부를 할 수 있게 습관을 잡을 수 있게 해주셔서 도움이 됐다.
영어만 가르치시는 게 아니라 영어 공부를 하는 법까지 가르쳐 주시고 집중이 잘 되도록 수업해 주셔서 좋았다.
문법이 부족했었는데 이번 수업으로 문법을 이해하게 되었다. 문법 문제를 앞으로 조금 더 잘 맞힐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