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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블리쌤 Apr 17. 2024

사교육 내신 시험 대비의 역설

영어컨설팅을 하면서 영어자립을 이뤘던 고2 멘티 학생에게서 연락이 왔다. 모의고사는 완벽하게 잘 치르고 있고, 모의고사와 수능대비가 되는 건 내 덕분이라고 이야기하고는, 학교 내신을 위해 학원에 다시 돌아갔다고 했다.

학원에서 시험대비 자료를 준비해 주고 시험대비를 시켜주기 때문에 안 갈 수가 없었다고.


지난 학기 영어 전교 1등으로 1등급을 받은 것이 자신의 실력으로 인한 것인지 학원 덕인 것인지 구분이 안 되는 듯했다.


학원을 다니는 학생 모두가 1등급을 받는 것이 아니니 학원만의 책임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학원에서 내신대비를 해오던 학군지 학생들은 내신성적이 저조하면 스스로에게서 원인을 분석하기보다 바로 학원을 갈아타는 경우가 많다.


내 생각에는 그 학생은 내신학원을 가지 않아도 영어1등급이 나왔을 것이다. 그렇다고 학원 안 가고 혼자서 대비할 수 있다고 격려해서 학원을 그만둔 시행착오를 겪게 할 수는 없었다. 그 학생이 학원을 다니면서 심리적인 안정감으로 내신 대비가 철저히 된다면 그 틀을 깰 이유는 없으니. 행여 내 말을 듣고 학원을 그만두어 1등급이 나오지 않았을 때는 아마 내 원망을 하면서 학원을 다시 돌아가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니.


그런 시행착오는 고등학교에 가기 전에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중학교 때가 실패할 절호의 기회다.


시행착오는 자기주도학습의 전제이자 필연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은 시행착오를 겪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학원을 보내면서 자기주도성을 상실해 가기도 하지만, 실패와 시행착오를 차단하기 때문에 자기주도성을 가질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중학생 중 일반고 갈 성적에 넉넉하게 들어와 있는 학생들조차도 당장 내신성적에 연연해 한다.


물론 중학교 때의 성취의 기억이 이후의 성취 의지로 이어지기도 하니, 일부러 성적을 잘 안 받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중학교 내신 고득점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 학원의 설계에 의한 것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성취의 기억을 고등학교 때까지 이어가는 학생들도 있지만, 많은 학생들이 고등학교 진학 후 중학교 내신의 효용성에 대해 회의를 느끼기도 한다. 차라리 그 에너지를 고등학교 기본기에 투자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현실 인식과 함께...



벚꽃의 꽃말이라고 하는 중간고사를 앞둔 학교 중3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치열하게 일반고 갈 성적을 확보하거나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를 선택해서 가야 하는 학생들은 내신에만 올인해야 할 이유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학생들은 좋은 내신 성적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실패를 하면서 얻게 된 전략일 수 있다.


좋은 성적이 학원에서 시키는 대로만 한 것이라면, 더 위험하다. 그걸로 충분하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전략이란 스스로 내신을 대비해서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공부할지를 결정하는 것이고, 다른 과목과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서 대비할 것이며, 수면 시간과 자습시간을 어떻게 조정하고, 학원수업은 어떻게 활용하여 시험을 대비할 것인지 등을 기획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고민을 깊이 해도 완벽한 전략은 있을 수 없다. 반드시 실패와 실수가 있게 마련인데, 그로 인해 오히려 전략을 수정하며 자기주도적학습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니 혼자 대비해서 학원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을 받아도 그게 더 의미 있는 도전일 수 있다.



이제부터 4번의 무대와 같은 기회가 있는 것이니 마음껏 기획하고 실패하고 좌절해도 된다.


단, 실패와 좌절 끝에 반드시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야 의미가 있다. 그 분석하는 것만큼 성장하고 다음 시험의 대비가 될 것이니까.



어떤 경우에든 시험공부는 평소에, 가장 이상적으로는 매일 끝내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 학교수업에 맞춰 준비하는 예습과, 수업 몰입과, 수업 후 망각을 막는 복습까지...


물론 이렇게 완전학습이 이뤄지려면 평상시 기본기에 대한 꾸준한 습관 같은 일상이 뒷받침이 되어야 할 것이며, 그런 노력으로 이상적인 그 전략에 더 가까워질 것이니... 그래서 중학교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영어의 경우 문제집 풀기를 양으로 승부하고, 본문을 암기하는 식으로 점수가 잘 나오는 방법과 타협을 하면... 고등학교에서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다. 20-30배 이상 많아진 분량을 암기하는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며 그렇게 노력하고 애쓰면서도 불안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니까.


이왕이면 정도를 걸으면서 정말 실력을 늘려서 성적이 잘 나오는 방법과 방향을 선택한다면, 그래서 영어문장이 보이고 기본기가 탄탄해진다면... 고등학교 가서도 여유 있고 재미있게 내신대비를 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안하다면 내신대비학원을 가야 할 수도 있겠지만...


고등학교에 가서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 없다. 그 시행착오는 고스란히 흔적으로 남아 대학 지원의 폭을 제한하게 될 것이니...


이왕이면 아픔과 좌절은 예방주사처럼 미리 겪으면 좋겠다.


아픈 만큼 성장한다는 건 괜한 말이 아니다.


그 대신 지금 자신의 최선을 다한 후의 아픔이어야 아픔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과 내공이 주어질 것이다. 적어도 자신이 지금 무슨 공부를 하고 있고, 부족한 점이 무엇이며, 어떤 지향점으로 어떻게 성장하려는 목표에 어디까지 가고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할지를 의식해야 한다.


학원을 다니더라도 자신에게 필요한 과정인지, 혼자서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늘 따져보면서 주도성을 다 내어주지 않아야 결국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해진다.



실패 예찬이 아니라, 의도적인 실패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을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의 너만의 최선을 다하라는 메시지이니.. 오해 없도록...



그리고 작년에는 2학기부터 실시하던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청블리 간섭반" 프로그램을 중간고사 이후 시작하려 한다. 중간고사라는 현실을 지나면서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하나의 옵션으로 내게 기대고 싶다면 누구라도 신청해도 좋다. 단, 청블리 영어멘토링 코스를 병행해야만 신청 가능하다. 국영수 학습 방향, 전체 과목 균형과 학습 습관 형성, 플래너작성 방법과 멘탈 및 학습코칭 등 기대고 싶고 원하는 거기까지만 내가 간섭하여, 결국에는 간섭 없이도 자기주도학습을 완성하도록 곁에 있어주려 한다.


컨설팅 비용은 파격 할인해서 0원. 그렇다고 마구 신청하고나서 왜 자꾸 간섭하냐고 시비걸지는 마라. 분명 절실한 마음의 희망자만 신청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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