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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블리쌤 May 18. 2024

첫 수업을 앞둔 교생쌤들께 주의사항 조언

2주간 너무 고생 많으셨고, 특히 수업을 앞두고 아이들을 위해 깊은 고민과 치열한 애쓰심에 늘 감사합니다.

다음 주 쌤들의 첫 수업을 앞두고 몇 가지 부탁 말씀드립니다.

 

1. 수업 시간에는 원칙적으로 경어 사용을 원칙으로 합니다.

 

2. 중립성에 주의해 주세요. 정치, 종교, 민감한 이슈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금합니다. 수업 중에 중립성을 위반하시면 바로 제재하겠습니다.

 

3. 수정을 전제로 한 지도안이나 학습지 피드백이 아니라면, 각 차시 첫 수업 직전에 수업하는 교실에 참관 온 지도교사에게 최종 지도안과 학습지 출력물을 제출해 주세요.

 

4. 마스터플랜과 최종 지도안 및 학습지는 각 교생선생님별 폴더에 저장하셔서 마지막 주에 파일로 제출해 주세요.

 

5. 수업 직후 지도교사의 수업피드백을 받을 수 있으나 의무사항은 아닙니다. 수업 직후 필요에 따라 요청하시면 바로 피드백 해드리겠습니다. 각 차시 첫 수업은 피드백 요청을 권장하지만, 동일 차시의 2-3번째 수업 후에는 피드백 요청 안 하셔도 됩니다.

 

6. 수업 내용상 오류나 오개념이 없도록 사전에 철저히 검증해 주세요.

 

7. (내용상 오류나 오개념을 제외하고) 수업 전, 수업 후에 수업 방법적인 면이나 컨텐츠 구성, 활동 등에 대한 교사의 피드백은 second opinion이니 반드시 피드백을 따르실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죄송하게도 청블리쌤은 활동중심수업에 대해서는 경험이 미천한 완전 비전문가이니 게임이나 활동 등에 대해서는 선생님들께 드렸던 제 의견은 너무 신경 쓰지 마시고 선생님들의 소신껏 진행하셔도 됩니다. 오히려 제가 선생님들께 한수 배우겠습니다.

 

8. 수업은 만남이며, 학생들의 반응이 어떻건 간에 매 순간 교사와 학생들의 교감이 이뤄지는 시간입니다. 수업으로 만나기 전 친밀감과 교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많은 학반에서 잠시라도 인사할 기회를 드렸는데 혹 부담이 되셨다면 죄송합니다. 

 

9. 지도교사가 수업을 참관하더라도 감시한다는 느낌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지도교사도 뒤에서 수업에 큰 방해가 되는 학생들만 간접적으로 제어하는 등의 역할만 하며 개입을 최소화할 것이니 선생님들께 주어진 수업은 오롯이 선생님 혼자 주연이 되셔서 소신껏 아이들과의 만남을 온전히 누리시며 매 순간을 선물처럼 간직하시길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10. 수업참관은 수업하시는 분들께 피드백을 드리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실은 자기성장을 위한 일입니다. 특히 참관하시면서 좋았던 점을 적극 수용하시면서 자신의 수업에도 접목할 방법을 연구할 기회가 되시길 바랍니다. 저도 선생님들의 젊은 감각과 새로운 트렌드 등을 잘 배우겠습니다.

 

11. 적극적인 동료 피드백을 권장하지만, 의무감으로 하지는 마시고 서로에게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이뤄지도록, 혹 마음 상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 주세요. 혹 불편하게 할 수 있는 피드백은 굳이 안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참관은 계획대로 하시되 피드백은 의무가 아닙니다.

 

12. 같은 차시를 반복할 때는 학반 분위기에 따라 같은 이해도와 수업 만족도 차이가 날 수 있으니 같은 내용으로 다른 학반 수업을 똑같이 반복하셔도 괜찮지만, 학생들의 반응을 살피셔서 조금씩 변화를 주시고 수정을 하시거나, 혹은 컨텐츠를 교체하시는 등의 유연한 대처와 다양한 시도를 하셔도 좋겠습니다.

 

13. 반드시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지는 마시고, 대학교 때 반드시 이런 내용으로 수업을 시도해 보고 싶었던 것이 있으셨으면 수업이 흐름에서 다소 벗어나더라도 용기를 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교육봉사나 개인 과외 등으로 학생들을 만나실 수 있겠지만, 수업환경에서 실제로 아이들을 만나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14. 첫 수업을 앞두고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시면서 걱정과 불안한 마음을 안고 계시는 건 당연한 현상입니다. 오히려 너무 덤덤할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그 걱정과 불안은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던 수업내용을 한 번 더 반복해서 보라는 신호로 생각하세요. 평생 처음 느끼게 될 긴장감 앞에 섰을 때 떨림에 가려 준비한 내용이 충분히 발휘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수업 준비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어떤 압박감과 긴장감 속에서도 온전히 발휘될 수 있는 그 이상의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합니다. 스포츠 선수들이 시합을 앞두고 평소 루틴을 반복하는 것처럼 말이죠. 긴장감과 불안함은 행복한 기회가 점점 더 다가온다는 신호이며, 설렘의 다른 이름입니다. 

 

15. 동료쌤들과 지도교사의 피드백도 혹시 놓쳤던 객관화에 도움이 될 것이지만, 수업 후 제일 중요한 것은 스스로 수업을 성찰하는 일입니다. 얼마나, 어떻게 준비했는지, 매 순간 학생들과의 교감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온전히 다 알 수 있는 건 본인뿐이니 최대한 객관적으로 스스로의 수업을 돌아보길 바랍니다. 돌아보면서 발견한 모든 것들은 반드시 수업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16. 지도안의 흐름대로, 가급적 준비하신 대로 수업을 진행하시되 조금씩 유연하게 흐름을 조정하셔도 됩니다. 시간이 남거나,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 다를 경우처럼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더 좋은 일이겠지만, 수업의 다른 옵션이나 컨텐츠를 백업으로 챙겨두시면 심리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17. 마지막으로 수업 직전까지도 그동안 강조 드린 아래 세 가지를 꼭 점검해 보세요.

배움, 재미, 맥락

1) 배움이 일어나는가?

배움과 가르침은 불일치할 수도 있습니다. 교사가 여백 없이 다 채우는 것만으로 배움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으니 때로는 비움으로 학생들의 지적이고, 활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요. 배움은 이해에서 일어나는 것이니 암기를 최소화하는 원리 중심의 내용을 제시하면서 결국 학생 스스로 배운 내용을 적용할 수 있는지 초점을 맞춥니다. 그 적용을 수업시간에 다 확인하려는 부담은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2) 재미가 있는가?

fun한 재미 요소도 물론 필요합니다. 특히 저학년일수록 그러합니다. 그러나 단어 색칠 활동을 하면 단어보다 색칠한 것만 생각나는 경우처럼 너무 fun하면 본질과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interesting한 수업이 되도록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정한 수업과 학습의 재미는 “Aha moments”로 구성됩니다. 학생들의 스키마와 수준에 맞아 이해하며 원리를 깨우칠 때 느끼는 재미는 본질적이며 지속성을 갖습니다. 

그러나 fun한 것도 반드시 필요하며, 때로는 낭비 같은 농담이 학생들의 주의를 다시 끌어모으기도 하니 적절하게 잘 활용하세요.

 

3) 맥락이 있는가?

교사는 맥락 연결자입니다. 선생님들의 심층구조에서 학생들에게 전해지는 표층구조를 연결하는 일, 세상과 교과서의 맥락을 연결하는 일입니다. 세상은 자신의 삶으로 드러나는 가르침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수업의 흐름에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관련 있고 맥락 있는 내용들로 구성합니다. 게임을 하고 활동을 하더라도 그걸 왜 하는지 납득이 되어야 하고, 활동 후에 수업한 내용과 맥락이 연결되어야 합니다.

 

최악의 수업은?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데, 재미도 없으면서, 맥락이 없어 학생들이 이거 왜 함? 이런 의문을 가지게 하는 수업입니다. 

저와 사전 검증을 통해 그럴 가능성은 차단했으니 너무 걱정하지는 마시고...

수업 시간에 시적 허용을 포함한 여러 쌤들만의 시어를 써 내려가세요.

 

간단하게 몇 가지 주의하실 사항만 말씀드리려 했는데 완전히 잔소리 대잔치가 되었네요. 적절하게 필터링하셔요.

 

설렘으로 데뷔전을 잘 준비하시기를... 이미 데뷔전을 치르신 쌤도 무덤덤하지 마시고 유사한 설렘으로 다음 수업을 잘 준비하시기를... 응원합니다.

 

설렘으로 1등급 만들기 프로젝트 두 번째 수업을 앞둔 토요일 새벽... 지도교사 청블리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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