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블리쌤 Jun 20. 2024

중등 수업 나눔 릴레이 후기(제자가 증인석에)

"후배 선생님들 마음에 따라 하고 싶다, 따라 할 수 있겠다.

저것이 진정한 공교육 영어 교사의 모습이다. 생각할 수 있게 불을 지펴주십시오."


연수 전 장학사님의 응원 같은 메시지였다.


불을 지필 수 있을까... 연수 강의가 거듭되면서 자신감이 자꾸 생기는 게 아니라 간절한 기도가 더 나오는 것 같다.


연수 자리에 대학교 같은 과 친구도 응원처럼 와주었고...

놀랍게도 대구여고 제자도 세월의 흐름을 훌쩍 넘어 내게 다가왔다. 졸업 이후 첫 대면이었다.

그동안의 교사 생활을 검증하고 확증해 주듯... 나는 멘토링에 얽힌 제자와의 추억도 언급했다. 기억 속의 고등학생 때 제자의 몰입과 웃음의 반응을 끌어내듯 현실에서 그 소중한 기억을 마주했다.


영어과 장학관님께서 시작 전 인사말씀을 하셨다. AI 교과서에 대해서도 언급하셨다.

또 기가 죽었다. 내가 에듀테크를 거부하는 것도 아니고 충분히 활용하고 있지만, 그 트렌드에 맞추자고 그 자리에 나온 건 아니었기 때문에..


어제의 강의에서도 트렌드에 민감한 반응보다, 꿋꿋하게 인간 교사의 경쟁력을 외치고 있었다.


이번 수업 나눔 릴레이에서도... 욕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빠른 말과 속도의 압박에서 못 벗어났다ㅠㅠ

소규모로 진행하며 서로 이야기가 오가며 더 즐거운 분위기가 될 수도 있었으나...

평소 소위 활동중심수업이 아닌 교사중심의 컨텐츠 수업을 주로 진행하는 나의 수업모형을 연수 강의에서도 그대로 시연한 셈이었다.

그럼에도 3시간의 연수 시간 동안 함께해 주신 선생님들의 열정과 몰입이 너무 대단해 보였고 감사했다.


연수 마친 다음 날 제자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선생님 좋은 아침이에요 ☀☀ 어제 오랜만에 선생님 수업 들을 수 있었어서 옛날 생각도 나고 .. 어찌나 감개무량하던지 ㅎㅎ 좋은 말씀 정말 감사했습니다 !! 저는 예나 지금이나 무언가 고민이 될 때면 선생님과의 대화에서 해답을 찾는 것 같아요 저한테 늘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주시는 선생님, 얼른 다시 뵙고싶어요 !! 학기 마무리 잘하셔서 7월에 여유 생기시면 꼭 봬요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_^ 오늘도 그럼 아자아자 파이팅하세요 선생님 ♥



소중함과 고마움의 마음을 담아 이렇게 답해주었다.

학생들을 위해 새벽을 깨운 **쌤...

그때나 지금이나 내 수업에 몰입하고 반응해 주는 그 한결같음에 별로 놀라지는 않았어. 그게 내 기억 속에 한결같은 **의 모습이니까.

날 감동시키던 그때의 열정과 나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학원으로 돌아오라는 학원쌤의 간절한 부름에도, 끝까지 영어멘토링으로 내게 보여주었던 신뢰가... 그때는 일상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당연한 게 아니었다는 걸 점점 더 실감했었는데... 그 축복의 기억을 넘어 현실에서 마주한 너를 보면서 이런 소중한 사실을 깨달았다.

**는 교사인 내게 정말 선물 같은 존재였구나...


교사의 열정은 학생들 열정의 거울이라는 깨달음과 교사로서의 나의 쓸모와 역할을 증인처럼 존재 자체로 증명해 준 너와 함께 한 3시간은 순간순간 내게 전율이었고 감격이었다.

나의 강의에서 지금 너의 학생들을 향한 역할을 응원받듯 확신을 얻었다는 너의 말도... 결국 너가 삶으로 이뤄가는 훌륭한 교사의 모습을 스스로 증명하는 거 같아서 너무 기뻤고.


"늘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준다"라는 말이 교사로서 얼마나 감격스러운 말인지.. 너도 곧 학생들로부터 그런 말을 들으며 실감하게 될 거란다.

나의 그동안의 교사로서의 시간이 큰 의미가 있었음을 지금 너의 삶으로 알려줘서 너무 고맙다.

곧 만나서... 그동안 너의 이야기를 들려주렴. 기대할게.

아이들과 매 순간 영원 같은 만남으로 더불어 행복하고 함께 성장하길 응원한다^^

작가의 이전글 있는 모습 그대로의 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