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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의 진정한 의미

회개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회개라는 용어는 주로 종교에서 많이 사용합니다. 종교에서 의미하는 회개는 잘못을 인식하고, 잘못된 행동에 대한 후회와 괴로움을 가지고, 용서를 구하고, 긍정적으로 행동을 변화하는 것을 공통적으로 포함합니다. 법정에서는 주로 반성하고 있다는 용어를 이용해서 자신이 한 범죄에 대해서 잘못을 인정하고 후회하는 것을 참작해서 형량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종교와 법정에서 회개라는 용어가 나오는 것은 주로 이미 벌어진 사건과 행동에 대한 것임을 알수 있습니다. 논란이 되는 것은, 말은 잘못했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전혀 뉘우치지 않고 행동의 변화도 보이지 않는 경우입니다. 


전도연이 신애의 역으로 주연을 한 "밀양"이라는 영화에서 전도연은 자신에게 유일하게 남아있는 아들이 납치되어서 죽임을 당하는 처참한 고통을 경험합니다. 그 이후에 기독교에 귀의해서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사람을 용서하고자 범인에게 면회를 하러가지만, 범인은 "하나님께서는 저를 이미 용서하셨습니다." 라는 말로 진정한 회개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질문을 관객 모두에게 묻게 됩니다. 어쩌면 이것은 아무런 마음의 변화 없이 그저 말로 자신의 죄책감과 모든 자신의 잘못을 지울수 있다고 생각하는 잘못을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하고 있는 오늘날의 많은 사람들을 꼬집는 대사였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번 저의 글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사람은 어린시절 자신의 정서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자신만의 방어기제를 만들게 됩니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거나, 자신을 여러개의 자아로 분리시켜서 고통당하는 자아를 마치 타인처럼 인식한다거나, 자신이 당한 고통을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축소해서 이야기 하거나, 주변에서 자신의 고통에 공감해 주는 사람이 없는 경우는 자신이 아무런 문제도 없이 자랐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신의 양육자의 욕구만을 인식하고 맞추어주면서 어린시절을 보내기도 합니다. 이러한 고통스러운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학습된 방어기제를 가지고 성인의 삶을 살게 되는데, 이때 인생에서 수많은 문제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은 무엇이 잘못되었느지도 알지 못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됩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순간, 자신이 견딜수 있는 수준 이상의 고통을 경험하게 될때, 이 사람은 죽느냐 아니면 자신이 잘못된 삶을 살았느냐를 깨닫느냐 라는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물론 가보 마테의 "몸이 아니라고 말할때"라는 책에서 자신의 감정적 고통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몸에 병이 생기게 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어찌 되었든, 자신의 어린시절 트라우마의 경험에서 비롯한 고통을 인식하게 되고, 그러한 고통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이 어떤 대응전략을 만들어 내야만 했는지에 대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잘못된 대응전략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긍정적인 대응전략으로 대체를 해야 합니다. 


이러한 단계에서 필요한 것이, 저는 진정한 회개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를 위해서는 자신의 고통스러웠던 어린시절의 삶을 인정해 주고, 자신을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고통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자신이 채택한 대응방안이 건강하지 않았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야 새로운 삶으로 나아갈수 있습니다. 그 과정은 고통스러운 과정이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야만 할수 있는 과정입니다. 아무도 대신해줄수 없는 고독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삶의 변화를 위해서는 꼭 거쳐야만 하는 단계입니다. 


만약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만들어낸 대응방안인, 중독이나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에 대해서 후회하고 돌아서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존재하는 자신의 내면의 고통에 대해서 볼수 있다면, 자신의 깊은 내면의 문제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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