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석 Sep 13. 2021

[88%의 기적]①88%의 몰락

수도권이 우리나라 국토 면적에서 차지하는 면적은 12%에 불과합니다. 점 더 정확히 말하면 전 국토의 11.8%가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입니다.


그런데 전체 국토의 12%인 수도권에는 지난 2020년 기준 2591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인구 수인 5,182만 중 절반에 해당합니다. 

감사원_인구구조 변화 대응실태 감사원문 중 발췌

이는 다른 OECD 국가의 수도권 집중도와 비교하면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수도권 인구 비중은 12.5%, 프랑스는 18.8%, 일본은 28.0%입니다. 우리나라 수도권 인구 비중 50.1%와 비교하면 많게는 4배 넘게 차이가 발생합니다.


면적 대비 인구수인 인구밀도로 보면 수도권의 인구밀도는 5,539명/㎢입니다. 이를 다시 광역단체별로 나누면 서울의 인구밀도는 16,126명/㎢, 인천은 5,836명/㎢, 경기는 3,597명/㎢입니다. 이는 홍콩 등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세계 1위 수준입니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수도권 인구 집중은 우리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도권이 아닌 지역의 인구가 얼마나 빨리 줄고 있는지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가끔 언론 등 매스컴을 통해 지역 소멸, 지역 불균형에 대한 문제점이 나오고 있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잘 알려주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전체 시·군·구 중 인구가 줄고 있는 시·군·구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2020년 기준 전체 시·군·구 중 66%인 151곳에서 이미 사망자수가 출생자수보다 많은 '데드크로스' 현상을 겪었던 것입니다.

2021 인구이야기 머니투데이 포럼 중 차미숙 국토연구원 PT 발췌

그렇다면 151곳의 시·군·구에서는 얼마나 많은 인구가 줄었을까요? 인구감소율로 살펴보면 10% 미만으로 감소한 곳이 42곳, 10~20% 감소가 52곳, 20~30% 감소가 46곳, 30~40% 감소가 10곳, 40% 이상 감소한 곳이 1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연령별로도 살펴보겠습니다. 15세에서 34세인 청년층과 그 외 다른 연령층으로 나눠서 분석하려고 합니다. 


1980년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 인구 비중은 정체 청년 중 39.5% 였습니다. 2019년에는 이 비중이 52.7%로 늘어나게 됩니다. 같은 기간 다른 연령들의 수도권 거주 비중은 1980년 32.5%에서 48.6%로 늘어나게 됩니다.

감사원_인구구조 변화 대응실태 감사원문 중 발췌

기간을 2000년 이후로 줄이면 연령별로 하나의 특징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수도권 거주비율이 유독 청년층에서 더 높다는 점인데요, 실제 청년들의 수도권 거주비율은 2000년 48.5%에서 2019년 52.7%로 증가합니다. 이는 다른 연령층(44.6→48.6%)에 비해 3.9~4.1% 포인트 높습니다.


청년층의 수도권 거주 비율이 높은 건, 2000년 이후 신도시 개발과 수도권 인구 분산 정책으로 인해 청년층을 제외한 다른 연련층은 2007년 이후 수도권으로 유입보다 유출이 많은 순유출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청년층은 대학 진학과 양질의 일자리 등의 문제로 인해 지난 20년 간 수도권에 159만명의 순유입이 발생했습니다.


20년간 더욱 심화된 청년층의 수도권 이동은 지자체별 인구 양극화를 야기했는데요, 지난 20년간 인구 3만명 미만의 시·군·구 수는 6곳에서 18곳으로 3배 증가했습니다. 반면, 인구 100만명 이상의 시·군·구는 1곳에서 4곳으로 늘었습니다.


그렇다면 지자체별 인구 양극화는 어떤 문제를 발생시킬까요?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인구가 감소한 지역 중심으로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 집중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2021 인구이야기 머니투데이 포럼 중 차미숙 국토연구원 PT 발췌

우리나라의 노령화 지수, 건강수명, 기초수급자 비율 등을 살펴보면 실제 인구가 줄어든 곳에서 부정적인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노령화 지수가 높은 지역과 건강수명 지수, 기초생활수급자 비율 등을 보면 노령화 지수가 높은 곳과 건강수명이 낮은 곳,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높은 곳이 어느 정도 일치함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큰데요, 전체 국토의 88%를 차지하는 비수도권이 다시 부상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그리고 현재 빠르게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우리 국토의 88%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어떤 대책들이 필요할까요? 


앞으로 '88%의 기적'이란 시리즈를 통해 우리나라  정책의 문제점과 다양한 해외 사례, 국내 여러 사례 등을 소개하며 같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