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다 김춘식 Sep 12. 2020

아이쿠야, 편리는 불편으로 돌아왔다.

무의도를 돌리도.

무의도는 영종도를 경유 하여가는 섬이다. 아마 수도권이 가까워 설 분들이 많이 찾는 섬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에서도 가깝고 또한 인천대교를 타면 차 밀림도 들해 가끔씩 콧바람 쐴 겸 다니는 좋은 장소이다.


집콕이 답답해 거리두기를 지키면서(식당, 카페 등 실내 들어가지 않기, 사람 붐비는 곳 가지 않기, 마스크 하기) 정서진, 영종도를 거쳐 무의도로 달렸다.


무의도 가는 길에 큰 변화가 있었다. 배를 이용해 들어가던 곳이 다리가 놓인 것이다. 배 타기 위해 걸어가던 아기자기했던 바닷길은 바닥을 돋워 올려 큰 길이 만들어져 편리성을 더했고 휑하고 뚫린 다릿길은 차가 달리기에 적합했다. 그간  발이 되었던 배는 퇴역을 앞두고 묘박을 한 듯했다.


근데 오호라, 한가 했던 섬에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깜놀이다. 몰리는 차를 작은 섬이 소화해낼 수 있을지 겁이 덜컥 낫다. 꼬리를 문 차들을 따라 소무의도 입구까지 겨우 도달하니 끝자락 주차장 길이 복잡, 난리다. 이럴 수가.


오는 도중 곳곳에 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파고, 공그리 치고, 깎고, 넓히고. 다리가 놓이고 혜택 받는 곳은 주차장 넓은 식당과 카페일 것이란 추측이다. 목적이 이거였다면 인천시는 일단 성공한 샘이다.


지역 주민의 생활은 나아졌을지 모르지만 애석하게도 한가하고 느림이 좋아 가끔 휴식처가 되어 주었던 장소, 섬을 잃었다. 최소한 주말에는 가지 말아야 할 금기의 장소가 되어 버렸다는 뜻이다.


"자연은 위대하다"한다. 언제부터 인가 동의하지 않는다. 자연보다 인간이 더 망치기에 위대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 짧은 옷은 추위를 느낄 정도. 가을빈가 보다.






노란 우산을 든 소녀(아줌마?)
매거진의 이전글 시속 50킬로, 멈추어 다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