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좋아요
남들처럼 전문가처럼 분석하지 않아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좋은 게 있어요. 클래식 음악, 미술, 사진이 저에게는 그렇습니다. 도입부니 전개부니 분석하지 않아도 들어서 좋으면 또 듣고 싶고, 미술과 사진은 보아서 좋아 또 보고 싶으면 그만입니다.
제주도 여행 시 보았던 이중섭의 소가 그러하고 박수근의 빨래터가 그러합니다. 다들 한국사람이 좋아들 하는 이유가 있겠지요. 한국사람 중에 저도 한 명이 틀림이 없습니다.
속초 여행 중 돌아오는 길에 조금 돌아 양구에 있는 박수근 미술관에 들렀습니다. 크지 않는 아담한 미술관에 한국인의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였는데요. 미술을 모르는 까막눈이지만 수근수근의 작품과 삶에는 감동이 있더군요. 가만 생각해 보면 우리의 유전자는 화려하지 않은 것을 좋아하는 게 맞는가 봅니다.
보아서, 들어서, 느껴서 좋으면 좋은 것인가 봅니다. 더하고 들하고는 그다음에 생각하여할 문제가 아닐까요. 기온이 훅 떨어지고 바람이 불어 움츠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