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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형 홍보맨 꾹이 Dec 18. 2015

어느 25살 사회 초년생 일기

남자 나이 25살에 취업했지만 아직 축하받기엔 이르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제 소개를 먼저 하겠습니다.


제목을 보고 많이 놀라셨을거에요. 요즘 같은 시대에 남자 나이 25살에 취업을 했다니..

하지만 절대 부러워 하거나 질투하지 마세요. 저만의 스토리가 있고, 제 삶은 지칠대로 지쳐 있으니까요.


저는 특별하다면 특별하겠지만 중고등학교를 외국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학사를 이수 했습니다. 대학교 학점은 4.5 만점에 3.0을 조금 넘으며, 외국어 성적은 평균, 기타 대외활동이 전부 입니다. 하지만 국문 이력서를 쓸 때는 '외국생활'이 줄곧 장점이 됐습니다. 

 많은 기업들의 인재상을 유심히 보면, '열정', '글로벌인재', '도전정신', '창의력' 등 뻔한 키워드들로 인해 자기소개서를 쓰기도 전에 포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반면 저는  '글로벌 인재상' 하나만 바라보며 자기소개를 쓰곤 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소위 '빠른 년생' 덕에 19살에 대학에 입학했고, 군 전역을 후 24살이란 나이에 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둔 상태에서 여러 기업에 입사지원을 하며 실패를 맛봤습니다..


그리고 대략 8개월이란 시간이 흐른뒤..  서울에 위치한 '중소기업'에 입사 했습니다.

입사한 지 어느덧 1년이 훌쩍 지나 곧 2년을 바라봅니다.. 오는 2016년에는 사회생활 3년차가 됩니다...

제 나이 27에 말이죠.. 

하지만 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제 삶은 절망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행복한 시기를 기다리는 순간일 수도 있고요.. 후자 이길 바라네요.


저는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어떤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가요?"


정말 객관적이고 솔직한 여러분들의 마음이 궁금합니다. 과연 어떤회사에 들어가고 싶은지 말이죠.


제가 보기를 나열해보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추가하고 싶은 보기가 있다면 마음속으로 추가해보세요.

1). 부모님과 주변 지인들이 알아주는 회사

2). 출퇴근이 칼 같이 지켜지는 회사

3). 평생직장이면서 내 삶도 자유로운 회사

4). 돈 많이 주는 회사

5). 복지가 좋은 회사

6). 외국계 회사

7). 승진이 빠른 회사

8). 직원과 임직원이 수평적인 회사


이밖에도 더 많은 보기가 있을텐데요.. 

과연 위와 같은 보기들을 충족시켜주는 회사가 있는 지 궁금합니다.


취업을 한창 준비하던 작년 봄, 모 기업 서류지원 마감일을 기다리며 열심히 취업스터디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순수 취업을 목적으로 참여한 모임에는 여러 소문들만 접하는 모임으로 바뀌었습니다.

"A기업은 복지가 이렇고.. 초봉은 이렇고.. 근속연수는 이렇고..

최근 지인이 B기업에 다니는데, 이 업계가 요즘 이렇고... 저렇고...."


좁디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한 수 많은 젊은이들은 작은 일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저 안타까웠습니다. 본인의 영어 점수가 부족해 더 많은 돈을 들여 영어 공부에 시간을 투자하고,

자기소개서 내용이 부족해 자소설을 쓰고, 대학교 학점이 부족해 다시 대학교로 돌아가고..

현재 제가 재직중인 회사에 제 밑으로 남자 후배가 여럿 있습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30살입니다.

대한민국 남성 평균 취업 나이에 딱 맞춰 입사를 했더랬죠.. 이들과 많게는 5살 차이가 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제게 깍듯이 선배 대우를 해줍니다. 이럴 땐 참으로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저는 잘난 사람이 아닙니다.. 부족함 투성입니다.

입사 후 하루도 빠짐없이 팀장님께 '죄송합니다'만 합니다..

매번 실수를 반복하고, 소위 '일못'으로 낙인찍히지 않았나 생각도 해봅니다..


일이 힘든 것보다도, 사람이 힘든 것 보다도.. 더 힘든 것이 '나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한다지만, 아직 떠나기엔 부족한 모습들만 보여주어 이대론 못나가겠단 심정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현실'을 바꿀 순 없습니다. 제 '현실'도 바꾸지 못하는 걸요..

하지만 이것 하나 만큼은 꼭 전해드리고 싶어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 기억하시나요?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맞습니다.. 우린 돈이 없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필수지만 돈이 없습니다.

노동의 댓가로 돈을 지불 받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지만.. 노동할 일자리 마저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조상들은 자본주의 사회가 시작될 무렵부터 자식들을 많이 낳았습니다. 왜냐면 더 많은 노동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벌고자 그랬겠죠. 현재는 어떻습니까. 출산은 뒷전입니다. 아직 결혼 적령기가 아닌 저 또한 동의합니다. '나 먹고 살기 바빠서'가 아니라, '내 자식에게 만큼은 이렇게 힘든 사회를 물려주기 싫어서'일 것입니다.


저는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게재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힘들어하는 젊은이들과 아름다운 소통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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