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프다.
엄마를 주제로 써 내려가는 글은 어떤 에피소드건간에, 결국 언제나 후회와 미안함이 가득할 것 같아서 애써 피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위대하다 여기는 이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미 알려진 유명인들을 뒤로하고 우리 엄마의 이름을 가장 먼저 말할 것이다. 나는 정말이지 엄마를 존경하고, 사랑한다.
엄마는 늘 잔다르크 같았다. 우리 집을 이끌어온 가장의 역할을 하기도 했고 (아버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엄마의 역할도 모자람 없이 해주었다.
나는 엄마가 내 생각보다 강하다 여겼고, 그래서 정말 지혜롭고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런 엄마가 아프다.
왜 진작 당신을 돌보지 않았냐고, 왜 그 많은 시간 동안 당신의 몸부터 보살피지 않았냐고 묻고 싶지만 그 이유는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엄마는 당신보다 우리가 늘 먼저였던 삶이었으니까.
왜 당신을 먼저 챙기지 않았는지, 왜 이렇게까지 스스로를 아프게 방치했는지 의문을 품다가 생각이 이어지면 결국 나의 존재 자체가 죄라고 느껴질 것 같아서.. 내 삶을 부정하게 될 것 같아 침묵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