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준
어둠 속의 어둠을 헤집고
내 몸 하나 밀어 넣을 수 있는
작은 틈을 만들었다.
그 틈에는 빛도 바람도 소리도
다만 서성이다
짙은 코발트 빛 비명만 겉돈다.
나는 내 몸을 틈 안에다
힘겹게 밀어 넣고
그 틈에는 빛도 바람도 소리도
다만 서성이게 했다.
작은 틈은 태초의 칠일을 몰랐으리라.
그분께서 심히 기뻐하실 때에도
기쁨의 정의도 규정되지 않았으리라.
작은 물방울들이 스민다.
작은 틈 안에 있던 내 몸이 풀어낸다.
보다 길게 다리를 뻗고
연약한 몸과 팔은 거대한 몸짓을 한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틈에는 줄기가 뻗어 나와
선혈같은 꽃을 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