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기억들을 비내음이라 말한다.
지금도 젊지만? 보다 더 어릴적에는 김건모의 "빨간 우산"이라는 노래가 비 내리는 날이면 정말 미친듯이 좋았다.
비오는 날이면 뭐라 단어들로는 표현하기 힘든 기억와 감정의 냄새들이 난다.
나 스스로 흔히 비내음이라고 칭하는 냄새이기도 하다.
조금 전에 포장된 인도를 우산을 쓰고 살갗은 살짝 촉촉하게 걷고 있는데.
엄마를 뒤따라 종종걸음으로 걷는 작은 아이들을 보았다.
앙증맞은 손에는 제 몸 보다 큰 빨간 우산을 들고 제 무릅 가까이 오는 노란 장화를 신고 있던 아이.
뭐가 그리 좋은지 포장된 도로 위 정렬된 가로수 마다 곁으로 몸을 뻗어 비를 맞고 있는 녹음이 진 풀들을 본다.
엄마를 따라 걷다 가로수 곁에 순간 쪼그리고 앉아 풀들에게 "안녕"이란 인사를 하고 다시 엄마의 뒤를 따르고 또 몇걸음 못가 있는 가로수 곁에 쪼그리고 앉아 풀들에게 "안녕"이란 인사를 한다.
저 아이 참 예쁘다.
나도 그 어린 시절에는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안녕을 묻고 안녕하기를 바랬을 것이다.
지금은 기억의 저편에서 흐릿해졌지만.
아마도 비내음은 잊혀져간 내 모습의 잔상일지도 모르겠다.
문득 작은 카세트를 틀어 김건모의 "빨간 우산"을 듣고 싶다.
2016년 5월 15일, 비오는 날의 일요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