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닮은 당신

모든 사랑은 아름다워야지.

by 작가C

봄을 닮은 당신


차우준


봄이면,

저만치 푸른 바다를 보며

나는 슬픔이라고 생각했다.


봄이면,

검붉게 지는 석양을 보며

나는 아픔이라고 생각했다.


봄이면,

주변의 모든 삶들이 슬픔과 아픔에 지쳐

그리도 화려하게 피었다 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봄을 닮은 당신이

내 곁에서 슬퍼하고 아파했던 당신이

그리도 아름다웠다고 생각했다.




가을이 와서야 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가을은 가장 아름답게 성숙하고 익어가는 계절이다. 또 가을은 가장 풍성하고 포근하게 삶을 만드는 계절이다. 아마 가을이 이러한 계절적 특색을 가지고 나로 하여금 이렇게 느껴지는 것은 곧 이 계절이 지나면 겨울이 오기 때문일 것이다.


가을은 정리하는 계절이다. 모든 것들의 생의 주기를 한 해라고 했을 때 가장 아름답게 결실을 맺고 다음 생을 준비해야 하는 그런 계절이다. 붉게 물든 단풍과 활엽들을 본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 아름다움은 자신의 것들을 내려놓을 시기에 순리에 맞춰 내려놓기 때문에 보다 숙연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다가올 겨울을 기다리기 보다는 다시 찾아올 봄을 기다리며 겨울을 숙연하게 맞아들이는 지도 모르겠다. 또는 가을이 깊어갈수록 지나 보낸 봄을 그리는 지도 모르겠다. 봄은 마치 모든 애인들 같아라. 첫 봄 그리고 찾아오는 봄에는 화사함에 취해 소중함을 잠시 잊고 있다가 가을이 와서야 가슴저미는 당신이 아름다웠노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가을, 그리고 당신은 언제나 아름다웠던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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