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것이 아픈 시절에는
차우준
오늘도 어김없이 허리에 통증이 도졌다
벌써 한 달이 넘어가는데 허리에 통증은
밥주걱에 들러붙은 밥알처럼 떨어지질 않는다
며칠 전 찾아갔던 종합병원, 전문의는 내게
허리에 염증이 생긴 것이니 소염제 처방을 해주었다
그리고 전문의 치료기간 술을 피하라고 권했다
나는 전문의의 처방을 어기고 말았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세상사는 것이
이리도 힘들고 고통스러우냐며 술을 마셨다
취기가 오르고 허리의 통증은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잠시 후, 몸을 움직여도 통증은 없었다
간혹, 환자가 고통을 크게 호소하면
의사들은 모르핀(morphine) 처방을 하기도 한다
내일이면 허리에 통증이 보다 클 것이다
삶이 고통스러운 시절에는 간혹,
환자가 의사의 처방을 어겨야 할 때도 있다
가끔은 살아가야 할 세상이 너무도 고통스러워서 몸을 떠나지 않은 보다 작은 아픔을 잠시 뒤로 하고 술을 마시며 큰 고통을 잊기도 한다. 의사들은 환자를 처방하는데 있어서 환자가 고통을 견디기 힘들어하면 그 고통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기 위해 모르핀 처방을 하기도 한다. 몸을 떠나지 않은 아픔들에게는 부작용을 줄 수도 있음에도 큰 生이라는 고통을 잠시나마 잊으려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날들이 있다. 혹독한 겨울의 여왕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환자가 의사의 처방을 어겨야 할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