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아기와 엄마

by 작가C

: 아기와 엄마


차우준


가을의 어느 날

낙엽이 지는 가로수 길에서

나는 작은 아기를 둔 젊은 엄마를 본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듯 한 아기의 손을 잡고

젊은 엄마는 자박자박 낙엽들 밟으며

아기와 함께 추억을 남기고 있다

아기 엄마는 잠시 아기의 손을 놓고

먼저 서너 걸음을 앞서간다

그리고 아기를 바라보며

활짝 두 팔을 벌리고 있다

아기는 잠시 멈칫하다

제 엄마를 보며 활짝 웃는다

넘어질 듯 그러면서도 총총걸음으로

아기는 엄마의 품으로 달려가 안긴다

무엇이 필요한가

자신의 품으로 가는데

그 무엇이 필요한가

내게도 분명 그런 품이 있었다

나를 향해 활짝 열려있던 그런





오늘은 병원 진료를 받고 나오는 길에 낙엽이 쌓인 거리를 걸어가는 아기와 나보다 어려 보이는 젊은 엄마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기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것인지 엄마 손을 잡고 뒤뚱뒤뚱 균형이 잘 잡히지 않은 모습으로 걷고 있었다. 아기엄마는 아기의 걸음걸이와 보폭에 맞추어서 느린 종종걸음으로 가고 있었다. 노랗게 그리고 붉게 물들인 깊은 가을의 거리를 그 모녀는 아름다운 그림처럼 장면들을 만들고 있었다. 나는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그 모녀를 한 없이 바라보며 있었다. 잠시 후 아기엄마가 아기의 손을 살며시 놓고 서너 걸음을 먼저 앞서 나갔다. 아기는 잠시 멈칫하고는 제자리에서 제 엄마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 아기엄마는 제 아기를 바라보며 두 팔을 활짝 벌렸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품으로 어서 오라 손짓하고 있었다. 아기는 이내 꽃 같은 미소를 입가에 물고 제 어미의 품으로 총총거리며 뛰어들었다. 아기의 제 품이다. 아무것도 필요치 않은 품. 뛰어들어 얼굴을 묻고 있는 것만으로도 세상 모든 힘든 일들을 잊고 포근함만을 느낄 수 있는 엄마의 품. 내게도 분명 그런 품이 있었다. 그리고 당신에게도 분명 그런 품이 있었다. 아무 조건 없이 또 말없이 나와 당신을 향해 활짝 가슴을 열어 언제나 반겨주던 그런 품을. (2015.11.10. 화)



아기2.jpg
아기와엄마.jpg


매거진의 이전글장독대에서는 엄마냄새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