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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ewon Kim Feb 06. 2023

주니어 디자이너들의 우당탕탕 Web 3.0 만담쇼

우당탕탕 Web 3.0 밋업 1회차 발표 내용 공유

Web 3.0 업계의 디자이너는 참 외롭습니다. 업계 자체가 좁을뿐더러, 활동하는 인원도 적고 자료 수도 부족합니다. 네트워킹을 통해 만나 뵈었던 업계 디자이너분들의 공통적인 이야기가 ‘혼자 작업하기가 참 막막하다.’ 였습니다.

‘우당탕탕 Web 3.0’은 이러한 막막함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디자이너 커뮤니티입니다. 월 1회 밋업을 가지며 업계 디자이너분들을 초청해 Web 3.0 에서 경험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도움을 주고 받습니다.

저는 좋은 기회로 1회 세션에서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직장에서부터 연이 닿아있던 주니어 디자이너분들과 함께 Web 3.0 세계에 발을 딛은 이후부터 느끼고 경험했던 것들을 이야기 했습니다. 1회 밋업은 22년 8월 무렵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참여하지 못했지만 어디선가 막막함을 느끼고 있을 Web 3.0 디자이너분들을 위해 발표 당시 내용을 공유합니다.


만담 Show 컨셉으로 진행한 발표


아래 내용은 발표 Script 전문입니다.


Q: 안녕하세요. 저는 주니어 디자이너들의 우당탕탕 웹3 만담쇼의 진행을 맡게된 조이입니다. 여기 세분이 이제부터 주니어 디자이너로 경험했던 것들을 공유해 주실 텐데요. 먼저 본인소개와 팀 합류 과정도 함께 소개해주세요.  

Leslie: 크러스트를 거쳐 Kracker 팀에서 일하고 있는 2년 차 프로덕트 디자이너 레슬리이다. 팀 합류 이후 Defi, NFT, 선물거래소 프로젝트 제작 경험에 참여했다. 배울 점 많은 동료와 함께 일해보고 싶어서 들어왔는데… 팀이 분사하면서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오게 됐다. 평소 경(제)알못이었어서 합류 초반에 도메인에 대한 장벽이 매우 크게 느껴졌다.

Heidi: 레슬리와 같이 Kracker라는 팀에서 디파이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하이디이다. 합류하게 된 과정은 눈물 없이 말하기 힘든데….애초에 여기 있는 레나와 같이 카카오 글로벌 인턴으로 입사해 카카오에서 일할 줄 알았는데 눈 감았다 뜨니까 ‘크러스트’라는 회사로 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크러스트’라는 회사 이름도 몰랐고 ‘블록체인’의 블도 몰랐다. 얼마나 몰랐을 정도였냐면 코인을 인턴 입사 전에 처음 사봤었고 심지어 클레이가 4200원일 때 샀었다. 참고로 지금 클레이는 400원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그런 상태로 클레이튼의 디파이 이코시스템을 담당하고 있는 kracker라는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내가 이런 곳에서 일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Lena: PROVERS라는 웹3 위클리 챌린지 서비스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있는 레나이다. 하이디랑 같이 카카오에서 인턴을 하다가 크러스트로 넘어왔다. 처음에는 진짜 블록체인 하나도 모르고 관심도 없었어서 동공지진의 나날을 보냈었다. 그래도 팀에서 좋은 디자이너분들과 동료들을 만나게 돼서 그냥 앞만 보고 냅다 달려왔더니 어느새 1년이 지나있었다. 블록체인은 아직도 어렵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하고 있는 것 같다.


당시 현장 스케치: 60여명의 인원이 참석했다


Q: 세 분 다 웹3가 생소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웹2와 웹3가 어떻게 다른지 부터 이야기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 도메인 공부를 하면서, 가장 큰 차이로 느껴졌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Leslie: 앞서 비전이 개념적 설명은 잘 해주신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 웹 2.0과 가장 크게 느껴진 차이는 데이터의 소유권이 사용자에게 있는 것이다. 우리는 돈을 발행하는 중앙은행을 어느 정도까지 신뢰할 수 있을까? 인스타그램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사용자인데 왜 기업들이 데이터와 수익을 독점할까? Web 3.0은 이러한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솔루션이다. 중앙집중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Heidi: 디자이너로서 가장 큰 차이가 느껴졌던 부분은 로그인이었다. Web2는 이메일 또는 아이디로 회원가입을 해 비밀번호를 생성하고 완료를 누르면 내 ‘계정’이 생겨 추후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알면 로그인이 가능하다. Web3 같은 경우는 흔히 말하는 ‘회원가입’ 절차가 꽤 생소하다. 월렛을 크롬 익스텐션으로 설치해 비밀번호를 생성하고, Seed Phrase라는 구문을 따로 저장해야 나중에 비밀번호를 찾을 수 있다. 그러고 로그인할 때는 해당 지갑 클릭 후, 비밀번호만 알면 손쉽게 로그인이 가능하다. 복잡한 회원가입 절차지만 간단한 로그인 플로우를 갖추고 있다.

Lena: 가장 큰 차이는 내 모든 활동이 다 기록된다는 점이지 않을까 싶다. 웹3는 매우 주체적이다. 특정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지갑을 통해 서명을 해줘야 한다. 서명할 때마다 가스비라는 수수료가 나가게 되는 것도 큰 특징이다. 그리고 이렇게 내가 한 행동은 컨트랙트, 즉 블록체인 위에 기록이 되고 모두에게 공개가 된다. 삭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러다 보니 이 부분에 대한 플로우도 조금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Q: 그럼 팀 합류 후에 도메인 공부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Leslie: 정보가 많이 없고 특히 디자인과 관련된 것들은 국문으로 기술된 정보가 적다. 다들 일정에 치이느라 글을 못 쓰는 것으로 짐작해 본다. 영문으로 기술된 것들 위주이다. 유튜브, 책, 실제 제품을 사용해보면서 학습했다. 다른 도메인과 똑같지 않을까 싶다.

Heidi: 처음에 입사했을 때 레슬리가 책 추천을 해줘서 빠르게 입문할 수 있었다. 사실 책 읽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정보량이 부족해 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그리고 팀이 디파이 프로덕트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투자해보고 돈도 많이 잃어가며 공부를 해나가고 있다.

Lena: 저도 거의 유튜브, 책, 아티클 등을 봤던 것 같다. 레슬리가 말한 것처럼 국문으로 된 글은 거의 없고 제목은 쉽게 설명해주는~ 이런 거인데 생각보다 쉽지 않은 글들도 많아서 힘들었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다른 서비스들을 써봤던 것 같다. 주식 투자도 안 해봤었는데 코인원을 설치하고 코인도 사보고 NFT도 사보고 디파이도 해보고..그렇게 돈도 녹아보고..


Q: 말씀해주신 공부 방법들 중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Lena: 직접 써보는 게 아무래도 잘 와닿는 것 같다. 매번 지갑을 연결하고, 그다음에 서명을 하고. 이 서비스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벤치마킹하면서 웹3씬에 대한 감을 익혔던 것 같다.

Leslie: 뭐니 해도 Learning by Doing이다. NFT 토이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많이 배웠다. 당시 팀 상황상 빠르게 시장 경험을 해야 하는 시기가 있었다. 팀원들끼리 토이프로젝트라도 해서 빨리 시장 경험을 해보자는 의견이 있었고, 실행했다.

Heidi: 앞서 레슬리가 말한 LAIKA NFT 토이프로젝트를 같이 참여 했었는데 저는 입사하고 나서 담당한 첫 프로젝트였다. 확실히 직접 투입되어서 일을 해 보니 배웠던 게 많았다. 예를 들어 NFT프로젝트 같은 경우 ‘강성 커뮤니티 생성’이 매우 중요한데 직접 운영진이 되어도 보고, 사람들 반응도 실시간으로 오픈 채팅방에서 보면서 같이 커뮤니티를 꾸려가는 느낌이 신기했다.


Q: 네 그럼 프로젝트 경험에 대해서 더 자세히 듣고 싶은데요. 방금 말씀하신 NFT 토이 프로젝트에 대해 더 자세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Leslie: Heidi와 다른 개발자분, 마케터분과 함께 진행한 NFT 프로젝트다. 기부 목적의 NFT를 발행했고 유저가 직접 NFT를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다. 클레이튼에서는 최초다. 리서치를 많이 했는데 이더리움 프로젝트에서 좋은 선례가 있었다. 커뮤니티에 약 1,300명의 인원이 모였으며 수익금은 원화 기준으로 1,500만원 정도이다. 5개월 정도의 준비 기간이 있었고 최종 형상에 도달하기 전까지 중간 중간 피벗을 했었다.


Q. 피벗을 자주한 이유가 있었나요?  

Leslie: 시장 상황이 정말 빠르게 바뀌었다. 유저들의 학습 속도가 어마어마하다. 하루만 지나도 먼지가 쌓이는 시장이라는 말이 있는데 크게 공감한다. 초반에는 게임파이로 확장해나가는 프로젝트를 기획했었는데, 다른 프로젝트와 차별화된 토크노믹스 구조를 설계하기에 리소스가 충분히 남아있는 멤버가 당시에는 없어서 프로젝트의 방향을 바꾸게 됐다.


Q. 라이카 프로젝트에서 두 분이 어떤 역할을 맡으셨는지, 또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면 말씀해주세요.  

Heidi: 레슬리와 저, 디자이너 두 명이 참여했기 때문에 레슬리는 기획부터 시작해 사이트 부분을 전반적으로 담당했고 저는 NFT 그래픽 만드는 걸 담당했다.

Leslie: Web 3.0에서의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정의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좋은 사용자 경험이라면 큰 학습 없이도 해당 서비스를 심리스 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많은 분께 아직도 생소할 수 있는 ‘지갑’은 이제 Web 3.0 고인물 유저에게는 굉장히 익숙하고 편리한 기능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시장의 성장을 위해 더 많은 사람을 유입시키기 위해서(Mass Adoption)는 모든 Web 3.0 서비스 유저 플로우의 최 앞단에 있는 지갑 연결부터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풀어야 할 것이다. 기술, 제도적인 한계로 인한 괴리가 큰 것 같다. 디자이너가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하는 숙제가 아닐까. 우리 서비스 같은 경우도 초반에 기존 클레이튼 유저보다 좀 더 대중적인 범위로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타겟을 잡다보니 위와 같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걸 제품 내에서 쉽게 풀지? 쉽게 푸는 게 맞나? 와 같은 양극적인 고민들.

Heidi: NFT 그래픽을 만드는 파트를 담당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어려웠던 점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프로젝트에서 내세웠던 캐치프레이즈는 ‘내가 키우는 반려동물과 똑 닮은 NFT 만들어가세요’ 였다. 즉, 내가 키우는 반려견 및 반려묘와 비슷한 형태를 가진 NFT를 유저가 직접 커스터마이징해서 민팅 할 수 있었는데 때문에 최대한 많은 형태와 색상을 제너럴 하게 뽑아 유저가 내 강아지, 고양이라고 생각하게끔 디자인 하는 것이 내 주요 목표였다. 그런 부분에서 프로퍼티를 개수를 많이 늘려가며 디자인해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Q: 레나도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는지 자세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Lena: 프루버스는 챌린지 프로세스에 토큰 이코노미가 합쳐진, 습관 형성을 돕는 서비스이다. 프루버스는 참가비를 내고 퀘스트에 도전해서 성공하면 실패자들의 상금을 나누어 가지는 구조이다.

저번 주 월요일, 8월 8일에 서비스가 정식 오픈되었다. 나가실 때 프루버스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TKLE이라는 토큰도 받을 수 있으니 나가시면서 꼭꼭 굿즈 받아 가시고 참여해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


Q: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Lena: 블록체인이고 뭐고 하나도 모르겠어요- 상태도 상태인데 혼자서 프로덕트 하나를 맡고 나서 보니 내가 디자인도 제대로 모른다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필요한 화면(해피 패스나 컨셉 화면)만 디자인했던 학생 때와는 달리 엣지케이스, 디테일 화면 등 생각해야 할게 너무 많았다. 벤치마킹도 핀터레스트, 비헨스같은 사이트에서 예쁘고 재밌는 것만 보던 철없는 디자이너였다. 그래서 지금의 프루버스가 되기까지 아주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PlayFi  

저도 제대로 이 서비스를 이해하지 못하고 디자인을 하다 보니 디자인도 얼렁뚱땅 나오게 되더라고요. 게다가 디테일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어서 디자인 피드백을 받으면서 “여기를 누르면 어떻게 되나요-?”를 들어야 그제야 “엇…만들어둘게요”하기 급급했다.

Hada  

하지만 팀원들과 거듭된 방향성에 대한 고민 끝에 피봇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집중하게 된 게 습관 형성 챌린지였다. Hada로 바뀌면서 챌린저스나 웨이베터 등 웹2에도 레퍼런스가 많았고, 스테픈같은 웹3 서비스도 많이 나오고 있었던 상태라 벤치마킹을 많이 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PlayFi를 할 때보다 훨씬 더 디테일이나 케이스를 생각하며 디자인을 할 수 있었다.

PROVERS  

운영적으로나 기획적으로 논의를 거듭한 끝에 한 번 더 피봇을 했는데요. 챌린지라는 큰 주제는 바뀌지 않았지만 서비스 플로우가 완전히 바뀌어서 화면을 다시 잡아야 했다. 그게 지금의 프루버스이다. 3번째 디자인이다보니 이전 두 버전을 만들 때보다 사용자 시나리오도 전보다 디테일하고 막힘없이 써 내려갈 수 있었고, 시나리오가 디테일하니 화면도 빠르게 나올 수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폭풍을 거친 덕분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피봇을 많이 하셔서, 멘탈적으로 힘드셨을 것 같아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Lena: 맞다.. 피봇도 피봇이고 뭐든 처음이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게다가 저는 성격이 속 얘기를 잘 안 하고 많이 참는 스타일인데, 그때마다 죽순이 먼저 괜찮냐고 물어봐 주시기도 하고 저도 얘기를 털어놓다 보니 전보다 훨씬 멘탈적으로 튼튼해졌던 것 같다.

근데 사실 이것도 주니어에게 굉장히 어려운 점인 것 같다. 처음에는 질문하기도 어렵고, 어느 타이밍에 질문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맞게 하고 있는 건가 엄청 생각하게되는 것 같다. 근데 혼자서 끙끙 앓는다고 해결되는 것도 없고 나만 더 스트레스받을 뿐이다. 정말 궁금한 게 생기면 질문하고 힘들면 얘기하는 게 좋은 것 같다.


Q: 레슬리는 라이카 외에 또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계신가요?  

Leslie: 라이카 프로젝트 마무리 이후에는 다른 제품팀에 소속되어 프로덕트 디자인을 하고 있다. 자세히는 언급하기 어려우나 무기한 선물 거래와 관련된 제품이다. ‘무기한’, ‘선물’ 하나하나가 낯선 개념일 것이라 생각한다.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들 때 ‘숏친다’고 말하지 않나? 시장의 하락에 거래소로부터 돈을 빌려 더 큰 자본으로 베팅하는 거래 방식이 선물거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Q: 굉장히 낯설게 느껴지는 제품인데요. 제품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했을 것 같은데, 도움이 되었던 방법이 있나요?  

Leslie: 고객이 나보다 똑똑할 것이다라는 명제가 한동안 나를 괴롭혔었다. 정석대로 가는 방법은 내가 그들만큼 제품에 대해 똑똑해지는 방법밖에 없다. 짧은 기간 내에 제품에 대해 이해도를 높이는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고객을 실제로 만나고 그들의 경험을 듣는 것이다. 데이 트레이더, 일반 투자자 등 20명 내외의 고객들을 만났다. 인터뷰와 MVP 제품의 UT를 진행했다. 많은 분들을 만나며 거기서 나름의 패턴을 발견하며 인사이트를 얻었다. 유튜브나 책에서 보는 것보다 더 생생하고 빠르게 경험을 흡수할 수 있다. 베타 테스터, 잠재 고객군으로 계속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Leslie: 나는 지금 초보 개미에서부터 나름(?) 조금 더 아는 트레이더로 발전해 가고 있다. 여기서 가져갈 수 있는 큰 메리트는 초보 트레이더로서 느끼는 불편함과 고수 트레이더들이 가지고 있는 고충에 대해 모두 적절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 공부를 해서 결국은 전문가의 영역에 가까워져야 하겠지만 이런 깨달음 덕분에 이제 앞선 언급했던 ‘고객이 나보다 똑똑할 것이다’라는 명제가 더 이상 날 괴롭히지는 않는다.


Q: 하이디는 또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계신가요?  

Heidi: 나 역시 디파이의 프로덕트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Heidi: 앞서 모든 분들이 잘 설명해 주셨지만, 한 번 더 내가 이해한 ‘디파이’에 대해 말씀드리고 넘어가겠다. 디파이란 한마디로 말하자면 탈중앙화된 은행이다. 예를 들어 내가 은행에 적금을 든다라고 가정해보자. 그럼 적금 계좌를 열고, 돈을 은행에 맡기고, 은행이 돈을 불려주어 일년에 1~2퍼센트 정도의 이자를 받는다. 여기서 돈을 불려주는 주체는 ‘은행’이다. ‘디파이’란 블록체인 기술로 이루어진 하나의 프로덕트로 여기서 ‘돈’이 코인이 되고, ‘은행’이 블록체인 기술이 된다. 즉, 스마트 컨트랙트로 이루어진 블록체인 기술이 내 코인의 갯수를 불려주기 때문에 중간에 ‘은행’이란 주체가 없다. 또한, 돈을 송금할 때 우리는 은행 앱 또는 페이 앱에서 누군가에게 돈을 보내는 행위를 하는데 ‘누가’ ‘누구’에게 보냈는지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이 디파이의 매력이다. 나는 이런 ‘디파이’ 인더스트리에서 이자를 최대화시켜 불려주는 프로덕트를 디자인 하고 있다.


Q. 처음에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어떻게 제품에 대한 공부를 하셨나요?  

Heidi: 제가 담당한 프로덕트는 일단 토크노믹스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더리움이라는 체인에 이미 우리와 비슷한 로직을 가진 프로덕트가 있어 그 프로덕트 이해부터 하는 것이 내 첫 번째 과업이었다. 메뉴에 어떤 기능들이 있고, 어떤 점이 키 피쳐이고, 더 나아가 코인을 디파짓하고, 리워드를 받는 행위, 투표하는 행위, 코인을 락업 하는 행위 등 이 모든 기능이 하나의 토크노믹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코인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유튜브도 보았었고, 직접 사용해보기도 하며 익혔었다. 역시 내가 직접 사용해보는 것이 몰입 부분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Q.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 있나요?  

Heidi: 다른 제너럴한 디파이들과 달리 우리만의 특장점을 어떻게 어필할까 가 내가 가장 중점을 두었던 포인트였다. 내가 담당한 디파이 프로덕트는 우리만의 풀을 가진 게 아니라 ve-Tokenomics를 가진 다른 프로덕트들의 풀들을 가져와 이자를 부스팅 시켜주는 게 장점이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Key Finance라는 우리 프로덕트에 다른 프로덕트들이 붙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를 어떻게 풀까, 또는 어필할까 하고 고민을 많이 했었다.

브랜딩 + UX 설계에 그런 장점이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상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스페이스가 작은 탑 내비게이션 대신 사이드 내비게이션을 선택해 어떤 프로토콜을 부스팅 해주는 지 한눈에 보여줄 수 있게 제작했다. 브랜딩 면에서는 로고는 왼쪽 반은 키 파이낸스, 오른쪽 반은 다른 프로토콜의 느낌을 주기 위해 사선을 이용해 커트했고, 추후 버튼 색상, Hover 했을 때 하이라이트 선, 마케팅 에셋 등에서 저 대각선을 기반으로 색상 그라디언트 또는 샤프한 선을 이용해 왼쪽은 우리 색상 또는 이미지, 오른쪽은 다른 프로토콜 색 또는 이미지, 이렇게 풀고자 했다.


Q. 네 이제 마지막 부분인데요. Web 3.0 도메인으로 넘어오고자 하는 주니어 디자이너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Leslie: 낯선 개념이지만 어떤 업계에 가도 도메인 공부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 도메인의 어려움을 떠나서 역시 답은 고객에게 있기 때문이다. 기술, 제도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고객에게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줄 수 있는 요소는 분명히 있다. 또, 아직 쌓여있는 정보가 적어서 좋은 디자이너들이 넘어온다면 초반 가이드를 설계하는 데에 있어서 선구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Lena: 웹2든 웹3든 결국 프로덕트 디자인은 프로덕트 디자인이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어떻게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아직 발전할 가능성이 많은 분야인 건 확실하다. 블록체인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관심을 받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만큼 아직 성장할 가능성이 커서 레슬리가 말한 것처럼 주니어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Heidi: Web2도 모르는데 Web3를 어떻게 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나 역시도 그랬는데 처음에는 방황도 많이 했다. 프로덕트 디자인도 배워나가는 와중에 Web3라는 새로운 인더스트리 공부 + 취업 후 첫 1년의 막막함이 합쳐졌었다. 뭔가 고요한 황무지에서 하나하나 내가 빌드해 나가고 직접 파보기도 하며 실험해 나가는 기분이었다. 힘들기도 하면서 동시에 재미있었다. 분명 다른 주니어들도 처음에 들어오게 된다면 그렇게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 호기심 많고, 지루한 거 싫어하시고, 탐험가 기질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분명히 이 도메인이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 워낙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ㅎㅎ


Q.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으신 말이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Heidi: 여기 계신 Web2 디자이너분들께는 새로운 도전에 발을 담그실 생각이 있으신지, 있다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여기 계신 Web3 디자이너 분들께는 딱 한마디하고 싶다 ‘you are not alone!’ 이 말을 굉장히 하고 싶었다. 내가 컨센서스 2022라고 오스틴에서 개최한 웹쓰리 컨퍼런스에서 한 디자이너에게 들었던 말이다. 당시 Web3 디자인하시는 분이 많이 없어서 디자이너들을 무작정 연락해서 만나고 다녔는데 그때 10명 넘게 뵐 수 있었다. 전부 외국인 분들이었는데 한 분이 고민이 많던 내게 해주셨던 말이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굉장히 위로가 되었달까. 그분들은 다 시니어임에도 불구하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나만 아무것도 모르는 느낌이 드는 게 아니었구나. 모두가 느끼는 것 같았다. 이 자리를 빌어 이와 같이 같은 고민들을 가지고 있는 Web3 디자이너들끼리 커뮤니티 또는 다오가 만들어져 이슈들을 서로 공유하는 자리가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Lena: 아직 웹3는 어렵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분명히 매력 있는 분야이고 그래서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분야인 것 같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정보들을 나누다 보면 언젠간 웹3 디자인계에도 부흥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우당탕탕 웹삼쩜영이지만 계속해서 이런 자리를 통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더 좋은 웹3 디자인 생태계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룰루랄라? 웹삼쩜영같은 즐거운 자리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Leslie: 아는 정보를 나누는 것은 업계 전반의 발전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개발자들의 오픈 소스와 활발한 공유 문화가 부럽다. 물론 우리 업계에서도 Web 2.0에서 앞서 길을 걸어갔던 디자이너분들이 먼저 보여준 그런 태도 덕분에 나 또한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Web3.0에는 아직 좋은 정보들이 많이 부족하다. 훌륭한 디자이너분들이 많이 넘어오셨으면 좋겠다. Web 3.0 도메인에 있는 디자이너로서 디자이너분들이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Web 3.0에 대한 정보를 아낌없이 공유하는 게 앞으로 가져가고 싶은 중장기적 목표다. 이런 자리가 그 초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자리를 마련해주신 벤과 죽순,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 발표하신 하이디, 레나, 비전 그리고 도와주신 조이 모두 고생하셨다.


발표 자료 공유를 허락해주신 Lena, Heidi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아래 링크를 누르면 우당탕탕 Web 3.0 밋업 오픈 소식 및 업계 관련 다양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오픈채팅방에 입장하실 수 있습니다. 비밀번호는 댓글에 있습니다 :)

https://open.kakao.com/o/gUXDgbte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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