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추석 명절이나 설 명절 때 친척들이 모이면 늘 빠지지 않는 질문이 “넌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저의 대답은 언제나 과학자였습니다. 그때는 남학생이라면 장래 희망은 대통령, 군인, 과학자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는 국룰이 있었기 때문입니다.(웃음) 돌아보면 당시 대통령의 강력한 권한과 정부의 과학 기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1996년 12월 선진국들의 경제 사랑방이라고 불리던 OECD 가입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1997년 11월 대한민국은 IMF 사태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대한민국 학생들의 장래 희망은 단 한 가지로 귀결됩니다. 바로 높은 소득과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하는 직장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높은 소득과 안정적인 고용, 둘 다가 어렵다면 둘 중 하나만이라도 충족시킬 수 있는 직업을 택하기를 학부모와 학생 모두가 원합니다. 2000년대 초 벤처 열풍으로 잠시 달라지나 했지만, 2008년 금융 위기를 계기로 학생들의 스펙 쌓기와 공무원 시험 매달리기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채용만 된다면 그 직업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 사회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생각 따위는 사치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대한민국 취업의 룰은 굳건한 철옹성이 되었습니다.
동아시아 지역 특유의 채용 방식인 신입사원 공채가 사라지기 시작한 지도 한참 되었습니다. 이미 기업은 새로운 방식으로 채용하고 있고 채용하기 원합니다. 그러나 학교는 아직 한참 뒤에 있습니다. 오랜 관성의 힘을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시작왼 채용 시장의 거대한 변화가 교육에 주는 메시지를 칮이야 할 때입니다.
벌써 에어컨이 그리워지고 얇아지는 옷이 여름이 왔음을 알려주는 6월입니다. 비록 마스크를 낀채이지만,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간간이 선생님들께 불어오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