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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Veronica Mar 16. 2022

복덩아, 안녕!

지구별에 온 걸 환영해

복덩아 안녕! 엄마, 아빠야~

오늘 드디어 너를 처음으로 만나는 날이구나. 복덩이가 엄마, 아빠에게 온 걸 안 지 241일이 지났는데 벌써 시간이 훌쩍 흘러서 우리가 만날 수 있게 돼서 엄마, 아빤 엄청 들떠있어! 복덩이도 발길질이 예사롭지 않은 걸 보니 나올 준비가 다 된 거 같네.


복덩아 네가 생긴 걸 알았던 날 하늘에 엄청 크고 선명하게 떠올랐던 쌍무지개를 잊을 수가 없어. 아빠랑 엄만 네가 생긴 것도 너무 신기했고 어떻게 이런 축복이 이렇게 빨리 찾아왔는지 외할머니 생신 때 짠! 하고 말씀드렸지. 네가 우리 가족에게 최고의 선물이었어~


네가 오고 나서 초반에는 하루하루가 노심초사여서 엄마가 울기도 많이 울고 기도도 많이 하고 그랬었어~ 우리 복덩이가 혹여 사라져 버릴까 봐 매일 걱정하고 1달 동안 집에서 꼼짝없이 누워있을 때도 있었지. 일주일에 반번씩 널 보러 가면 잘 버티고 있는 네가 너무 대견하고 고마웠어.


아직 점 정도로 밖에 안 보이던 너의 심장이 뛰고 꼬마곰이 됐다가 외계인이 됐다가 어엿한 사람 모습이 되고 오동통 살이 오를 무렵이 될 때까지 엄마가 당조절도 하고 공부한다고 너무 바빠서 중간에 네가 많이 안 컸다고 했을 때 너무 미안했고 엄마가 푹 쉬어야 되는데 그러질 못해서 혹여 잘 크지 못할까 봐 하루하루 걱정했어~그리고 3월이 돼서 2주 동안 출근까지 하게 돼서 혹여 출근길에 양수가 터지지는 않을까 외래를 보다가 갑자기 수축이 오면 어쩌나 전전긍긍했는데 말 그대로 "복덩이는 복덩이" 여서 그렇게 어려운 날들이 모두 지나고 벌써 #38+3wk 이 되었구나.


지난주에 마지막으로 널 봤을 때 몸무게도 2.9kg 고 머리 둘레, 배 둘레, 다리 길이도 모두 잘 자랐다고 해서 엄마, 아빠가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 바쁜 엄마를 둬서 나오기 전부터 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힘들었을 텐데 끝까지 건강하게 잘 버텨줘서 고마워.


네가 나오면 얼마나 신기할까? 아빠한테 이제 몇 시간 있으면 아빠가 되는데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아직 실감이 안 난대 ㅎ 직접 내일 봐야 실감이 날 거 같다고:)  오늘 병원에 오는 길에 아빠랑 "이제 둘이 오는 건 마지막이네~갈 때는 셋이겠구나~"했어.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도 네가 무사히 잘 태어나길 간절히 기도하고 계시고 삼촌도 고모도 시후 형이랑 유승이 형도 기다리고 있으니까 내일 예쁜 얼굴로 뿅! 나와서 소식을 전해주자!


최근 들어서 태동이 어마어마해서 엄마가 영상으로 남기려고 노력했는데 이상하게 카메라만 켜면 네가 수줍은지 숨어버려서 ㅋㅋㄱ 제대로 남긴 영상이 몇 개 없어서 아쉽지만 우리 나오면 사진 많이 찍자~ 사진 잘 안 찍는 아빠도 너 나오면 찍어준다고 핸드폰 배터리도 풀로 충전해놨어 ㅎㅎ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히 만나자! 사랑해 복덩아~좀 이따 만나, 안녕


 #출산7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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