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픔과 심정들을 선생님께 털어놓으면서 정말 큰 위로를 받았다. 나의 과거를 이해해 주시고, 나의 방황과 좌절을 안아주신 선생님에게 너무 감사했다. 선생님이 내 힘든 마음을 위로해 주셔서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공감받는다는 것은 영혼의 꽃이 피어나는 대단한 경험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선생님은 암담한 현실에 처해있는 나에게 살아갈 길을 안내해 주셨다. 끝이 보이지 않던 나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나에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하지 않으셨다. 다만 ‘앞으로 선생님과 함께 각자의 꿈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 보자’라고 하셨다.
선생님은 최근에 책을 출간하셨다고 한다. 책을 출간한 이후에 또 다른 책을 쓰겠다고 다짐하셨지만, 점점 게을러지면서 자꾸만 미루게 된다고 하셨다. 선생님은 이번 기회에 즉, 내가 공부하는 동안에 또 다른 책을 쓰는 것을 도전하겠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서로 협력의 파트너가 되자고 하셨다. 나는 공부를 하고 선생님은 책을 쓰며, 서로의 진행 상황을 살피자는 것이었다.
이 말씀이 나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 협력의 파트너라는 것은 서로가 도움을 주고받는다는 뜻인데, 이를 달리말하면 나도 선생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지금까지 도움을 받고만 살았는데,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내가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내가 선생님을 도울 수 있다니 정말 기쁜 일이 아닌가?’
선생님은 10년간 5권의 책을 출간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셨는데, 그중 1권은 내가 주인공이 될 것이고 하셨다. 이 책의 탄생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주인공이 실패하면 안 되니, 성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라고 하셨다. 은근히 걱정되기도 하고 약간의 압력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나에게 이런 긍정적인 관심을 보여줘서 그리고 심리적으로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 나에게 주어진 임무 중 하나는 선생님의 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다.
선생님은 엄마하고 갈등이 심한 나에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다. 군대에 입대해서도 공부를 계속할 것이라는 말씀은 드렸지만, 사실 너무 막연해서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선생님은 군에서 적금을 부어, 지방 대학 근처에 방을 구하라고 하셨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라고 했다. 그렇게 1~2년간 공부에만 매진하라고 하셨다.
늘 공부할 환경을 탓하며 패배 의식에 사로잡혀있던 나에게 참신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셨다. 완전한 사고의 확장이었다. 주변 환경이나 다른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던 나를 더 이상 그런 핑계로부터 도망갈 수 없게 만드셨다. 나는 선생님으로부터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간절히 원하고 찾으면 해결할 방법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무엇보다 선생님은 내 마음을 온전히 받아 주셨다. 사실 내가 반항적으로 변한 이유는 아버지에 대한 타는 목마름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는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찾아올 때, 아버지가 나서서 자식을 이끌며 적절한 도움과 지지, 또는 격려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었다. 현실의 우리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인 데다 교통사고로 사망하셨는데, 난 여전히 아버지에 대한 이상적인 모습만 그리고 있었다. 아마도 나는 아버지에게서 받지 못한 사랑을 어디선가 채우고 싶었던 것 같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답답하고 무너져 버리던 나.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었던 그 구멍 난 자리를 선생님께서 채워주셨다.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따스함을 선물로 받았다.
바로 이 점이 내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이 선생님으로 인해 아주 조금이지만 해소된 것이다. 이후로 나의 불안감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다.
나는 내 앞에 놓인 시험에 대해서도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시험이 더 이상 부담이 아니라 나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보였다. 또한 선생님께서 나에게 서울시립대라는 비전을 심어주셔서 그런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부산대학은 가볍게 합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지금 실력으로는 이번 시험에도 어림도 없을 것 같다. 남은 시간에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선생님이 말씀하신 공부 실력을 더 탄탄히 쌓기 위해서 내년까지 바라보자.’
그렇게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나를 옥죄던 부담감이 사라지니 공부도 할만했다. 아침 8시에 일어나 9시까지 독서실을 간 후 저녁 10시에 오는 삶을 반복했다. 나의 실력에 비해 이 루틴조차도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건강을 관리하면서 그리고 내가 공부할 수 있는 하루의 공부량에 맞춰서 공부를 했다. 이제야 비로소 수험생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렇게 수능 시험을 치렀다. 예상대로 결과는 잘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열심히 노력한 수학은 어느 정도의 점수가 나와 인정을 받은 것 같았다.
나는 4수를 시작하지만, 지금의 마음은 재수와 3수 때와는 다르다. 나의 방황이 4수에서 끝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건 재수, 삼수를 하며 얻었던 경험들이 나의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이제는 마음의 안정감을 찾았고 나만의 공부 습관도 만들어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을 다시 생각해 보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지, ‘변하는 사람도 있다’라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변한다’에 방점을 찍을 것이다. 나는 내 삶의 변화를 반드시 증명해 낼 것이다. 그리고 나를 응원해 주고 믿어주는 사람들에게도 꼭 보답할 것이다.
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 나의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돈을 많이 벌기, 막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었지만, 선생님을 만난 이후에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는 사람’
선생님처럼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되는 사람, 즉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나 자신이 보아도 가치 있고, 자랑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싶다. 그렇게 나는 지금부터 인생 2막을 써 내려갈 것이다.
<무엇보다도 낭떠러지에 서 있던 나를 잡아주셨던 최일출 선생님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