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
[주종익의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속성-1
발행일 2017-05-22 제13면
근대 철학의 아버지 데카르트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신과 물체(육체)라는 이원론을 주장했는데 스타트업 구조도 똑같다.
스타트업=정신+육체로 되어있다. 정신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고 육체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이다. 기업가 정신의 기자는 기(企)가 아니라 기(起)다. 이는 Startup의 UP과 같다.
기업가 정신은 강한 정신력을 기르는 '정신의 힘줄 기르기' 즉 정신 짱(얼짱·몸짱 비유)이 되는 것이고 린 스타트업은 유도의 낙법과 같이 절벽에서 뛰어내려도 다리 부러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도전 정신과 아무리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도 다리가 부러지지 않는 기법을 필요로 한다.
돈도 없고 경험이나 지식도 없는데 어떻게 스타트업을 하느냐는 질문을 학생들에게 자주 받는다. 스타트업이라는 단어에 들어있는 속성을 모르니까 답답해하는 것이 당연하다.
스타트업이라는 말에는 몇 가지 핵심적인 속성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는 PM/Fit(Product market fit)이다. 옷을 구입할 때 맘에 드는 옷은 반드시 입어보고 구입한다. 제아무리 좋은 옷이라도 몸에 맞지 않으면 말짱 헛일이다. 이때 우리가 옷을 입어보는 곳이 피팅룸이다. 나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의 요구사항과 맞지 않는 것은 제아무리 좋아도 고객이 구입을 하지 않는다. 가장 바보 같은 짓이 고객의 요구사항과 관계없이 자기 생각대로 물건을 만들고 돈 들여 광고하고 망하는 사람이다. 망하는 사람들은 기술이 모자라서 망했다고 생각들 하지만 사실은 고객이 없어서 망하는 것이다.
둘째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없는 것과 있는 것이 있다. 없는 것은 돈·지식·경험이다. 이 3가지가 다 있는 사람이 자기 사업을 한다면 그것은 스타트업이 아니다. 이런 속성 때문에 대학생들에게도 스타트업을 권유할 수 있는 것이다. 돈이 없으니까 투자자에게서 필연적으로 투자를 받아야 한다. 투자자의 검증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이 스타트업이다. 자기 돈을 아무런 담보나 보장도 없이 생으로 투자해야 하는 투자자들도 오만 가지 기법을 동원해 두드리고 두드려 투자를 한다지만 이들도 투자의 50% 정도는 날린다.
K-Startup은 아이돌(Idol)들의 등용문인 K-Pop만큼이나 피나는 경쟁을 뚫어야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이들에게는 고객이 누구인지 시장이 무엇인지 경쟁자가 누구인지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정말로 아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이 맨땅에 헤딩하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귀인을 만나야 성공할 수 있다. 좋은 멘토다.
그리고 있는 것 3가지가 의지(똥고집)·열정·끈질김이다. 의지란 비록 우리 젊은이들은 이 세상에 던져진 존재이지만(하이데거-독일 철학자) 그래도 세상을 한번 뒤집어엎는 일을 해보겠다는 똥고집 같은 오기가 스타트업을 하는 젊은이에게는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똥고집이 없으면 그냥 조직에 잘 동화하면서 성실하게 일하는 취업을 선택하는 편이 더 낫다.
이 세상에는 돈을 주는 사람이 있고 돈을 받는 사람이 있다. 스타트업은 주는 사람이고 취직을 한 사람은 돈을 받는 사람이다. 주는 사람이 더 어렵고 힘들지만 보람은 더 크고 인류에게 더 많은 공헌을 한다.
/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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